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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카카오뱅크 1000만, 그 다음

한애란 금융팀 기자

한애란 금융팀 기자

2017년 여름의 기억이다. 은행권 A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화두는 출범을 앞둔 카카오뱅크였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전후로 은행 최고경영자들이 디지털 혁신을 부르짖는 메시지를 내놓던 때였다. A회장도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할 줄 알았다. 그런데 반대였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은행서비스가 우수한 나라에요. 미국이나 유럽을 봐도 이렇게 빠르고 친절하면서 수수료까지 저렴한 은행이 없지요. 인터넷은행이 유럽에서 인기를 끈 건 은행서비스가 느리고 비싸서에요. 한국에선 그렇게 안 될 겁니다. 고객들이 은행에 불편함을 못 느끼는 걸요.”
 
대단한 자신감이었다. 그는 카카오뱅크가 찻잔 속 미풍에 그칠 거라 전망했다. 위기 운운하는 다른 은행장들의 군기잡기용 조회사보다 훨씬 솔직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2년. A회장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사실 누구도 예상 못했다. 카카오뱅크가 이렇게 빨리 1000만 고객을 달성하리라고는 말이다. 인터넷은행 후발 주자 한국에서 중국 다음으로 가장 큰 인터넷은행이 탄생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무엇이 카카오뱅크의 성공을 이끌었을까. 수백 가지쯤 될 이유들을 놓고 고민하다가 지난 12일 이용우, 윤호영 공동대표가 내놓은 발언에서 답을 찾았다. “고객 입장에서 고민해왔던 초심을 잃지 않도록 더 혁신적 상품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겠다.”
 
‘고객들은 불편하지 않다’던 기존 은행과 ‘고객들은 혁신에 목마르다’고 봤던 새내기 인터넷은행. 그 차이가 지금의 카카오뱅크를 만들었다. 기존 은행이 공급자인 은행끼리의 경쟁에 매몰됐을 때 카카오뱅크는 소비자에 집중했다. 카카오뱅크의 혁신이 성공적일 뿐 아니라 의미 있는 이유다.
 
카카오뱅크 발 혁신에 주목한 리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다. 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인터넷은행 경영 길을 열어주는 특례법이 제정된 건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덕분이었다. 진보 진영이 금과옥조로 여겨온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 분리) 원칙을 직접 깼다. 놀라운 전환이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자칫하면 기껏 만든 인터넷은행 특례법이 카카오뱅크 한 곳을 위한 특례법으로 전락할 판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세력의 견제, 금융당국의 눈치 보기 때문이다. 이미 등록한 선수(케이뱅크)는 뛰지 못하게 묶어놨고, 다른 예비선수들은 한차례 탈락시켰다. 당분간 카카오뱅크의 독주체제다.
 
금융위원회가 제3 인터넷은행 인가를 다시 추진한다고 16일 발표했다. 두 번째 1000만 인터넷은행은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기존 은행이 긴장할 일만 일어나길 바란다.
 
한애란 금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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