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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트로트 여신이여라~” 세대 차 허문 가수들

올 뉴 트로트 열풍
왼쪽부터 가수 홍진영, 홍자, 김나희, 숙행, 송가인의 무대 열창 모습.

왼쪽부터 가수 홍진영, 홍자, 김나희, 숙행, 송가인의 무대 열창 모습.

국내 음악 시장에 트로트 노래의 인기가 뜨겁다. 트로트는 ‘뽕짝’으로 불리며 어르신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젠 ‘노는 물’이 달라졌다. 유튜브·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즐기는 중장년층이 스마트폰으로 트로트를 듣고, 1020세대는 옛 가락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며 즐긴다. 흥겨운 노랫가락 매력에 빠진 현대인, 일명 ‘세.트.사’(세련되게 트로트를 즐기는 사람들) 이야기다. 트로트 전성기가 다시 돌아왔다. 
 
지난달 전주시에서 열린 트로트 콘서트에 중장년층과 2030세대 등 다양한 연령대 관객이 모였다.

지난달 전주시에서 열린 트로트 콘서트에 중장년층과 2030세대 등 다양한 연령대 관객이 모였다.

 
# “용두산아, 용두산아~ 너만은 변치 말자~.” 주부 김경남(56)씨는 아침마다 ‘용두산 엘레지’ 노래를 듣고 가수 송가인 관련 뉴스를 매일 읽어주는 유튜브 채널도 찾는다. 김씨는 “트로트는 20대 때 듣고 40대엔 듣지 않았는데 지금은 콘서트도 찾아갈 정도로 열혈 팬이 됐다”고 말했다.
 
# 직장인 김수경(31)씨는 스마트폰 속 음악 재생목록에 트로트를 더했다. 송가인의 ‘진정인가요’, 홍자의 ‘상사화’ 등 다양하다. 김씨는 “트로트는 박자만 신나는 줄 알았는데 사랑에 대한 슬픔, 삶의 애환 등이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쿵짝 쿵짝” 트로트가 세대를 아우르는 열풍으로 최근 TV·SNS·음원 등 각종 미디어를 휩쓸고 있다. 트로트를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도 잇따라 인기다. 지난 5월 종영한 TV조선의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은 평균 시청률 18.1%(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로 종합편성채널 예능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현재 방송 중인 KNN의 ‘K-트로트 서바이벌 골든마스크’는 첫 방송날인 지난 5일, 분당 최고 시청률 8.87%(닐슨코리아 부산·경남 기준)를 나타냈다. 같은 시간 KBS2 ‘연예가 중계’(4.3%), MBC ‘류현진 올스타전 선발특집’(2%)보다 더 높다.
 
음원 차트에서도 트로트는 맹활약 중이다. 디지털 음원 서비스 ‘카카오뮤직’ 7월 둘째 주 순위를 보면 30위 안에 5곡(홍진영 ‘오늘 밤에’ ‘잘가라’, 장윤정 ‘사랑 참’ ‘목포행 완행열차’, 송가인 ‘무명배우’)이 트로트다. 이 중 두 곡이 5위 안에 들었다. 지니뮤직에선 전체 음악 스트리밍 중 트로트 비중이 지난해 12월 0.99%에서 올해 5월 1.74%로 껑충 뛰어올랐다.
 
가창력, 무대 매너 겸비
그렇다면 트로트, 왜 다시 뜨는 걸까. 먼저 스마트폰 같은 기기와 친해진 중장년층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포털 사이트는 물론 유튜브 사용을 자유자재로 하는 세대가 확장되면서 덩달아 중장년층에게 공감을 많이 받는 트로트 콘텐트 인기가 많아졌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50대 이상이 다른 연령층보다 유튜브 앱 사용시간(101억 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좋아하는 가수의 테이프를 구입해 혼자 집에서 듣던 시대는 지난 것이다. 이제는 유튜브로 좋아하는 가수의 영상을 보고 이를 주위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등 K팝 아이돌 스타를 좋아하는 10대들 못지않은 팬심을 발휘한다. 트로트 관련 콘텐트에 수많은 중년 팬들이 반응해 트로트 가수를 중년들의 대통령이라고 표현하는 신조어 ‘중통령’도 생겼다.
 
1980년대 가수 혜은이 모습(왼쪽)과 이를 따라 분장한 2019년 가수 요요미.

1980년대 가수 혜은이 모습(왼쪽)과 이를 따라 분장한 2019년 가수 요요미.

두 번째 요인은 트로트 가수의 노래 실력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보여준 가창력이 화제가 되면서 트로트 가수들의 라이브 실력이 주목받았다. 젊은 시청자들은 화려한 퍼포먼스 중심의 K팝 무대를 보다가 한이 담긴 가사와 선율에 집중하는 트로트 무대를 보고 색다른 즐거움을 얻는다. 공연기획사 쇼플러스의 이재은 기획팀 과장은 “트로트 공연의 관람 후기를 보면 ‘부모님 보여드리러 왔다가 제가 더 팬이 됐어요’라는 반응이 많다”며 “어떤 무대든 대부분 라이브로 노래하는 트로트 가수들의 매력적인 가창력에 빠지는 젊은 관객이 늘면서 2030세대 관람객도 부쩍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현대 트로트와 전통 트로트의 조화도 인기에 한몫했다. 트로트 부흥기는 2004년 시작됐다. 장윤정의 ‘어머나’가 인기를 끈 데 이어 2009년엔 박현빈의 ‘오빠만 믿어’,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 등이 주목을 받았다. 이런 현대판 트로트의 열기가 올해는 전통 트로트 무대로 퍼졌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동백아가씨’ ‘한 많은 대동강’ ‘단장의 미아리 고개’ 같은 60~70년대 트로트가 다시 불렸다. 이는 중장년에게 추억을, 2030세대에겐 신선함을 선사했다.
 
 
현대·전통 트로트 화음
전통 트로트는 유튜브를 통해서도 퍼져 나갔다. 가수 주현미는 유튜브 채널 ‘주현미 TV’를 개설해 1942년도에 발매된 ‘찔레꽃’, 53년도 노래 ‘봄날은 간다’ 같은 옛 노래 영상을 올렸다. 전통 노래를 복원한 듯한 이 채널은 현재 구독자 4만 명을 넘어섰다. 구독자 9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20대 가수 요요미도 옛 노래를 부른 영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요요미는 70~80년대에 유행한 가수 혜은이의 ‘제3한강교’를 리메이크한 CM송(광고음악) ‘월급은 흘러갑니다’를 불러 눈길을 끌고 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이자 강동대 교수는 “트로트는 인간의 하층부 의식, B급 정서까지 함의해 모든 사람을 정서적으로 연결하는 힘이 있다”며 “이 같은 인기는 단순히 명성을 얻으려는 가수들의 수단으로만 사용되는 데 그쳐선 안되고 우리나라 국민성을 나타내는 음악으로서의 뿌리와 정신을 이해하고 대중에게 전달하는 가수가 계속 나올 수 있는 환경 조성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중앙DB·포켓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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