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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동학혁명 대신 80년대를 보자

이소아 산업2팀 기자

이소아 산업2팀 기자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불거진 한·일 간 갈등이 악화일로다. 정치권에선 가슴 먹먹해지는 동학농민혁명과 국채보상운동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갈등의 중심에 첨단 산업이 있으며 한국은 주권을 뺐긴 힘없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이 점에서 주체는 달라도 1980년대 미·일 반도체 분쟁이 더 도움이 될 만한 역사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강국으로 우뚝 선 미국은 80년대 미쓰비시·히타치·도시바 등 일본 기업이 무섭게 성장하며 미국 반도체 기업을 위협하자 엄청난 통상압박을 가했다. 엔화를 대폭 절상한 플라자합의(1985년)와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강요하는 ‘미일 반도체 협정’(1986년)이 대표적이다. 양국의 갈등은 90년대 컴퓨터 수요가 증가하고 미국 반도체 산업이 회복되면서 1996년 봉합됐다. 이 가까운 역사가 던지는 시사점은 세 가지다.
 
첫째, 이번 규제는 80년대 미국이 그랬듯 일본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위협적으로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난한 미·중 무역전쟁의 골자도 첨단 기술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일본 뿐 아니라 미국도 한국의 반도체를 겨냥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둘째, 일본 반도체가 미국의 견제를 받는 사이 삼성전자는 D램 분야에서 새로운 강자로 발돋움했다. 지금 중국의 반도체가 바로 이런 틈을 노리고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셋째, 80년대 분쟁에서 일본은 미국에 패했고 반도체 산업도 크게 위축됐다. 다만 일본 업계가 포기하지 않고 기술력 향상에 박차를 가해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 수많은 특허와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의미가 있다. 다가올 기술 전쟁은 대상을 예상할 수 없는 치열한 중·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외교와 정책을, 기업은 글로벌 협업과 전략을 고민해야 헤쳐나갈 수 있다.
 
이소아 산업2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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