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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공익위원? 사익위원? 노익위원?

기자
김종윤 사진 김종윤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앙SUNDAY 편집국장 김종윤입니다.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87%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2010년 이후 가장 낮고, 역대 3번째로 낮은 인상률입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 논란이 커지자 속도 조절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노사의 반응은 완전히 갈립니다. 사용자 측은 동결이 안 돼 “아쉽다”고 하고, 노동자 측은 “참사”라며 반발하는 모양새입니다. 노 측은 이의신청을 할 방침이지만 그동안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진 적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최저임금은 이 선에서 결정됐다고 봐야 합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사용자위원 안 8590원과 근로자위원 안 8880원을 놓고 투표한 결과 사용자안 15표, 근로자안 11표, 기권 1표로 사용자안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최종 결정했다. [뉴스1]

최저임금위원회는 사용자위원 안 8590원과 근로자위원 안 8880원을 놓고 투표한 결과 사용자안 15표, 근로자안 11표, 기권 1표로 사용자안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최종 결정했다. [뉴스1]

올해 최저임금 결정은 혼선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말은 이번 결정이 마침이 아니라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재편하는 시작이 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정부가 올해 국회에 제출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구간 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한다는 내용입니다. 
 
전문가로 구성한 구간설정위원회가 인상 범위를 제시하면, 노사위원과 공익위원으로 이루어진 결정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이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은 기존 방식대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9명의 공익 위원이 사퇴했고, 새로 공익 위원이 구성됐습니다.  
 
최저임금 결정의 핵심은 공익위원입니다. 위원회는 근로자 위원 9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 위원 9명으로 구성됩니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12조는 근로자 위원, 사용자 위원, 공익 위원 모두 고용노동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위촉한다고 규정합니다. 제청된 근로자 위원은 노동조합에서 추천한 사람입니다. 제청된 사용자 위원은 전국적 규모의 사용자 단체가 추천한 사람입니다.   
 
당연히 근로자 위원은 노조 쪽 목소리를, 사용자 위원은 사용자 쪽 목소리를 대변합니다. 반면에 공익 위원은 추천하는 곳이 없습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의 제청만 있을 뿐입니다. 장관 마음대로 제청하면 그만입니다. 정권의 뜻대로 움직이는 위원 중심으로 구성되는 이유입니다.  
 
이런 구조가 최저임금 조정을 놓고 논란을 불러 옵니다. 사실상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위원은 공익 위원이고, 그들은 정부의 입김에 휘둘립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저임금 결정 기준이 왔다 갔다 합니다.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가 판을 치는 폐습이 되풀이하는 까닭입니다. 오죽했으면 공익(公益) 위원이 보수 정권에서는 사익(使益) 위원으로, 진보정권에서는 노익(勞益) 위원으로 불렸을까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정부가 단독으로 공익위원을 추천하는 권한을 없애고 국회 추천권을 신설해 중립성을 보장하자는 겁니다.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꼭 필요합니다. 덧붙여 업종별ㆍ규모별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도 개정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미 최저임금위는 올 하반기에 제도개선전문위를 구성해 업종별ㆍ규모별 차등 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첨단 제조업과 영세 음식ㆍ숙박업에 똑같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통계청 등의 조사에 따르면 음식ㆍ숙박업 종사자 중 최저임금도 못 받는 사람은 40%나 되는데 최저임금이 오르면 결국 업주는 일자리를 줄이는 게 당연한 수순입니다. 
 
업종별·규모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통해 한계선상에 놓인 이들의 일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임금 조금 덜 받더라도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이들의 목소리가 애처롭습니다. 제도개선전문위는 현명한 안을 도출해야 합니다. 그 안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포함돼야 합니다. 국회가 답을 할 차례입니다.  
 
지난주 중앙SUNDAY는 '회사 가면 우울한데, 회사는 나 몰라라'하는 직장 환경을 살펴봤습니다. 직원 건강이 경영 화두가 된 시대에 국내 기업 중 직원의 정신 건강 등을 관리하는 곳은 10%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직장 내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면 기업의 실적에도 구멍이 뚫립니다. 기업이 건강 경영에 더 관심을 기울이도록 후속 보도 이어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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