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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전쟁, 마구잡이 살육” 인권 논란…두테르테 “바보들은 이해 못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뉴시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뉴시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을 둘러싼 인권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UNHRC)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권 위반 진상 조사에 나섰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진상 조사 결의안에 찬선한 국가들에 폭언을 쏟아내며 반발하고 있다.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교정 당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진상 조사 착수 결의안'에 동의한 국가들을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고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 XXX들은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 바보들은 필리핀의 사회·경제·정치적 문제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결의안을 제출한 아이슬란드를 겨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슬란드의 문제는 얼음이 너무 많고 밤낮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밤에도 햇빛이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범죄도 없고, 경찰도 없는 이유를 이해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인권 담당자들에게 '필리핀을 파괴하면 죽여버릴 것이라고 말하는 게 잘못이냐'고 물어보겠다"며 과격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폭언은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의 결정에서 비롯됐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아이슬란드가 제출한 '진상 조사 착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8표, 반대 14표, 기권 15표로 통과시켰다. 표결에 참석한 국가 가운데 아이슬란드 등 18개국이 찬성했고, 중국 등 14개국이 반대했다. 일본 등 15개국은 불참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결의안 통과에 따라 필리핀 당국에 사법절차를 벗어난 살상을 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 대표에게 1년 안에 이 문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특별 조사관을 임명해 두테르테 대통령이 벌이는 '더러운 전쟁'의 인권 위반 실태 등에 대한 조사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은 2016년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과 함께 시작됐다. 마약 사범 퇴치라는 명분으로 필리핀 경찰들은 마약 사범들을 사살하는 등의 강력한 공권력을 집행했다. 필리핀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3년간 총 6600명의 마약 사범이 경찰에 사살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하지만 인권운동가들은 필리핀 공권력에 의해 최소 2만7000명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지난 8일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 실태가 담긴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단체는 보고서에서 "필리핀 경찰은 그냥 죽인다. 필리핀은 경찰에 의한 초법적 살해가 만연한 '킬링필드'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필리핀이 마약 사범 퇴치라는 이름 아래 마구잡이 살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주로 힘없고 가난한 빈민층이 최대 희생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유엔인권이사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에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밝히면 유엔 조사를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도 유엔인권위의 결의안을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자 필리핀에 대한 모욕으로 규정하고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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