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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영장 기각당한 경찰…“윤석열, 문무일보다 껄끄러워”

7년 전 윤우진 당시 용산세무서장(현재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형)의 뇌물 수수 의혹 사건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윤 후보자는 ‘변호사 소개’를 둘러싸고 위증과 변호사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여당 측 인사들은 “의협심 캐릭터”라거나 “의리의 총대 멘 것”이라며 적극 방어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윤 후보자의 위증과 변호사법 위반 여부 자체보다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검찰은 이 사건 초기부터 경찰 수사를 부정적이고 음모론적 시각의 틀에서 보고 있었다. 한 경찰 관계자의 얘기다.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긴장감
윤 후보자 직·간접적 관여한 사건
지휘권 내세워 수차례 영장 기각

윤 후보자 “상호 협력관계로 갈 것”
경찰 “검찰 우선주의로 갈 가능성”

김광준 부장검사 수뢰의혹 영장 기각
 
청와대는 위증과 변호사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왼쪽)에 대해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임현동 기자]

청와대는 위증과 변호사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왼쪽)에 대해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임현동 기자]

“뼛속까지 검사라는 윤 후보자는 경찰을 대등한 관계의 수사 협조기관으로 대우하기보다는 철저하게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하는 상하관계라는 인식을 가진 인물로 많은 경찰은 여긴다. (윤 후보자가 연루된) 용산세무서장 사건은 물론이고 그가 특수부장으로 재직하며 지휘한 경찰의 주요 사건들에서 유독 검경 간 큰 갈등이 벌어졌다.”
 
양측의 갈등은 주로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놓고 표면화됐다. 경찰은 윤 전 세무서장이 골프 접대를 자주 받은 경기도 영종도의 한 골프장을 지목하고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여섯 번이나 영장을 기각했다. 윤 전 세무서장의 이름으로 예약된 부분만 들여다보면 되는데 특정 기간의 전체 자료를 압수하는 것은 과도한 수사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경찰은 대부분 차명으로 골프 예약이 이뤄졌기 때문에 의심 가는 기간의 자료를 모두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경찰은 윤 전 세무서장이 문제의 골프장에서 검사들과 자주 라운딩을 한 정황도 포착했다. 윤 후보자도 윤 전 세무서장과 골프를 친 적은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윤 후보자를 포함해 당시 검찰 측은 경찰이 검사들을 표적으로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수사를 한다고 의심했다. 윤 전 세무서장이 해외로 도피하기 직전까지 사용한 차명폰에서도 윤 후보자를 포함해 여러 검사와 통화한 내역도 다수 나왔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1년 6개월을 끌다가 결국 윤 전 세무서장을 무혐의 처리했다. “윤씨와 업자 사이의 친분을 볼 때 사회 통념상 인정할 수 있다”라거나 “대가성이 없다”, “증거가 부족하다” 등의 이유에서였다.
 
평소 수사지휘권 문제에 있어 보수적이고 권위적 시각을 지닌 윤 후보자가 향후 민갑룡 경찰청장과 어떤 식의 관계 설정을 해 나갈지 주목된다. [뉴시스]

평소 수사지휘권 문제에 있어 보수적이고 권위적 시각을 지닌 윤 후보자가 향후 민갑룡 경찰청장과 어떤 식의 관계 설정을 해 나갈지 주목된다. [뉴시스]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는 “범죄 혐의를 입증할 압수수색영장이 계속 기각되면서 경찰의 수사 의지가 꺾였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경찰은 또 하나의 중요한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2년 11월 국내 최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은닉 자금을 추적 중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검사가 조씨의 측근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수수한 정황이 확인됐다. 김광준 부장검사 수뢰 사건이다. 경찰은 김 부장검사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기각했다. 경찰 수사를 지휘한 곳은 윤 후보자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였다.
 
당시 윤 후보자는 영장 기각 이유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내세우며 ‘영장 스크린 기준’이란 표현을 했다. 그는 “이번 영장은 통상적인 수사지휘 관행과 기준과 원칙에 의하면 응당 기각하는 것이 맞다”고 기자들에게 해명했다. 윤 후보자는 영장에 첨부된 수사기록 일부(돈을 입금한 사람에 대한 내용)가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윤 후보자는 당시 “(수사) 지휘권의 잠탈(潛脫·몰래 빠져나간다)”이라며 경찰을 상대로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이 불순한 의도를 보였다는 의미였다. 검찰은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를 진행하는 상황이었고 경찰은 검찰이 수사를 중간에 가로챈 데다 후속 수사마저 방해한다고 반발했다.
  
“경찰, 혐의 다 못밝히고 수사 끝내기도”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2012년 말부터 수사를 한 보수단체 자유총연맹의 국고보조금 횡령 의혹 사건도 당시 윤 후보자의 특수 1부가 지휘라인이었다. 이때도 검찰은 회계장부 등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영장을 수차례 기각했다. 이 와중에 자유총연맹 내에서는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행위도 벌어졌다. 경찰의 불만은 커졌지만 검찰의 지휘를 벗어날 순 없었다. 사건 내막을 잘 아는 자유총연맹 한 전직 간부는 “반복된 영장 기각으로 경찰은 범죄 혐의를 다 밝히지 못하고 적당한 선에서 수사를 끝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검사나 고위 공직자, 유명 기관이나 단체를 수사할 때마다 ‘특수 수사’는 검찰의 몫이라는 수사 기득권을 내비칠 때가 종종 있다”며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남용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청문회 때 검찰의 수사지휘권과 관련 “‘지휘’라는 개념보다 ‘상호 협력 관계’로 갈 수 있는 문제”라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윤 후보자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경찰의 주요 수사 사례로 볼 때 그의 이런 언급이 지켜질지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 향후 그가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보일 행보가 검찰 조직 우선주의로 흐를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경찰 한 고위 인사는 “윤 후보자는 평소 검경 관계 설정에서 상당히 권위적인 시각을 가진 인물로 비친다”며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문무일 총장보다 윤 후보자가 더 껄끄러운 상대라는 얘기가 경찰 내에서 파다하다”고 말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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