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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단독인터뷰 "징용갈등에 신뢰깨져···韓, 내일까지 중재 응하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1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는 지금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만 북한 문제 등 공조할 것은 한국과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고노 외상. [타스=연합뉴스]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1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는 지금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만 북한 문제 등 공조할 것은 한국과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고노 외상. [타스=연합뉴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16일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측에 ‘조속한 조치’를 거듭 요청했다. “이웃나라인 일본과 한국 간의 소중한 관계를 이러한 상태로 방치해서 좋을 리가 없다. 한국 정부가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해 달라”면서다. 인터뷰 준비 과정에서 일본 외무성 측도 “고노 외상이 징용과 관련해 특히 할 말이 많다”고 의욕을 보였다.  
 
고노 외상은 인터뷰에서 “국제법, 국가 간 관계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마주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대응을 취해 달라” “(청구권) 협정상의 의무에 따라 이달 18일까지 기한 내에 중재에 응하기를 요구한다”고 반복했다.
 
지지통신은 이날 “18일까지 한국이 중재요청(제3국 중재위 설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일본은 19일 향후 대응방안을 밝힐 방침”이라며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외에 대항(보복)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터뷰는 일본이 수출 규제로 한·일 갈등이 첨예화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생각을 파악하기 위해 추진됐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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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용 문제에 대한 보복이 아니다’며 ‘국제 약속을 지키지 않아 한국을 믿을 수 없게 됐다’는 일본 측 설명은 모순 아닌가.
“수출관리 운용의 재검토는 안보 관점에서 실시하는 것이며,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이하 징용 문제)와 관련한 ‘대항 조치’로 실시하는 게 전혀 아니다. 재검토 대상이 된 물자·기술 등은 군용품으로 전용이 가능한 민감한 것들이며, 각국이 적절히 관리할 책임이 있다. 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국가 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신뢰 관계가 훼손된 것은 사실이다. 한국 정부가 약속을 지켜 주기를 바라고 있다.”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방침은 확정됐나. 아직 유동적인가.
“한국 내 수출관리제도가 반드시 충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004년 이래 일본은 한국에 대해 ‘화이트 국가’의 지위를 부여해 통상적인 절차보다 간소화해 왔다. 이는 당국 간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충분한 신뢰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대화도 3년 넘게 열리지 못하고 있고, 한국과 관련된 수출 관리를 둘러싸고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한 상황 등을 감안하면 더 이상 간소화된 절차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화이트 국가에 지정되어 있는 나라의 수가 압도적으로 적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주요 일정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주요 일정

화이트 국가에 지정된 나라는 극소수
 
자민당에선 ‘한국에 수출된 소재가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까지 암시했다. ‘부적절한 사안’이 무엇인지 주장하는 쪽에 사실 입증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일본 정부는 북한과 관련해 언급한 사실이 없다. 한국과 관련한 수출관리를 둘러싼 부적절한 사안에 대해선 사안의 성격상 답변 드리기가 어렵다.”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 가능성과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은 우려하지 않나.
“수출관리의 재검토는 한국을 포함해 각국이 실시하고 있다. 징용 문제와 관련한 ‘대항조치’가 아닐뿐더러 이러한 조치가 ‘자유무역 및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이념에 반한다’는 지적 또한 전혀 맞지 않다.”
 
한·미·일의 대북 공조와 안보 협력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연장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한·일 관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북한 문제를 비롯해 공조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는 계속 한국과 공조해 갈 생각이다.”
 
일본은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징용 문제가 완결됐다는 주장이고, 한국은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맞서 있다.
“(청구권 협정으로) 일본이 경제협력을 약속함과 더불어 재산·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을 명문 규정으로 확인했다. 협상 과정에서 한국 측이 일본 측에 제시한 8개 항목의 ‘대일 청구 요강’엔 징용 한인의 미수금과 전쟁 피해 보상이 포함돼 있고, 협정의 ‘합의의사록’엔 8개 항목의 청구가 모두 포함돼 어떠한 주장도 할 수가 없다는 것이 명기돼 있다. 국교 정상화의 법적 기반이 돼 온 약속을 50년 이상 지나 한국 측이 일방적으로 뒤집어 버렸다.”
 
양국 간 경제 교류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게 분명한 상황이 됐다.
“일본 국회의원 중에도 특히 한·일 관계에 애정을 쏟아왔다고 자부한다. 이런 애착을 갖고 있기에 한국 측이 적절한 대응을 취해 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한·일 대화채널 완전히 막혀있지 않아
 
양국 관계가 이렇게 추락한 계기는 뭐라고 보나.
“외상 취임 이래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지극히 중요하다는 신념 하에  열심히 노력해 왔다. 지난해 일련의 대법원 판결은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양국의 양호한 관계를 바라는 많은 일본 국민을 매우 실망시켰다.”
 
양국 간 물밑 대화 채널이 완전히 닫혀 있다는 지적과 함께 ‘무조건 양국 정상이 만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대화 채널이 막혀 있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 외교 당국 간에는 저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대화를 비롯해 다양한 차원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고노 외상은 양국 정상이 만나야 한다는 대목에 대해선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도쿄=서승욱·윤설영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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