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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경은 어쩌다가 '反아베 영화' 주인공이 됐나

정치 스캔들을 다룬 일본영화 '신문기자'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 심은경

정치 스캔들을 다룬 일본영화 '신문기자'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 심은경

정치 스캔들을 다룬 일본영화 '신문기자'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심은경

정치 스캔들을 다룬 일본영화 '신문기자'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심은경

 
배우 심은경(25)는 어쩌다 반(反)아베 성향의 일본 영화의 주인공이 됐을까.  
심은경은 현재 일본에서 상영중인 영화 '신문기자'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익명의 제보를 받고, 대학신설 관련 정치권 스캔들을 취재하는 신문기자 요시오카 에리카 역이다. 
영화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가케학원 스캔들(아베 정권이 특정 사학재단에 수의대 신설과 관련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연상시키며,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좀처럼 정치영화가 나오지 않은 일본의 현실에서 정치권력, 그것도 현직 총리를 대놓고 '저격'했다는 점에서 영화가 일본 사회에 던진 충격은 대단했다.    
현실을 방불케 하는 내용 못지않게 화제가 된 건, 주인공을 일본 배우가 아닌, 한국 배우가 맡았다는 점이다. 
국내 흥행작 '써니' '수상한 그녀'가 일본에서 리메이크되면서 심은경의 지명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일본 영화 데뷔작에서 주연까지 거머쥔 건 매우 이례적이란 반응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심은경이 영화 '신문기자'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배경에 대한 기사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에서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신문기자' 포스터. 신문기자가 정권 차원의 대형 비리를 파헤치는 내용이다.

일본에서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신문기자' 포스터. 신문기자가 정권 차원의 대형 비리를 파헤치는 내용이다.

 
아사히예능 인터넷판은 최근 "물망에 올랐던 일본 여배우들이 모두 출연을 거절하는 바람에 한국 배우 심은경이 여주인공을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배역의 제안은 인기 배우 미야자키 아오이와 미츠시마 히카리에게 들어갔지만, 두 배우 모두 출연을 거절했다. 영화에 출연할 경우, 반(反)정부 이미지가 붙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영화 관계자는 "이들 뿐 아니라, 대형기획사 소속 여배우들은 누구도 이 역할을 맡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결국 그 역할은 반정부 이미지가 붙어도 활동에 큰 제약이 따르지 않는 한국 배우 심은경에게 돌아갔다"고 말했다.  
주인공 요시오카는 영화의 원작자인 도쿄신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를 모델로 한 인물이다. 
모치즈키 기자는 아베 정권에 눈엣가시 같은 언론인으로, 기자회견에서 사학 스캔들 등 아베 정권이 불편해하는 사안들을 집중적으로, 집요하게 질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저서 '신문기자'를 원안으로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 
심은경이 주인공을 맡게 되면서 요시오카 캐릭터는 애초 구상과 달리, 신문기자인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인물로 바뀌었다.    
영화 관계자는 "모치즈키 기자가 극중 TV 토론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한 장면이 나오는 등 영화가 실제 스캔들을 연상케 한다"며 "때문에 소속사 입장에선 인기 여배우의 이미지가 떨어지는 걸 우려해 출연을 고사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속사 관계자들의 우려처럼 이 영화는 반(反) 아베 성향이 짙다. 
대학 신설을 둘러싼 정치 스캔들, 정부 차원의 정보 조작과 매스컴 공작, 스캔들과 관련한 고위관료의 자살, 총리와 가까운 기자의 성폭력 사건 은폐 등 지금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과 겹쳐보이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당연히 영화를 바라보는 일본 집권층의 시각은 곱지 않다.  
 
일본영화 '신문기자'에서 심은경과 호흡을 맞춘 배우 마츠자카 토리

일본영화 '신문기자'에서 심은경과 호흡을 맞춘 배우 마츠자카 토리

영화 '신문기자'의 젊은 엘리트 관료 스기하라(왼쪽, 마츠자카 토리)는 정권에 불리한 정보와 뉴스의 확산을 막아야 하는 임무에 갈등을 느낀다.

영화 '신문기자'의 젊은 엘리트 관료 스기하라(왼쪽, 마츠자카 토리)는 정권에 불리한 정보와 뉴스의 확산을 막아야 하는 임무에 갈등을 느낀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과 가까운 정계 관계자는 "연금 문제로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이런 영화('신문기자')가 나왔다. 영상의 힘은 엄청나다. 상상 이상의 데미지(타격)가 예상된다. 이 영화는 혹시 야당의 모략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영화 개봉 전 영화 내용을 알게 된 아베 정권의 한 고위 관료는 "이런 영화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불같이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네토우요'(우익 성향의 일본 네티즌) 또한 영화 개봉 전부터 영화에 대한 비난을 쏟아붓고 있다.    
실제로 영화 '신문기자'는 홍보·프로모션에서 적잖은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학 스캔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AP=연합뉴스]

사학 스캔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AP=연합뉴스]

 
인기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의 경우, 주연 배우들이 지상파TV의 여러 정보·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영화 소개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신문기자'의 경우 인기 배우 마츠자카 토리(고뇌하는 젊은 엘리트 관료 역)가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출연 기회를 얻지 못했다. 주연 배우 출연은커녕, 지상파TV는 영화 '신문기자'에 대해 거의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다. 개봉 직후 영화 공식사이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커들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당해 사이트가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개봉 초 홍보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입소문이 나면서 꾸준히 관객이 늘고 있고, 개봉 2주가 지난 현재 2억엔(약 21억7000만원)의 흥행수입을 기록했다. 사회고발 영화 치고는 꽤 높은 흥행성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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