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댓글만 3000개 “제주도 렌터카 불쾌하고 불안하다”

 손민호의 레저터치 
포털사이트 '다음'에 달린 댓글들. 11일 현재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하나같이 제주도 렌터카 업체들의 횡포를 고발하는 내용이다. 손민호 기자

포털사이트 '다음'에 달린 댓글들. 11일 현재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하나같이 제주도 렌터카 업체들의 횡포를 고발하는 내용이다. 손민호 기자

2주일 전 제주도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미션(변속기)이 나간 렌터카를 받았다. 더 황당했던 건 렌터카 직원들의 태도다. 그들은 사과는커녕 거짓말에 급급했다. “일부러 이 차를 줬느냐?”며 발뺌하더니 “햇볕 아래 오래 세워놓으면 고장이 난다”고 변명을 늘어놨다. 16만9504㎞. 내가 받았던 렌터카 주행거리다. 10만㎞ 뛴 차는 종종 봤지만, 17만㎞ 뛴 차는 처음이었다. 자동차 기초상식이 없었으면 나도 당할 뻔했다.
 
제주도 관광산업에서 렌터카는 해묵은 골칫거리다. 제주도 렌터카 사업은 등록제다. 저가 경쟁이 치열하다. 서비스 불만이 끊이지 않고, 차량 결함 문제로 시비도 잦다. 
미션이 고장 난 렌터카의 계기판. 주행거리가 16만9504㎞로 찍혀 있다. 제주도청 대중교통과에 따르면 제주도 렌터카는 평균 8만㎞~10만㎞ 주행하면 교체된다. 손민호 기자

미션이 고장 난 렌터카의 계기판. 주행거리가 16만9504㎞로 찍혀 있다. 제주도청 대중교통과에 따르면 제주도 렌터카는 평균 8만㎞~10만㎞ 주행하면 교체된다. 손민호 기자

그래도 미션 나간 차가 나올 줄은 몰랐다. 미션은 주행에 절대적인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다. 미션이 나가면 주행 중에 시동이 꺼질 수 있다. 미션 고장은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 결함이다. 섬뜩한 건, 미션이 뭔지도 모르는 운전자들이 제주도에서 핸들을 잡는 현실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제주도 렌터카 현황을 알아봤다. 하도 허술해 기가 막혔다. 제주도청은 정비 불량 렌터카를 단속하지 않는다. 행정력 부족과 법령 미비가 핑계다. 제주도 경찰은 렌터카 사고에서 차량 결함을 확인하지 않는다. 관련 항목 부재가 이유다. 제주도청에 정확한 사고 통계도 없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에 129개 렌터카 업체가 있는데, 사고 현황은 80여 개 업체만 가입한 렌터카 조합공제회 자료만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렌터카 조합공제회의 렌터카 사고 현황. 이 통계에서 약 30%를 추가해야 전체 사고 현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에는 모두 129개 렌터카 업체가 있는데, 80여 개 업체만 조합공제회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손민호 기자

제주도 렌터카 조합공제회의 렌터카 사고 현황. 이 통계에서 약 30%를 추가해야 전체 사고 현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에는 모두 129개 렌터카 업체가 있는데, 80여 개 업체만 조합공제회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손민호 기자

64건. 내가 계산한 제주도 렌터카 교통사고 하루 발생 건수다. 그러니까 렌터카 회사는 고장 차량을 내주고 큰소리를 치는데, 하루에 64건씩 일어나는(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 중에서 몇 건이 차량 결함과 관련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물어물어 찾아낸 제주도 렌터카 여행의 민낯이다. 
 
8일 위 내용을 담은 온라인 기사를 내보냈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댓글만 약 3000개가 달렸다. 댓글을 읽다가 ‘나는 운이 좋았구나’ 한숨을 쉬었다.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사고가 댓글에 다 있었다. 제주도 안 가기 운동을 벌이자는 댓글도 자주 띄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반응. 11일 현재 500개가 넘는 댓글이 제주도 렌터카의 영업 행태를 지적하고 있다. 손민호 기자

포털사이트 '네이버' 반응. 11일 현재 500개가 넘는 댓글이 제주도 렌터카의 영업 행태를 지적하고 있다. 손민호 기자

인터넷은 분노로 들끓는데 제주도는 외려 잠잠했다. 어차피 관광객은 꾸역꾸역 밀려올 것이고, 어차피 렌터카를 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믿어서일 테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렌터카는 제주도 여행의 첫인상이자 마지막 기억이다. 그 불쾌하고 불안했던 경험이 나머지 추억을 삼킨다. 제주도청은 일부 업체의 문제라고 믿고 싶을지 모르겠다. 하나 8일 기사 댓글을 읽으면 어느 쪽이 일부일지 다시 생각하게 될 터이다. 제주도청은 댓글을 꼭 찾아보시라. 그 성난 목소리에 제주도 관광의 오늘과 내일이 있으니.
 레저팀장 ploveson@joongang.co.kr
렌터카 연료 애매하게 남았을 때 대처 요령
렌터카를 반납할 때 은근히 신경 쓰이는 게 연료다. 연료가 가득 찬 차가 나오면 문제가 덜하겠지만, 제주도 렌터카 업체 대부분이 연료를 채워주지 않는다. 업체들이 일부러 연료를 안 채운다고 나는 믿는다. 미국·일본·유럽에서도 렌터카를 사용했는데, 연료가 가득한 차만 받았다. 제주도에서만 연료가 애매하게 남은 렌터카가 나왔다.
애매하게 남은 연료를 애매한 수준으로 맞춰서 반납하는 게 영 성가시다. 시비도 자주 일어난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무조건 가득 채운 채 반납하시라. 그리고 초과 연료비를 당당히 요구하시라. 법으로 보장된 권리다. 딴소리를 늘어놓으면 구질구질하게 싸우지 마시라. 증거사진을 찍어 바로 제주도청 민원실에 신고하시라. 악질 업체가 흔히 쓰는 수법 중의 하나가 여행자의 비행기 출발 시각을 볼모로 늑장을 부리는 것이다. 깔끔하게 물러나고 절차에 따라 돌려받으시라.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