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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아베 땡큐!"…'주전장' 일본인 감독 밝힌 위안부 진실(종합)



일본계 미국인 감독이 일본군 위안부 영화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보이콧 재팬' 움직임 등 한국과 일본의 감정이 악(惡)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있는 방문이 눈에 띈다.
 
15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미키 데자키 감독)'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주전장' 소개를 위해 한국을 직접 방문한 미키 데자키 감독이 참석해 영화와, 영화의 중심 소재가 되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주전장'은 우익들의 협박에도 겁 없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소용돌이에 스스로 뛰어든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한국·미국·일본 3개국을 넘나들며 3년에 걸친 추적 끝에 일본군 위안부 이슈를 둘러싼 쟁점들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관련 인터뷰를 통해 교과서 검열, 언론 통제, 미국을 향한 선전 활동 등 갖가지 방법들로 위안부 문제를 덮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는 그들의 '숨은 의도'를 단면적으로 드러낸다.

"사실 이 자리에 있는게 초현실적이다"고 운을 뗀 미키 데자키 감독은 "내 영화가 일본에서든 한국에서든 극장에서 개봉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혀 못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발견하고 상영해준 것도 놀랍다고 생각했는데 이 자리에 오게 돼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다"고 진심을 표했다.

이어 "마침 우익 아베 총리가 이슈를 만들어주셔서 더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들었다. 아베 총리가 경제 무역 보복 조치를 통해 '주전장'을 홍보해준 셈이 된 것처럼, 우익들이 이 영화를 보지 말라고 이야기함으로써 이 영화를 홍보해 주고 있다고 느껴진다. 여러모로 아베 총리에 감사드려야 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미키 데자키 감독은 '주전장'에 대해 "이 영화는 여러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한 지점은 '위안부 문제를 법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였다"며 "'성노예나 강제징집이나' 이런 부분도 국제법상으로 법적인 정의가 있다. 강제징집이나 성노예라 했을 때 각자가 갖고 있는 개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법적 정의를 시도하는 것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 하면, 한국사람, 일본사람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공통 용어'를 정리하고, 그 다음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대야 한다고 본다"며 "어떤 논쟁이나 토론에 있어 기본이 되는 바탕이 필요하다 생각하는데 그런 토론이 쌓아올릴 수 있는 토대를 법적 정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극우세력을 콕 집어 저격하면서 2019년 4월 일본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주전장'은 영화에 출연한 우익 논객들이 '상영 중지'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미키 데자키 감독에 대한 고소 협박을 이어가는 등 그들에게 위협으로 자리매김한 영화다.

특히 최근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아베 정권이 '무역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국내에서는 '보이콧 재팬'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 반일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아베 정권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주전장'에 대한 관심 또한 뜨꺼울 수 밖에 없다.

일본 내 우익 인사들의 상영 중지 반대에 대해 미키 데자키 감독은 "수정주의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영화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기 위해 많이 활동 중이다. 그들은 내게 '속았다'고 말하고 이 영화를 '보지 말라'고 하고 있다. 여기에 나를 고소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밝혔다.

미키 데자키 감독은 "하지만 '속였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 물론 연구적인, 학술적인 프로젝트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부분에 '속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건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들의 주장은 부조리하고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유리한 상황이다. 우리는 법정의 문서를 기다리고 있고 판결은 법이 하는 것이다"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일본 젊은 세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이 이슈를 접하는 건 한일 합의가 있을 때나 소녀상 건립 문제가 나올 때 뿐이다. 제한적이다"며 "일본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그 학생들도 영화를 보고 '충격적이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문제가 있는지 아예 몰랐다'고도 했다.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있더라"고 토로했다.

"영화에 대한 반응 자체는 긍정적이고 과분하다"며 미소지은 미키 데자키 감독은 "SNS에서는 '지금까지 본 다큐 중에 최고'라고 하더라. 물론 얼마나 다큐를 봤는지는 모르겠다"며 "영화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있는 등 개봉 시기적으로도 운이 따랐다. 젊은 사람들이 움직여주고 있어 고맙다"고 덧붙였다.

'주전장'은 한일 양국의 삼엄한 분위기 속 국가 대 국가의 증오심을 넘어, 보다 생산적인 대화를 펼쳐낼 새로운 지평을 만들어낼 영화로 기대를 모은다. 25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 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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