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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팬 마음 훔친 '도루 1위' 박찬호

지난 1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이범호(38)의 은퇴식 말미에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이범호가 그의 등번호 25번을 팀 후배 박찬호(24)에게 주는 세리머니였다.
 
지난 13일 이범호 은퇴식에서 박찬호(왼쪽)는 등번호 25번을 물려 받았다. [뉴스1]

지난 13일 이범호 은퇴식에서 박찬호(왼쪽)는 등번호 25번을 물려 받았다. [뉴스1]

스타 선수의 은퇴 때 영구결번 행사는 종종 있다. 그러나 후배 선수에게 번호를 물려주고 떠나는 경우는 없었다. 이범호가 떠난 KIA 3루의 새 주인공은 박찬호라는 걸 선포하는 행사였다.
 
박찬호는 올 시즌 초 이범호가 부상에 시달릴 때 이미 주전 3루수를 차지했다. 그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 박찬호(46)와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로 야구팬 사이에서 이름은 꽤 알려졌던 선수다. '코리안특급' 박찬호 선배와 구분되도록 '타이거즈 특급'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원래 등번호가 4번인 박찬호는 "나중에 야구를 잘하면 박찬호 선배님이 달았던 61번을 달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 꿈을 향해 뛰던 중 이범호에게서 25번을 달았다. 그만큼 박찬호는 2019년 KIA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올 시즌 KIA의 부진에 실망한 팬들이 어렵게 찾은 희망이 박찬호의 성장이다. 빠른 풋워크와 정확한 송구로 KBO리그 정상급 3루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전반기를 마친 19일 현재 타율 0.296(21위, 팀내 2위), 도루 22개(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수비에 비해 공격이 약했던 약점을 잘 메우고 있다.
 
빠르고 화려한 수비로 KIA 3루를 든든하게 지키는 박찬호. [연합뉴스]

빠르고 화려한 수비로 KIA 3루를 든든하게 지키는 박찬호. [연합뉴스]

주로 9번타자로 나서는 박찬호 덕분에 KIA 하위타선에 활력이 돌고 있다. 내야진도 마찬가지다. 몸을 날리는 박찬호의 수비는 헐거웠던 KIA 내야진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박찬호는 유격수도 맡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다른 내야수들에게 자극이 되고 있다.
 
박찬호는 2014년 2차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했다. 키움 김하성(24)과 동기다. 박찬호는 2015년 69경기, 2016년 69경기에 출전한 뒤  현역으로 군입대했다. 수도방위사령부에서 청와대 외곽 경비를 맡았다.
 
박찬호는 야구와 완전히 분리돼 2년을 보냈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군생활 하는 동안 야구를 잊을 수 있었다. 입대 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생각이 달라졌다. 2017년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걸 군대에서 보며 다시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어졌다.
 
박찬호는 지난해 휴가를 받아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직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김기태 전 KIA 감독이 박찬호에게 "배팅 한 번 치고 가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감독님이 농담하신 줄 알았다. 휴가 중인 군인에게 타격을 해보라니…. 그런데 농담 같지 않아서 진짜로 쳤다. 제대하면 날 써주실 것 같아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이 물러난 뒤 5월 말 지휘봉을 잡은 박흥식 감독 대행도 박찬호를 각별히 생각한다.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는 박찬호를 라인업에서 빼며 휴식을 줬다. 박찬호는 "배려에 감사했다. 그때 지친 느낌도 있었다. 그런데 벤치에 앉아 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힘들어도 뛰고 싶었다"고 했다. 이후 박찬호는 큰 기복 없이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박찬호는 풀타임을 처음 뛰는 올 시즌 3할 가까운 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찬호는 풀타임을 처음 뛰는 올 시즌 3할 가까운 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중앙포토]

군생활 동안 박찬호는 자신감과 함께 근육도 얻었다. 65㎏이었던 체중이 72㎏으로 늘었다. 입대 전에 비해 최근 타구에 강해진 비결이다. 그럼에도 도루는 리그 1위를 달릴 만큼 빠르다.
 
정작 박찬호는 "도루 비결은 스피드가 아니다. 내 도루의 90%는 김종국 주루 및 작전 코치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 코치가 상대 배터리의 움직임을 읽고, 도루 타이밍을 함께 연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찬호 외에 올해 1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KIA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상대적으로 박찬호의 투지가 더욱 돋보이고 있다. 박찬호는 "요즘 경기장에 내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많이 보인다. 내가 힘을 내는 이유"라며 웃었다. 박찬호는 베이스뿐 아니라 KIA 팬들의 마음도 훔치고 있다.
 
도루 1위 박찬호는 "내 도루의 90%는 김종국 코치님 덕분"이라고 말했다.

도루 1위 박찬호는 "내 도루의 90%는 김종국 코치님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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