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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의 경제 보복에 초당 협력, 소통·협치 계기 되길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어제 청와대에서 만나 사상 초유의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또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가적 비상협력기구를 설치, 운영한다는 데에도 합의했다. 청와대와 여야 5당 대변인이 발표한 공동 발표문엔 ‘정부는 여야와 함께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우리 경제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며 국가 경제의 펀더멘털 및 소재부품 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 일이다.
 

과거사 청산, 적폐 프레임 고집으론
청와대 여야 합의, 실질 협력 어려워
정파 이익보다 국론 모으기 우선해야

이번 회동에선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핵심 의제는 물론 일본의 경제 보복이다.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특히 일본의 치밀하게 준비된 경제 보복으로 기업은 물론 국민의 걱정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대책이 시급하다는 데 이견이 따로 없고 사태가 장기화될 공산도 크다. 이런 시점에 여야 정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 국론을 결집하고 지혜를 모으는 한편 초당적 대응을 약속했다는 건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국민에게 큰 희망이 된다.
 
중요한 건 이런 다짐이 실질 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야당 지도자들과 몇 차례 만남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정국은 오히려 꼬이는 쪽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8월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만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분기에 한 차례씩 운영하자고 합의했지만 단 한 번 열린 뒤 흐지부지된 게 대표적이다. 게다가 어제 모임은 모처럼 어렵게 마련된 자리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은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상호 비방에 열을 올리며 반목과 대립을 일삼아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게 지금의 우리 정치권이다. 소통은 없고 정쟁만 난무하고 있다. 이날 만남에선 선거법 개정, 추경 예산 등 쟁점 사안뿐 아니라 야당이 요구하는 외교안보라인 교체까지 거론됐지만 이들 문제는 논의의 진전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국가적 위기 상황이고 위기 상황에선 비상한 긴장감으로 달라져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치가 국민께 걱정을 많이 드렸다”고 말했다. 정말로 그렇다. 여야는 이번 만남을 정치 실종에 종지부를 찍고 국정을 정상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자면 권력을 가진 청와대와 여당의 실질적 양보 의지가 대전제다. 야당을 설득할 진정성이 여기서 출발한다. 야당의 합당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협치를 위한 양보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야당은 지금까지처럼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다. 야당 역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합리적 대안을 내고 협력할 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게 한국 경제에 희망을 살리는 길이다. 또 3류라고 조롱받는 한국 정치가 가야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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