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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보복 나비효과…블랙프라이데이에 소니TV 못 사나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가 글로벌 정보통신(IT) 공급망 전체를 흔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은 생산 차질에 이를 정도는 아니지만, 일본의 3대 품목을 계속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현재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는 생산 물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아마존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영향을 받는다. 이들이 경쟁적으로 세우고 있는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데이터센터에 한국기업이 만든 D램과 낸드플래시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일부 서버고객사에 출하된 D램 제품의 품질 이슈가 개선됐다”고 언급하며 아마존웹서비스로의 공급 사실을 내비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 낸드플래시도 50%에 달하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 기업의 생산 차질에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데이터를 연산·처리·해석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공급 차질 가능성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스마트홈·스마트시티 등 요즘 주목받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서비스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핵심 기술이다. 현재 퀄컴·엔비디아·인텔 등은 자신들이 설계한 제품을 삼성전자가 위탁 생산(파운드리)하도록 맡겨놓은 상태다.
 
삼성전자도 자체적으로 ‘엑시노스’ 브랜드로 모바일 AP, 5G 모뎀칩 등을 만든다. 이 시스템 반도체는 심지어 자동차의 인텔리전스를 책임지는 전장 반도체(차량용 반도체)에도 쓰인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아우디에는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9’가 들어간다. 소니의 8K TV에도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AI 영상처리 반도체가 쓰인다.  
 
추수 감사절, 블랙 프라이데이 등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의 빅 세일 이벤트를 앞둔 글로벌 완성품 업체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 주요 대형 TV 업체는 OLED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에 부품 공급 스케줄에 이상이 없는지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둔 5G 스마트폰의 경우 현재 개발을 끝내고 부품을 납품받아 조립하는 단계다. 소니는 TV 라인업 ‘브라비아’에 들어갈 패널을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애플과 화웨이도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삼성디스플레이에 의존하고 있다. AP나 모뎁칩, D램 등의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완제품 양이 줄거나 가격이 오르며 소비자 부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 외국계 기업 임원은 “패널과 주요 부품 적기 공급 여부를 한국 기업에 매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생산 라인인 EUV(극자외선)를 구축해 내년 1월 가동 예정인데, EUV 장비로 고급 파운드리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두 곳뿐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양산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다면 5G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모뎀·CPU·AP 등 향후 수요를 단일 업체에 의존하게 된다"며 "이는 퀄컴·엔비디아·인텔 등 주요 기업들에도 좋지 않은 뉴스”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미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어필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현재는 소강상태지만, 미국은 이미 중국 통신·전자업체 화웨이에 대한 규제로 글로벌 공급망을 흩트려 놓은 전력이 있다. '미국의 전략을 따라 한' 일본에 미국 정부가 이를 멈추라고 얘기할 명분이 있겠느냐는 얘기다. 일본통으로 꼽히는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은 “이번 규제로 단기적으로는 피해 기업과 수혜 기업이 있겠지만, 결국 글로벌 업계 전체에 불리한 연쇄 효과가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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