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피로 물든 홍콩 시위…“송환법 죽었다”에도 멈추지 않는 이유

16일(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 공원 인근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행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 공원 인근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행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 개정안, 이른바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평화 시위로 불리던 이번 시위는 지난 14일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히 충돌하며 결국 유혈사태로 번졌다. 
 
지난 9일 홍콩 캐리람 행정 장관이 "'송환법'은 죽었다"고 발표하면서 한풀 꺾이는 듯했지만, 홍콩 시민들은 송환법이 철폐될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홍콩 시민들이 유혈사태를 감내하면서까지 정부에 맞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안 실패 아닌 법안 폐기를 원한다”
홍콩 시위대 측은 송환법 법안 철폐를 공식적으로 확인해달라는 입장이다. 앞서 람 장관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송환법은 죽었다. 우리 법안 작업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회에서 법안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여기서 반복하겠다. 그런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위대 측은 람 장관의 이날 발언이 '법안 폐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홍콩 우산혁명 리더로 알려진 조슈아 웡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정부는 입법 절차에 따라 내년 7월까지 이 법안을 자유롭게 재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외신은 람 장관의 '송환법 사망' 발표가 불명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람 장관이 법안을 공식적으로 철회한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며 "시위대를 만족시키기에충분한지는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람 장관이 지난 2일 한 차례 송환법 추진의 '무기한 보류' 방침을 밝히고 "송환법이 자연사하게 될 것"이라 언급했던 점도 주목됐다. 대규모 시위의 장기화하자 단순히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말장난을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웡은 "입법 절차가 중단된 것이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보다 낫겠지만, 송환법 법안은 아직 완전히 종결된 것이 아니다"라며 "홍콩 정부가 말장난을 끝낼 때까지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람 장관은 거짓말쟁이” 
지난 2일 홍콩 거리에 캐리 람 행정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 홍콩 거리에 캐리 람 행정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시민들은 '친중파'인 람 장관의 속내를 알 수 없다며 의심하고 있다. 송환법 법안 철폐와 함께 람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답변은 피했기 때문이다. 람 장관은 지난 9일 "송환법은 죽었다"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던 중 지난 1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람 장관이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와 람 장관은 곧바로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16일 람 장관은 시위대와의 충돌 과정에서 다친 경찰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중국 측에 사의를 표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사퇴설을 일축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람 장관이 시위대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불거졌다. 람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시위대를 향해 "폭도들"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9일 경찰의 과잉 진압 여부를 판단할 위원회를 가동하고 송환법 반대 진영의 요구를 추가로 수용하겠다던 태도와 반대되는 발언이다. 당시 람 장관은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학생들과 '열린 대화'에 나서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홍콩 시위대 측은 람 장관이 '정치쇼'를 하고 있다며 거절했다. 람 장관이 면담을 공개형식으로 학생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람 장관의 답변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최종 요구는 자유선거와 민주주의”
홍콩 청사 앞 글로스터 로드를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가 점령했다. 경찰을 시위대를 저지하지 않았다. 신경진 특파원

홍콩 청사 앞 글로스터 로드를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가 점령했다. 경찰을 시위대를 저지하지 않았다. 신경진 특파원

홍콩 시위대를 이끄는 단체 '민권전선'은 홍콩 정부가 시민들의 민주적 요구에 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법안 철폐는 5가지 요구 조건 중 하나로, 법안 철폐 외에도 구금 조처된 시위대 기소 취하, 강경 진압 관련 사법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시위를 이끌어 온 네이선 로는 BBC에 "법안 철회는 주요 요구 중 하나다. 이 밖에도 경찰의 잔혹성에 대해서도 독립 수사 기관의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시위 참여자 색출도 중단하길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람 장관은 대응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정부가 갈등을 수습하고자 한다면, 시위대의 5대 요구에 모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슈아 웡 역시 "장기적으로는 자유선거와 민주주의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홍콩 시위는 '폭력 시위'” 
홍콩 시위의 장기화가 예고된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16일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집회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난투극을 벌인 것은 '폭력 시위'"라고 못 박았다. 홍콩 특파원공서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중앙정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특별행정구 정부가 법에 따라 시정을 이행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위와 관련한 외신 보도가 편향되고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도 홍콩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해 10명의 홍콩 경찰이 다쳤다며 폭력 시위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