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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의료진 모시기 별따기, 지방 의료공백 방치 안 돼

조희숙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조희숙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의료 서비스가 열악한 지방에서 의무 복무할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계획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에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기득권 집단의 로비 때문인지 아직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의 공공의료 공백이 길어지고 지역민의 소외감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에 의사 집중돼 구인난
국립 공공보건의대 설립 시급

의료 인력의 수도권 집중과  지방의 의료인력 공백 현상은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다. 속초의료원 등 강원도에 있는 5개 공공의료원은 서울보다 2배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 모시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대도시 생활여건에 대한 선호와 공공의료에 대한 낮은 관심 때문이다.
 
속초의 경우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을 옮겨 다니는 전원(轉院) 비율이 2017년 기준으로 약 24%나 된다. 응급환자 4명 중 1명꼴로 응급실에 가도 치료를 못 받고 다른 기관으로 이송돼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경우 골든타임 이내에 경피적 관상동맥 개입술(PCI)을 신속하게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역 응급센터로 지정된 속초의료원조차 PCI 시술을 할 수 있는 심장내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다. 적절한 의료인력이 충원되지 못하면 시설과 장비 투자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이와 같은 지역의 의료인력 구인난은 강원도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대도시를 벗어난 거의 모든 지방에서 공통으로 겪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점이다. 의사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지역 간, 의료기관 간에 의사를 뺏고 뺏기는 생존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진다. 의사를 구하지 못해 수차례 모집공고를 반복한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에 따르면 거주 지역에 따라 ‘치료 가능한 사망률’ 등 건강지표가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경북 영양군은 서울 강남구보다 치료 가능한 사망률이 3배 이상 높았다. 이처럼 커진 지역 의료격차를 해소하려면 지역의 의료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처럼 소외된 국민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근본적인 대책으로 제시된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원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
 
지역의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기존 대책은 근본적 해법이 못 된다. 공중보건의는 의무 복무 기간(37개월)을 마치면 떠난다. 대학병원 의사를 지역에 파견하는 제도도 있지만 지역 의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원은 공공의료에 대한 사명감과 전문성을 갖추고 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할 의사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선발 과정에서 이런 목적에 맞는 학생을 뽑고 법률에 따라 10년 정도 의무복무하도록 하면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의과대학을 활용해 한 두명씩 추가 정원을 할당하고 교육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보듯 돈 많이 버는 명문 의대를 욕망하는 상황에서 공공의료에 관심을 가진 사명감 있는 학생을 선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존의 의과대학 커리큘럼과 대학병원 위주의 실습으로는 취약지 의료 환경을 이해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현행 법률로는 장기간 의무복무를 강제할 수도 없는 것이 문제다.
 
일부 의료계의 주장과 달리 수천억 원의 예산도 들지 않는다. 막대한 예산이 드는 기존 대학병원 같은 ‘교육병원’ 건립 대신 국립 중앙의료원과 지방의료원 시설과 장비를 임상 수련에 활용하면 된다. 지방은 수도권보다 더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의료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그런데도 지역의 의료체계는 더 취약해지고 의료인력 부족 현상은 해결이 요원하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공공의료 인력 확충은 국민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다.
 
조희숙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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