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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소득 타파” 외친 이재명, 부동산 공시제도 바꾸려는 이유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을 위한 첫 단계로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 개선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을 위한 첫 단계로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 개선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불로소득을 줄여야 합니다. 부동산으로 얻는 불로소득이 대표적인데요. 이 가운데 일부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선진국 토지세의 절반 수준으로라도 걷어 기본소득으로 나눠주는 겁니다. 선진국 세율이 1% 정도쯤 되는데 현재 한국은 실효세율이 4분의 1도 안 됩니다. 절반 수준으로만 올려도 연간 15조원 이상 더 걷힐 겁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를 설명하며 한 얘기다.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국토보유세로 환수해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경기도가 이 정책 도입을 위한 첫 단계로 공시가격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경기도는 도 부동산정책위원회와 7개월 동안 정책 과제를 협의해 공시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며 이달 안 국토교통부에 이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개선안은 ▶표준지·표준주택 조사 평가 권한 시·도지사 위임 ▶비주거 부동산 공시제도 조속 시행 ▶주택 공시 비율 80% 폐지 ▶고가 비주거용 부동산 등 가격조사 용역 추진 등 4가지다.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위한 첫 단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경기도청 전경. '공정한 세상'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 경기도청]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경기도청 전경. '공정한 세상'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 경기도청]

내용을 보면 이렇다. 우선 부동산 공시가격의 정확한 산정을 위해 표준지·표준주택 조사 평가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위임하도록 건의할 계획이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증한 부동산 가격을 말한다. 국토부는 전국에서 토지 50만 필지와 주택 22만호를 표준지·표준주택으로 선정해 단위면적당 가격을 조사한 뒤 매년 1월 1일 공시가격을 발표한다. 각 기초자치단체는 이를 토대로 지역별 개별 주택과 토지에 대한 공시가격을 산정해 개별 공시가격을 발표하는데 경기도는 이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런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재산세·건강보험료·기초연금 등 각종 세금과 부담금 산정 지표로 사용돼 중요하다”며 “문제는 부동산 유형과 가격에 따라 공시가격이 실제 거래가를 얼마나 반영하는지 나타내는 시세반영률이 달라 공정한 과세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조사에 따르면 같은 유형의 부동산일 때 가격이 낮을수록 시세반영률이 더 높게 나타나 더 많은 세금을 부과받게 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 지사는 이에 관해 “비싼 땅, 비싼 집에 살수록 세금을 적게 내는 셈”이라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하고 불로소득을 조장하는 데다 공정성에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국토부가 기간과 인원 부족으로 정밀한 조사와 평가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지역 실정에 밝고 현장 접근성이 뛰어난 시·도지사에 표준지·표준주택 조사 평가 권한을 위임하고 국토부가 이를 검증하는 방식을 개선책으로 내놨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 불로소득 조장” 
또 경기도는 비주거 부동산 공시제도의 조속 시행을 건의할 계획이다. 현행 제도는 상가나 업무용 대형빌딩 같은 주거 목적 이외의 부동산은 공시가격이 없어 각 지자체와 국세청이 산정하는 ‘시가표준액’과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런 산정 방식이 실제 거래가격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같은 건물이라도 층별로 실거래가가 다른데 동일한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김기세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은 “비주거용 부동산 소유자는 일반 주택이나 토지소유자보다 고소득자지만 공시가격이 없어 세금 부담 비율이 낮은 편”이라며 “정부가 2016년 비주거용 부동산도 공시가격을 발표하도록 한 법 개정안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이 외에도 주택가격 공시비율 80% 폐지, 고가 비주거용 부동산 등에 대한 가격조사 용역 추진 등을 건의해 공평 과세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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