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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중립 안지킨다" 이 말 하려다 막판에 뺀 윤석열 속내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현동 기자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현동 기자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의 임기가 25일 0시부터 시작된다. 윤 차기 총장 체제에서 검찰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 차기 총장이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당시 그는 정치적 사건에 대한 입장까지 우회적으로 밝혔다.

 
고발된 국회의원 100여명…“정치적 고려 없다”
윤 차기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한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차기 총장은 청문회 모두발언문 작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는 표지를 제외하고도 A4용지 6쪽에 달하는 모두발언 속 표현 하나하나를 꼼꼼히 보고 청문회 전날까지도 계속 수정했다고 한다. 윤 차기 총장이 모두발언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검찰의 이상적인 모습을 전하고자 했다는 의미다.

 
윤 차기 총장은 8일 열린 청문회에서 “정치적 사건과 선거사건에 있어서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며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치논리에 따르거나 타협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여야를 떠나 법리에 따라 처분할 것이라고 공언한 것이다.

 
국회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고발된 국회의원만 100여명에 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치적 사건을 특별히 언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차기 총장은 “검찰이 더는 기계적 중립을 지키지 않을 것이다”는 취지의 표현을 모두발언에 포함하는 것도 검토했다고 한다. 검찰의 기계적 중립은 정치적 고려에 따라 여당과 야당을 비슷한 숫자로 재판에 넘기는 관행을 말한다.  
 
검찰 관계자는 “기계적 중립을 지키지 않겠다는 표현을 모두발언에 넣으려다가 바꿨다”며 “정당과 상관없이 범죄 유무를 따져 여당 의원 0명, 야당 의원 100명 또는 여당 100명, 야당 0명을 기소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균형을 맞춘다는 취지로 기계적 중립을 지켜온 검찰 관행을 바꾸겠다는 뜻이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국민이 검찰의 의뢰인, 적극적으로 나서라”
윤 차기 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의뢰인'이라는 단어를 4번이나 사용했다. 그는 “검찰의 주인이자 의뢰인은 바로 국민이다”며 “선량한 시민을 범죄 피해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검찰의 기본 임무다”고 밝혔다. 통상 의뢰인은 변호사 업계에서 사용하는 말로 검찰에서 의뢰인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이례적이다.

 
윤 차기 총장이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변호사가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검찰도 범죄 피해자나 고발인 등 국민을 의뢰인처럼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국민을 위하는 검찰이 돼야 한다”고 말하며 모두발언에 의뢰인을 넣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윤 차기 총장은 검사를 그만두고 1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다 돌아온 경험이 있다.  
 
수사권조정 어떻게 될까…“경찰도 검찰의 의뢰인”
그는 “밤새 현장을 누벼 잡은 범인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경찰관도 검찰의 주인이고 소중한 의뢰인이다”고 모두발언에서 말했다. 청문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해 묻자 “검찰이 수사를 지휘하는 게 아니라 경찰과 협력하면서 사건을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검찰 내부에선 모두발언과 청문회 질의응답 과정에서 윤 차기 총장이 뚜렷한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구체적인 제도를 제시하지 않고 협력이라는 모호한 표현만 했다는 것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경수사권 조정이 검찰 구성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주제인데 이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윤 차기 총장이 청문회에서 검찰의 입장을 제대로 밝혔어야 했는데 신상 방어만 하고 정책에 대해서는 명확히 얘기하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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