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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에 ‘치유’ 더해야 건강해진다

환자 주도 치유 전략

환자 주도 치유 전략

환자 주도 치유 전략
웨인 조나스 지음
추미란 옮김
동녘라이프
 
30년 넘게 만성질환 치유법을 연구하며 ‘미국 최고 가정의’ 상(2007)까지 수상한 웨인 조나스 교수(조지타운대 의대&국립군의관 의대)는 아픈 사람을 다시 건강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어느날 의문이 들었다. ‘가장 엄격하고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해 치료할 때는 도무지 낫지 않다가 내가 회의적으로 보던 비과학적 방법들을 채택한 후 놀라울 정도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았다. … 그렇다면 과학은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
 
그가 우선 주목한 것은 플라세보 효과(plasebo effect)다. 약 대신 설탕물을 쓰거나 심지어 수술하는 척만으로도 환자의 통증 정도가 개선되는, ‘현대의학 연구에서 잠자는 거인’이다. 하지만 설탕물이나 가짜 수술이 환자를 진짜 치료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환자는 어떻게 나은 것일까. 저자의 설명은 이렇다. “플라세보가 나은 방법인가 아닌가 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낫느냐 아니냐다. 어떤 치료법이든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치료의 맥락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극대화하고, 환자와 그 환자가 속한 문화 공동체가 느끼는 치료의 의미를 극대화해야 한다. 의료란 결국 의미 부여를 통해 치유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의사들이 처방하는 치료로는 병의 20%만 고칠 수 있을 뿐”이라며 “나머지 80%는 환자 스스로 내면의 치유 과정을 활성화함으로써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사람은 누구나 치유 능력을 갖고 태어나며, 그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기만 한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여 이 책은 스스로 ‘치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연구 결과가 담긴 흥미진진한 리포트다. 챕터별로 다양한 임상 사례를 드라마처럼 보여주는 저자의 글솜씨가 맛깔나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미국에서는 진짜 치료 행위가 없는데도 치유가 이루어지는 사례를 보며 전통·현대·주류·대체의학을 관통하는 치유의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저자는 그런 연구의 선봉에 서고 있는 사람이다. 미국국립보건원 대체의학국 국장, 세계보건기구 전통의학탁월성센터 책임자로서 전통 의료 및 지역 문화에 바탕을 둔 전세계 치료센터도 30곳 넘게 방문했다.
 
현대 의료체계에 대한 저자의 반성은 통렬하다. “현재의 의료는 비정상적으로 질병의 육체적 측면에만 집중한다. 경제적·행정적 압박 때문에 환자의 존재 전체를 치유할 치유의 다른 차원들을 전적으로 배제해버린다. 환자들이 살아가는 환경, 그 사회적·감정적 요소들, 라이프스타일, 행동, 정신적·영적인 내면의 차원들 또한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눈에 빤히 보이는데도, 그렇게 해줄 시간도 수단도 없다.”
 
그렇다면 환자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인도 고유의 의료체계이면서 오늘날에도 실행되고 있는 치료법 ‘아유르베다’를 활용하고 있는 마누 박사의 조언은 이렇다. “인간은 생화학적인 몸뚱아리만은 아닙니다. 온전한 치료를 원한다면 우리가 육체적·사회적·정신적·영적 존재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면과의 연결이 이루어지면 치유가 이루어지고 비로소 온전해집니다.”
 
저자는 “지금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직시하도록 하고 그것을 통해 마음 가장 깊은 곳이 움직이는 경험을 하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라며 “환자가 자기만이 느끼는 삶의 깊은 의미를 발견하는 법을 터득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정형모 전문기자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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