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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여선생님 때렸다"는 중학생, 강제전학 못 보내나

학생이 교사에게 폭언·폭행을 저지르거나 교육 활동을 방해하는 ‘교권 침해’ 행위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연합뉴스]

학생이 교사에게 폭언·폭행을 저지르거나 교육 활동을 방해하는 ‘교권 침해’ 행위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연합뉴스]

"2만원 줄 테니 선생님을 때려보라"는 친구의 말에 수업 중인 교사의 머리를 때린 중학생이 학교로부터 출석정지 10일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폭행을 제안한 학생도 같은 징계를 받았다. 교육계에서는 "교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서울 성북구의 A중학교에서 1학년 과학 수업 시간 도중에 한 남학생이 갑자기 교사의 머리를 때렸다. 봉변을 당한 교사는 새로 온 여교사였다. 가해 학생은 학교 측의 진상 조사에서 "친구가 '선생님을 때리면 돈을 주겠다'고 해서 장난삼아 한 일"이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원래 "담임 선생님을 때리자"고 모의했다가 '만만한' 여교사로 대상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생활교육위원회(선도위)를 열고 교사를 때린 학생과 폭행을 제안한 학생 모두에게 정학 10일을 처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학교 교사는 "두 학생은 곧바로 강제전학을 보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피해 교사와 가해 학생이 한 학교에 있을 수 없다. 아이들이 전학 가지 않으면, 피해 교사가 도망치듯 다른 학교로 전근 가야 하는데 이게 옳은 상황이냐"고 반문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역시 "전학을 보내는 게 맞다"면서 "해당 교사는 많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수업 시간에 장난의 대상이 됐다. 가해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있다면 수업을 지속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징계가 솜방망이에 그친 것은 현행 초·중등교육법상 교권침해 사안에 대해서는 학생을 강제전학을 보낼 수 없게 돼 있어서다. 법에 따르면 교권을 침해한 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처분은 교내봉사·사회봉사·특별교육·출석정지·퇴학 등 5가지다. 반면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는 학급 교체나 강제전학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교사를 때리거나 수모를 준 학생을 학교장이 강제전학을 보낼 수 있었다. 초중등교육법에 '학생의 교육환경에 변화가 필요할 경우 학교장이 전학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별도 조항이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법원에서 이 조항을 근거로 징계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해 무효화됐다.  
 
대안으로 교육청 지침을 통해 강제전학을 가능하게 했지만, 학부모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려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하지만 올 10월부터는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강제전학 조치가 가능해진다. 국회에서 지난 3월 28일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통과돼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에는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학급교체 또는 강제 전학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또 가해 학생의 학부모는 특별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이를 거부하면 과태료 300만원 처분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는 교권 침해를 당한 교사가 해당 사건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소송비 등도 자비로 감당하는 등 개인 차원에서 처리했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교육청이 사건 처리를 도맡고 비용은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된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교육의 1차 목적은 잘못된 길을 가는 아이들을 선도하는 것"이라면서 "일벌백계가 능사는 아니지만 악의적이고 반복적으로 교권침해를 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법을 강화하는 것이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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