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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온 캡슐 속에 잠자는 냉동인간, 다시 살아날까

기자
이태호 사진 이태호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46)
영화 'AI(에이아이)'에서 스윈튼 부부는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냉동시킨다. 이후 로봇 아들을 입양하는데, 친 아들은 기적적으로 살아나면서 갈등이 벌어진다. [사진 영화 'AI(에이아이)' 스틸]

영화 'AI(에이아이)'에서 스윈튼 부부는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냉동시킨다. 이후 로봇 아들을 입양하는데, 친 아들은 기적적으로 살아나면서 갈등이 벌어진다. [사진 영화 'AI(에이아이)' 스틸]

 
SF영화나 드라마 등에 등장하는 인간의 냉동기술은 과연 가능할까?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과학계의 중론이다. 그런데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 말할 수도 없는 뭔가는 있다. 과거 공상 영화에서나 보던 허구가 작금 현실이 돼 가고 있는 게 한둘이 아니니까.
 
불치병에 걸렸거나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해 죽기가 억울한 사람들. 의학기술이 발전한 먼 훗날 다시 깨어나 새로운 새 삶을 찾겠다는 욕구가 냉동인간이라는 허황한 상황을 촉발했다. 많은 부자와 별난 사람들의 시체가 이미 동결된 채 하염없는 세월을 기다리고 있다. 과연 현재의 과학기술이 이들에게 제2의 탄생을 선물할 수 있을까.
 
전세계 냉동인간 350여명…한국, 2017년 사업 시작  
현재 350여 명의 시체가 영하 196℃의 차가운 공간에 얼어있다. 소망은 단 한 가지, 먼 훗날 다시 살아날 것을 기대하면서다. 세계 3대 인간 냉동회사가 보관 중인 숫자가 이 정도다. 중소 업체 등의 통계는 없어 그 숫자는 더 많을 수도 있겠다. 대기자는 수천 명에 이른단다. 국내에서도 2017년에 사업을 시작했다. 신청자가 만만찮다는 소문이다.
 
‘어떻게 하는 걸까, 왜 영하 196℃ 인가,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원리는 이렇다. 동식물이 죽으면 세포 내 효소의 지속적 반응과 외부에서 오염된 미생물의 번식 때문에 생체는 부패한다. 이런 변질을 막아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표적인 것이 저온냉동보관법이다. 식품을 보관할 때 냉장·냉동하는 원리와 같다.
 
이때 동결속도가 빠를수록, 저장온도가 낮을수록 보존성은 좋아진다. 천천히 얼리면 얼음 입자가 날카로워져 세포막 등을 찔러 흠집을 낸다. 이를 최소화한 것이 급속냉동이다. 얼음 입자가 미세해 세포에 손상을 덜 주기 때문이다. 생선 등 식재료를 급속 냉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의 한 병원이 액체질소냉동탱크에 보관 중인 난자와 배아의 모습. 정자와 난자를 냉동한 후 해동해 수정하는 기술은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부터 가능했다. [중앙포토]

서울의 한 병원이 액체질소냉동탱크에 보관 중인 난자와 배아의 모습. 정자와 난자를 냉동한 후 해동해 수정하는 기술은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부터 가능했다. [중앙포토]

 
이미 이런 급속냉동기술은 생각보다 역사가 깊다. 동물의 몸 전체나 기관을 냉동한 것은 아니지만, 동물의 정자나 난자를 보관한 후에 필요시에 해동해 수정하는 기술은 1950년대부터 가능했다. 혈액이나 단세포인 유용 미생물의 냉동보관은 오래전의 일이다. 그럼 사람의 냉동보관은 어떻게 하나. 인간이 사망하면 체온을 서서히 내리고 섭씨 3℃의 저온상태에서 혈액을 빼내고 냉동보존액을 주입한다.
 
그렇다고 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보존액은 결빙온도를 낮추고 얼음 입자를 곱게 해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정도다. 그런데 인간의 몸속에는 세포간액, 세포내액이 혈액보다 더 많다. 이 액을 전부 보존액으로 치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므로 초저온에서 급속냉동하더라도 세포의 손상을 100% 막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 보존액의 주입이 끝나면 액체질소로 급속 냉동시킨 후, 장기 보존을 위해 영하 196℃의 캡슐에 보관한다.
 
되살릴 때의 과정은 물론 그 역순일 것이다. 액체질소 캡슐에서 꺼낸 후 서서히 온도를 높여 해동, 동결방지 보존액을 빼내고 혈액으로 대체한 후, 전기 충격 등으로 심폐소생술을 행하여 심장을 뛰게 하는 방법이 예상된다. 인간에게 아직 이런 시도를 해본 적은 없다. 동물에서조차 성공한 예는 없다.
 
TV의 깜짝쇼에서 개구리나 금붕어를 보호 물질(글리세린 등)에 담갔다가 급속으로 액체질소에서 얼리고는 다시 물에 넣어 되살리는 광경을 목도했다. 이를 보고 인간에게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면 어리석다. 살아있는 것을 얼린 후 즉시 해동하니 그렇다. 인간의 경우 살아있을 때 급속 냉동시켜 보관하는 것은 불법이다. 본인이 원해도 살인행위로 취급한다. 모든 작업은 사후에 일어난다.
 
죽자마자 냉동 처리해도 영혼은 이미 육신을 떠났다. 필자는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시체를 되살린다고 해서 구천을 헤매던 영혼이 다시 자기 몸뚱아리를 찾아올까. 임사체험 신봉론자는 영혼이 육체를 떠났다, 다시 몸속으로 되돌아가는 이야기를 철석같이 믿는다. 실제 경험한 사람도 있다. 천국에 다녀왔다는 사람들이다. 모두 공통된 경험을 얘기한다.
 
세계 최대 임사체험 연구소 'NDE 재단'의 제프리 롱 박사(왼쪽). 그는 임사체험 연구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자신의 저서에 임사체험자가 겪는 공통적인 경험을 서술했다. [중앙포토]

세계 최대 임사체험 연구소 'NDE 재단'의 제프리 롱 박사(왼쪽). 그는 임사체험 연구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자신의 저서에 임사체험자가 겪는 공통적인 경험을 서술했다. [중앙포토]

 
침대 위의 자기 육신으로부터 영혼이 서서히 빠져나가 천장 근방에 떠서 자기 시신을 내려다보고 가족의 통곡 소리도 듣는다. 어둠 속을 지나는 터널과 밝은 빛, 황홀한 구름 속 천국, 죽은 가족과 재회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다 다시 육신 속으로 되돌아온다. 너무나 기억이 선명하여 내세(來世)를 믿는다.

 
임사체험은 두뇌 반사작용  
임사체험 가설에는 사후세계와 영혼이 있다는 주장, 죽음이 임박해 스스로 천국 이미지를 만든다는 것, 죽음 단계에서 두뇌 내부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 등 3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 두뇌 변화설이 가장 지지를 받는 가설이다. 이른바 죽음 트라우마를 견디려는 두뇌 반사작용이 ‘임사체험’이라는 것이다. 이미 학계의 정설로 통한다.
 
인간은 누구나 오래 살기를 원한다. 대중가요에도 있듯이 말이다. ‘80세에 아직도 쓸 만해서 못 간다고 하고, 90세가 돼도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는 등 장수를 꿈꾸는 인간의 본성은 눈물겹다. 구글의 창업자는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하기 위해 기업을 만들고는 1조 5000억을 투자해 500세까지 수명을 연장하는 노화 연구에 돌입했다. 제2의 진시황의 탄생인가. 과연 오래 사는 게 능사일까. 500세가 아니라 100세 200세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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