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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베트남 진출 기업, 사회적책임감 키워야 성장한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인구학

조영태 서울대 교수·인구학

지난 주 베트남 하노이에 다녀왔다. 필자가 정책자문으로 있는 베트남 정부 인구국과 인구를 국가의 경제 발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세계인구의 날(7월 11일)을 기념하는 행사에도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하노이 방문은 두 달 만인데도, 필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두 가지 이유였다. 하나는 발전의 속도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빠르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기업들의 홍보 간판이 하노이 어디를 가도 눈에 띈다는 것이었다.
 

착한 한국 이미지 오래갈 수없어
베트남에서 우리가 만든 이윤은
사회공헌으로 재투자가 바람직

하노이에는 젊은 사람들이 참 많다. 나라 자체가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젊은데, 농촌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하노이로 몰렸으니 젊은이들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길지도 않은 두 달만의 방문인데도 필자가 피부로 느낄 만큼 젊은이들의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인구 변동을 모니터링 하고 있는 인구국 직원들에게도 물어봤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정부가 우려할 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최근 하노이로 몰려들고 있는 게 사실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사람 수가 많아지면 도시도 커지는 법. 하노이 시내는 물론이고 외곽의 곳곳에 고층 빌딩들을 짓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말 그대로 성장의 기운이 느껴졌다.
 
역동하는 젊은이들과 수많은 건설 현장들 사이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우리 기업들의 홍보물이었다. 은행, 전자, 건설, 화학, 철강, 보험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의 모든 기업들이 베트남 성장의 중심에서 그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인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젊고 역동적인 베트남이 만나니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가 한창 성장할 때와 같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뿐만 아니라 거리 수많은 상점들의 간판에도 Han Quoc(한국의 베트남 표기)이 적혀 있었다. 한국 물건 혹은 한국 스타일의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그럼 다른 나라 물건을 파는 곳도 많을까? 아니다. 오로지 한국과 관련된 기업과 상품만 베트남 일상의 부분이 되어 있었다.
 
그럼 베트남의 성장이 계속되고, 우리나라의 기업들과 한류도 그 중심에서 계속될 것인가. 최소한 베트남의 성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 인구국이 필자의 연구실과 함께 앞으로 2년 간 진행할 프로젝트가 그 예다. 과거 20여 년간 베트남 정부는 가족계획을 인구정책의 중심에 놓아 왔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부터 인구정책의 방향을 완전히 다른 쪽으로 바꾸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느 지역에 어떤 특성을 가지고 사는 것이 베트남의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에 가장 적합한지 탐색하고, 언제부터 어떻게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지 인구를 기획하는 것을 인구정책의 중심으로 세웠다. 이 사례만 봐도 베트남이 얼마나 경제 성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높은지 알 수 있다.
 
그런데 베트남 성장의 중심에 언제나 우리 기업들이 있으리라는 보장은 노력 없이는 불가능할 일이다. 지금은 경제 협력의 첫 단계고 우리나라가 최대 교역 상대이기 때문에 베트남의 우리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거기에 박항서 감독이 덕장(德長)으로서 보여준  모습들은 베트남에 아름다운 한국의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한 순간에 변할 수 있는 게 국가의 이미지고 기업에 대한 감정이다. 특히 기업의 경우 이윤만 취하려 한다는 이미지가 생겨나면 한 번 돌아선 대중의 감정을 되돌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의 계속될 성장에 우리 기업과 한류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이윤을 추구하는 일만이 아니라 베트남의 사회와 문화에 기여하는 활동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즉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다. 경제 성장의 초기 단계에 있는 베트남은 아직까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지 않다. 그렇다고 CSR이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닌 건 당연하다. 오히려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만들어 내는 이윤이 커지면 커지는 만큼 CSR에 대한 책임도 키워야만 한다. 이제 한국기업이라는 이미지만으로 성공이 계속되기는 힘들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력이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만들어 낸 이윤을 다시 그 사회에 환원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기업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가치도 함께 높아져, 성장할 수밖에 없는 베트남의 일원으로서 우리 기업들이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비단 대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베트남에 둥지를 튼 수많은 중소기업과 한인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필자에게 질문한다. 베트남에서 돈을 벌어서 어떻게 한국으로 가져 오냐고. 필자는 답한다. ‘왜 이윤을 가져오려 하는가? 베트남에서 더 투자하고 소비를 하라고.’ 베트남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다면 양국의 밀월관계는 오래가지 못할 것임을 명심하자.
 
조영태 서울대 교수·인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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