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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추경안 처리 급한데도 정개특위 위원장 미루는 사연

정치개혁공동행동 관계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개특위 조속한 재개 및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혁에 앞장 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정치개혁공동행동 관계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개특위 조속한 재개 및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혁에 앞장 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의 위원장 선임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활동 기한을 연장하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두 특위 위원장을 한 자리씩 맡기로 합의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는 쪽으로 사실상 입장을 정리한 상태다. 그러나 위원장 선임을 차일피일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4일 의원총회 직후 “(원내 지도부가) 다음 주 초 (특위 위원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4일까지도 발표하지 않았다. 주요 원내당직자들도 진도를 가름하지 못하고 있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인영 원내대표가 '내게 맡겨달라면서 기다려달라'고 했다. 나도 어떻게 결정할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전권을 갖고 정개특위 위원장을 고심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이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상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 정개특위 위원장 발표를 좀 기다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야당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정개특위 위원장 임명을 지렛대로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중 민주당이 어떤 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을지에 관한 논의할 예정이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중 민주당이 어떤 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을지에 관한 논의할 예정이다. [뉴스1]

현재 국회는 야당이 여당을 향해 공세를 펼치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 마음이 급하지만, 한국당은 여전히 비협조적이다. 한편으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해군 2함대 수상거동자 사건으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안 제출까지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가진 협상 카드는 사실상 ‘특위 위원장 임명’ 밖에 없다. 여야가 설치를 논의하고 있는 국회 특위는 윤리특위와 남북경제협력특위, 에너지특위, 저출산ㆍ고령화대책특위, 노동개혁특위 등 5개가 있다. 여기에 활동 기한이 연장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까지 합치면 7개다. 7개의 특위 위원장을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이 어떻게 나눠 맡을지가 추후 협상 대상이다. 위원장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야당이 추경 등을 대하는 태도가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일괄협상'을 위해 정개특위 위원장을 포함한 특위 위원장 ‘교통정리’를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새 정개특위 위원장감을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발표가 미뤄지는 이유다. 이 원내대표는 5선의 원혜영 의원에게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원 의원은 고사했다고 한다. 현재는 홍영표ㆍ김상희ㆍ이상민ㆍ박병석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왼쪽부터),손학규 바른미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야3당 대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야 3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개특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1]

이정미 정의당(왼쪽부터),손학규 바른미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야3당 대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야 3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개특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1]

민주당이 선택을 미룰수록 선거제 개편 문제를 공조해온 바른미래당ㆍ민주평화당ㆍ정의당은 답답하기만 하다.. 정개특위 활동시한이 다음 달 31일까지로 60일 연장됐지만, 위원장이 정해지지 않아 회의를 못 열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벌써 4분의 1 가까이 지났다.
 
5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도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취해온 미지근한 태도를 떠올리면 과연 선거제 개혁을 끝까지 책임 있게 밀고 갈 것인지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민주당이 진정 정치개혁에 의지를 갖추고 있다면, 하루속히 정개특위 위원장을 결정하고 특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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