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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위 교육청에 넘기려니…교사는 찬성, 학부모는 반발

‘소 잡는 칼로 닭 잡는 격’
 

길 잃은 학폭위, 이대로 괜찮은가 <하>
교총·전교조 “교사 본연업무 충실”
학부모 “대상 학교 늘어 대충 심의”
교장 자체종결 사안 기준도 모호

교사들은 지금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운영을 이렇게 빗대곤 한다. 학부모들도 학폭 해결의 수단이 돼야 하는 학폭위가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본말전도를 우려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에서는 이견을 보인다.
 
지난 3월 26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일부.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 발의안을 중심으로 교육위원장 대안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계류 중이다. [사진 국회 교육위원회]

지난 3월 26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일부.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 발의안을 중심으로 교육위원장 대안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계류 중이다. [사진 국회 교육위원회]

 
현재 국회는 개선책으로 법사위에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 대표발의)을 논의중이다. ▶학교에서 열던 학폭위를 교육지원청으로 상향 이관하고 ▶경미한 학폭 사안은 학교장이 자체 종결할 수 있게 하는 게 골자다. 교육지원청에 확대 개편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설치해 학교 현장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구성도 학부모 위원 비율은 2분의 1에서 3분의 1로 축소하고, 여기에 법조인과 의료인 등 전문가를 충원해 학폭 처리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학폭법 개정안, 해결책 될까 
교총과 전교조는 나란히 찬성 입장이다. 대다수 교사가 학폭 처리 업무에 피로감을 호소해왔기 때문이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학폭위는 교육이라는 교사의 본래 역할을 방해할 정도로 기형적으로 운영돼 왔다”며 “학폭위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되면 단위학교의 교육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폭 피해를 본 적이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졸속심사가 우려된다는 분위기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가족협의회(학가협) 회장은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학폭을 다루면 심의 건수가 지금 각 학교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늘어날 텐데 결국 개별 학교에서 올린 서면 자료만 갖고 기계적으로 심의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학부모위원의 비율이 줄어드는 데 대한 비판도 있다. 배경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사무처장은 “아이들을 위한 회복적 교육을 생각한다면 학부모만 한 전문가가 어디 있느냐”며 “이런 점을 무시하고 사법적 해결만을 생각하는 학폭위는 폐지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모호한 학폭의 기준과 개념
학교장에게 학폭 사건 종결권을 주는 학교 자체 해결제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개정안에는 학교장이 자체 종결할 수 있는 ‘경미한 학폭’의 조건으로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돼 있다.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은 경우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된 경우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은 경우 ▶학교폭력으로 신고당한 데 대한 보복행위가 아닌 경우 등이다.
 
하지만 ‘지속적’, ‘피해의 즉각적 복구’ 등 학폭의 경중을 구분하는 기준이 모호하고 임의적이라 학교 차원의 은폐·축소 우려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기본적으로 학교와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교장에게 학폭 사안을 종결할 수 있는 재량권을 주면 불신만 더 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1~3호 징계시엔 학기부 기재 유보? 
교육부는 개정안에 담긴 내용 외에 가해학생이 경징계(1호 서면사과, 2호 접촉·협박·보복 금지, 3호 교내봉사) 처분을 받았을 때는 최초 1회에 한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유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당초 가벼운 징계까지 모두 생기부에 기록하게 한 취지는 강력한 처벌을 통해 학폭을 예방하자는 것이었지만, 오히려 대학 입시에서 중요한 생기부에 기록이 남는 것을 막기 위해 가해학생이 소송까지 벌이며 필사적으로 시간을 끄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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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과 학부모 단체들은 대체로 이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지금도 각종 편법으로 졸업 전 생기부 기재를 막으려고 하는데, 교육부 정책이 시행되면 이제는 학폭 사안 심의 단계에서부터 1~3호 처분을 받으려고 애쓰지 않겠느냐”(신준하 학가협 사무국장)는 반론도 나온다.
 
탐사보도팀=유지혜·정진우·하준호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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