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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일본 수출 규제 영향 예상보다 심각? …전격 금리인하로 선제 대응 나선 한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거함(통화정책)의 기수를 돌렸다. 3년 1개월만에 금리를 인하하며 경기 살리기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시장의 예상보다 한발짝 앞선 대응을 한 셈이다.  
 

"수출 등 부진으로 성장세 둔화 판단"
올해 성장률 전망치 2.2%, 0.3%p 낮춰
잠재성장률도 2.5~2.6%로 하향 조정
오는 10~11월에 추가 인하 가능성도

 한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가시화하고 미ㆍ중 무역분쟁의 여파가 이어지는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 커지며 경기 부양쪽으로 방향 튼 것이다.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한 일본의 수출규제도 한국은행의 발빠른 대응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2016년 6월 이후 3년1개월만의 기준금리 인하다.  
 
 이날 인하로 기준금리는 1년7개월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한은은 부동산 시장 과열 등 완화적 통화정책의 부작용 커지자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했다.  
 
 한국은행이 8개월만에 금리 인하로 선회한 것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상황이 만만치 않아서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낮췄다. 지난 4월 전망치에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2019~20년 잠재성장률도 2.5~2.6%로 기존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심화하며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도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각종 경제 지표는 곳곳에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4%)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 이어 2분기 경기도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수출을 이끌었던 반도체 부진에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째 감소세다. 지난 10일까지도 수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경기 둔화 방어 카드로 꺼냈던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집행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대외 상황도 그야말로 사방이 지뢰밭 수준이다. 휴전에 돌입했지만 미ㆍ중 무역분쟁은 언제든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일본의 수출 규제는 체력을 잃어가는 한국 경제에 ‘결정적 한 방’이 될 수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하반기 내내 지속하고 반도체 이외의 산업으로도 수출규제가 확대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한국 경제는 1%대의 ‘저성장 덫’에 다시 빠져들 수 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장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겉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문제로 보이지만 생산 지연이나 물량감소가 납품업체까지 미칠 파급효과는 크다”고 말했다.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한은이 금리인하로 선제적이며 예방적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엔 ‘생각보다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영향이 심각할 것’이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금리인하 자체보다는 인하의 배경이 된 경기 둔화에 우려하는 분위기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7~8월 중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평균적 전망보다는 빨랐지만 ‘전격 인하’나 서프라이즈는 아니다”며 “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 의장이 지난달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 의장이 지난달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은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면서 이제 관심은 연내 추가 인하 여부에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30~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경기 둔화에 대비한 ‘예방적 인하’에 나서면서 한국은행의 정책적 여력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팀장은 “한은이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리스크를 반영한 것”이라며 “시장에선 연내에 10월이나 11월에 한번 더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현옥ㆍ한애란ㆍ정용환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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