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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일본의 보복 철회 위해선 진전된 징용 해법 내놔야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한·일 관계가 점입가경이다.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나기가 무섭게 아베는 비장의 카드를 전격 꺼내 들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로 쓰이는 3개 품목의 대 한국 수출에 대해 건건이 심사를 엄격히 하겠다는 내용이다. 8월에는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함으로써 1100여 종의 전략 물자 관련 품목을 전면적으로 수출 규제할 공산이 크다. 엄밀히 말해 금수 조치는 아니지만 일본 정부 마음대로 대 한국 수출 품목과 수량을 통제할 칼자루를 쥐겠다는 뜻이다. 농수산물 수입 검역 강화, 송금 제한, 비자 발급 절차 강화 등도 보복의 예비 항목으로 거론된다.
 
우리 경제에 주는 타격이 즉각적이고 가장 아픈 급소부터 가격하는 방식으로 보복 수순을 밟고 있다. 아베 정부는 ‘보복’이라는 용어를 극구 회피한 채 ‘신뢰 관계의 훼손’을 수출 규제 강화의 이유로 들고 있다. 더불어 전략 물자와 물품의 제3국으로의 유출 등 한국 정부의 부적절한 관리 문제를 간접적으로 흘리는 방식으로 보복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다. 이른바 ‘준법 투쟁’적 보복으로 볼 수 있지만, 견강부회일 뿐이다. 이번 보복의 시발점은 위안부재단의 일방 해산과 강제 징용 판결에 대한 극도의 불만과 반발로 봐야 할 것이다. 강제 징용 재판 결과에 대한 한국 정부의 ‘무대책’에 대한 아베의 분노 폭발이 한국 경제를 정조준한 치밀한 보복으로 이어진 결과다.
 
참의원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베 1강’의 지배하에 있는 일본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보복이 철회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무엇보다 징용 재판 결과에 대해서는 대다수 일본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고 보수 우파 세력은 팽배한 불평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한국에 무자비한 강공을 펼치는 아베를 내심 지지하고 있는 기류가 만만치 않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보복 철회를 위해서는 원점을 타격하는 데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같은 국제 여론전, 대미 외교, 자체 기술 개발, 일본산 불매 운동 등 다양한 해법이 모색되고 있지만 당장 엄습할지도 모를 경제의 타격을 막는 처방전으로는 미흡하다. 맞보복도 대안이지만 양국 경제가 감수할 손실은 여전히 비대칭적이다. 보복의 덜미를 잡힌 것은 징용재판 결과에 대한 처리 방안이 너무 늦고 신통치 않았다는 데 있다.
 
두 가지 방안이 있다. 플랜A는 지난달 19일 외교부가 제안한 기업+기업 출연 방식에, 한국 정부의 역할을 더하여 2+1 체제로 진전시켜 완성도가 높은 협상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경우 피해자 그룹과 국내 출연 기업과의 사전 협의는 필수이다. 피해자 규모와 배상액도 어느 정도 가늠되어야 한다. 소송의 시효도 중요한 요건이다. 더불어 2007년 특별법으로 기지급된 징병·징용 사망, 부상 피해자와의 균형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궁리가 요구된다. 모든 이해 세력과의 조율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이 안은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다는 게 난점이다.
 
플랜B는 사법적 해결을 꾀하는 것이다. 필자는 파국을 막을 방안으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한·일이 공동 제소하는 방안을 주장해 왔다. 강제 집행 절차를 보류시켜 3~4년 시간을 벌고 보복을 철회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피해자 구제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 ICJ 판결을 받아보자는 것이다. ICJ에 회부된다면 부분 승소, 부분 패소로 결론이 예상된다. 국가 간 합의로 피해자 개인의 권리를 소멸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다.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에 양국이 화해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플랜A로 해결을 꾀해보되 여의치 않으면 플랜B 가능성도 열어두고 대비하면 어떨까.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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