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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美, 우리 입장에 세게 공감” 하지만 꿈쩍 않는 美

지난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 청와대사진기자단=중앙일보 김성룡 기자

지난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 청와대사진기자단=중앙일보 김성룡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대응을 위해 워싱턴에 급파됐다 13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오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중재’라는 말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는 워싱턴의 덜러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재란 표현은 기자들이 쓴 것이고, 제가 미 행정부나 의회에 가서 중재란 표현을 쓴 적이 없다”며 “일본의 부당한 조치가 한ㆍ미ㆍ일 공조에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만약 3국 공조가 중요하다고 본다면 미국이 국가로서 알아서 할 일을 할 것이고 그것을 뭐 제가 뭘 중재를 해 달라 이런 말은 안 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우리 논리에)미국이 좀 세게 공감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가 “아직 미국이 중재, 개입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한 데 대해선 “뭐 표현을 좀 더 잘할 수도 있었겠다. 좀 그런 표현은 지금 타이밍상이나 좀 거시기하네요”라고 말했다. 한국의 외교ㆍ안보 사안에 미국의 적극적 개입을 요청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김 차장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선 좀 더 예민해진 모습이었다. ‘방미 결과가 기대보다 미흡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면에서 미흡한지 설명해달라”고 했고,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미국이 공감했냐’는 질문이 거듭되자 “우리 입장을 (공감했다는 것)”이라며 “말을 똑바로 알아들으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 차장의 전격 방미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이 양자 간에 풀어보라’는 미국의 입장이 달라졌다는 징후는 감지되지 않는다. 김 차장뿐 아니라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김희상 양자경제외교국장도 워싱턴에 가 10~13일 나흘 동안 장관급을 포함해 최소 9명의 미 고위 인사와 면담했는데도 말이다. 이를 두고 한ㆍ미ㆍ일 3각 협력 구도에 구조적 변화가 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①“미국 ‘좋은 한ㆍ일 관계’ 절실함 떨어진 듯”  
우선 미국의 대아시아 기조 변화로 ‘좋은 한ㆍ일 관계’에 대한 미국의 절실함이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로 회귀’ 정책은 동맹국을 활용한 일종의 ‘안보 아웃소싱’이었다. 한국과 일본이 친해야 미국 안보가 더 튼튼해졌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동맹국 역량을 강화해 그 힘을 끌어다 쓰는 역외균형전략을 썼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ㆍ태평양’ 구상도 대중 견제는 같지만 지금은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어 역내 국가들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북한 문제에만 집중하는 데 대해 미국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지적도 있다. 대미 소식통은 “미 행정부가 일본은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보는 반면 한국은 미국과 북한 문제만 논의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원 이슈 컨트리’(one issue country)라는 말을 관료들이 공공연히 한다”고 전했다.  
 ②미ㆍ일은 전략동맹, 한ㆍ미는 북핵동맹?  
미 국방부가 6월 발표한 ‘인도ㆍ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도 이런 미묘한 인식 차이가 드러난다. 보고서는 미ㆍ일 동맹에 대해 ‘(북ㆍ중ㆍ러의 위협에 대응하는)비대칭 우위로서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한ㆍ미 동맹에 대해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함께 전념하고 있다’고만 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데이비드 스틸웰 차관보의 첫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국무부가 발표한 방한, 방일 의제도 미묘하게 달랐다. 방일을 놓곤 “동북아 역내 및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조율한다”며 전략적 수준의 폭넓은 협의로 표현했다. 하지만 방한을 놓곤 “한ㆍ미동맹을 한층 심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며 양자동맹에 집중하는 것처럼 알렸다. 
 ③트럼프 대통령 한ㆍ일 관계 관심 없나
무엇보다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개인적 특성이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주의보다 양자주의를 선호한다. 한ㆍ일 갈등이 당연히 불편하겠지만 이게 ‘한ㆍ미ㆍ일 3자 협력을 크게 훼손해 문제’라는 위기의식은 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1월 20일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트윗 중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함께 언급한 것은 2건뿐이었다. ‘한국’과 ‘일본’을 함께 언급한 건 8건이었고, ‘3자(trilateral)’라는 단어는 한 번도 안 썼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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