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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자녀 결혼식에서 연주했다”…교장 갑질에 우는 교사들

전교조 부산지부는 16일 오후 부산교육청 앞에서 학교 관리자 갑질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전교조 부산지부]

전교조 부산지부는 16일 오후 부산교육청 앞에서 학교 관리자 갑질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전교조 부산지부]

#1. 부산지역 A 초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B교사는 최근 교장 자녀 결혼 축가를 연주하라는 말을 듣고 황당했다. 하지만 방과 후 교사였던 B씨는 교장의 제안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A씨는 주말에 시간을 쪼개 교장 자녀 결혼식에 참석했고, 축가를 연주했다. 교장은 B교사에게 사례금은 커녕 감사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전교조 부산지부 교사 1412명 설문조사
교사 27% “휴가쓸 때 교장 눈치 본다”
교사 24% “교장 언어 폭력에 스트레스”
전교조 “부산교육청 대안 마련해라” 요구

#2. 부산지역 C 공립 중학교의 한 교장은 교사들에게 막말을 일삼았다. 이 교장은 일을 못 하는 교사에게 ‘임용 어떻게 붙었는지 모르겠다’, ‘아이큐 백은 되는지’라며 모욕감을 줬다. 또 수업하러 가기 위해 교장실을 나가려는 교사에게 ‘애도 적은데 교장 이야기가 끝나기 전에 수업에 빨리 가야 하냐’며 불합리한 지시를 하기 일쑤였다.  
 
부산지역 일부 학교에서 교장과 교감 등 학교 관리자들이 교사 등을 상대로 ‘갑질'’이 여전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지난 16일 오후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역 학교 관리자 갑질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 응한 부산지역 교사는 1412명이었고, 이들이 제보한 갑질 사례는 584건에 달했다.  
 
학교 관리자 갑질 행위를 묻는 주관식 문항에서 한 고등학교 교사는 교감이 교무실에 교사들을 불러 작은 의자(생각하는 의자)에 앉혀 놓고 공개적으로 고성과 막말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퇴근길에 교장의 옷을 세탁소에 맡기는 심부름까지 해야 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는 방학 중에도 출근해 교장의 점심을 챙겨야 했다. 심지어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사들에게 교장실에서 나갈 때 뒷모습을 보이지 말고 뒷걸음질 쳐서 나가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공립 중학교 한 교사는 교장 자녀의 청첩장에 우편물 주소를 적고, 인사말을 만들다 교장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자 교장은 “교사가 보조 업무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도리어 큰소리로 야단을 쳤다.  
 
상당수의 교사는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연가, 조퇴, 외출 등)를 사용할 때 학교 관리자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응답한 교사 중 27.8%는 학교 관리자가 휴가 사용 시 대면결재, 구두결재를 강요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석현 전교조 부산지부 정책실장은 “전자결재 시스템이 도입된 지 수십 년이 넘었는데 대면결재라는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학교 관리자가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문에 응한 교사 중 24.16%는 반말이나 욕설 등 언어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상 불이익 경험을 묻는 말에 18.54%가 ‘있다’고 답했다. 11.77%는 특별휴가(육아시간, 모성보호 시간, 자녀 돌봄 휴가, 출산휴가 등)를 사용하는 데 불편하다고 했다. 수업에 지장이 없는 휴가를 사용할 때에도 학교 관리자의 허락과 양해를 구해야 하는 교사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부산교육청이 올해부터 ‘갑질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전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며 “부산교육청은 학교장의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올 하반기부터 공식적으로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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