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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계약해지로 생계 막막”…대형마트 입주업체의 눈물

 
경기도 용인에 있는 롯데마트 수지점이 고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 롯데마트 수지점 입주업체 제공]

경기도 용인에 있는 롯데마트 수지점이 고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 롯데마트 수지점 입주업체 제공]

 
롯데마트 수지점, 입주업체에 "재계약 불가" 통보
 
“재계약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나가라니 막막합니다.”
경기도 용인시 롯데마트 수지점에서 14년간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해 온 한 업주의 얘기다. 인근에 새로운 롯데몰이 들어서게 돼 있어 수지점 폐점 소문은 수년 전부터 돌았다. 하지만 롯데마트 본사는 “아니다”라고 해 철석같이 믿었다고 한다. 그는 “지인의 소개로 4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10년 넘게 장사를 했다”며 “손님이 줄어 장사를 접으려고도 했지만, 마트 측에서 리모델링이 있을 테니 그때까지만 버티면 수수료를 내려주겠다며 자리를 지켜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입장을 바꿨다. 지난 5월 28일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 계약 만료 40일을 남겨두고 날라온 내용증명 한장을 통해서다. 10년간 점포를 운영해 온 한 업주는 “전 재산을 써서 가꾼 일터를 하루아침에 잃게 돼 허탈하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 폐점이 아니라던 마트 측은 이제 우리를 제대로 만나주지도 않는다”며 “마트 얘기를 믿고 손님이 줄어도 근근이 몇 년을 버텨왔는데 계약 만료 40일을 남겨두고 매장 원상복구와 함께 계약 만료일까지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이 단골 대상으로 선불로 끊은 ‘회원권’ 등도 고스란히 빚이 됐다.
 
같은 곳에서 10년째 놀이방을 운영하는 점주의 처지도 비슷하다. 그는 “지난 5월 28일 롯데마트 측으로부터 6월 30일부로 계약 종료, 원상회복 후 당사에 인도해달라는 문서를 받았다”며 “우리 매장은 6개월 회원제로 운영된다. 지난 10년간 3만여 명의 아이가 다녀갔고 현재 350여명의 선불 회원이 있는데, 갑작스러운 통보로 환불과 같은 문제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업주들에 따르면 롯데마트 수지점에는 이들과 같은 처지의 사업장이 16곳이다.  
 
지난 5월 말 롯데마트가 수지점 입점업체에 보낸 계약 종료 통보문. [사진 롯데마트 수지점 입주업체 제공]

지난 5월 말 롯데마트가 수지점 입점업체에 보낸 계약 종료 통보문. [사진 롯데마트 수지점 입주업체 제공]

점주 "정리시간 없이 일방적 계약해지" 주장
 
롯데마트와 롯데마트 수지점에 입점한 임대업체는 “마트 측에서 폐점 일정을 제대로 알려주었으면 대책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점포에 형성돼 있는 권리금이나 점포 이전 문제를 미리 해결했으리라는 것이다. 반면 롯데마트는 1년 단위 계약 갱신 점포로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점주는 “8월 말 불과 2km 떨어진 성복동에 롯데몰이 오픈하면서 이 매장은 ‘버리는 카드’라는 소문이 몇 년 전부터 돌았다”며 “마트 이전이나 폐점 관련 문의를 하면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상인을 안심시켰다. 그 말만 철석같이 믿고 대책도 없이 매월 1000만원 가까운 임대료를 내면서 일에만 매진했는데 기습적으로 계약 해지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사전 협의를 통해 정리할 시간을 주는 것이 상식적인 것 아니냐”면서 “10년 넘는 노력과 정성이 일방적인 통보서 한장으로 끝나는 것이 소상공인의 삶을 암담하고 비참하게 만든다”고 했다. 
 
롯데마트 측에서 입점업체에 보낸 합의서. 일정 기간까지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이의나 민원제기 금지 ▶소송을 포함한 각종 청구ㆍ진정ㆍ언론제보 행위 금지 ▶상대방의 업무나 영업상 제반 정보 및 비밀을 3자에게 누설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진 롯데마트 수지점 입주업체 제공]

롯데마트 측에서 입점업체에 보낸 합의서. 일정 기간까지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이의나 민원제기 금지 ▶소송을 포함한 각종 청구ㆍ진정ㆍ언론제보 행위 금지 ▶상대방의 업무나 영업상 제반 정보 및 비밀을 3자에게 누설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진 롯데마트 수지점 입주업체 제공]

 
"비밀유지 약속하면 영업연장" 합의서 발송 논란
 
점주들은 계약 해지로 인한 불만이 폭주하자 롯데마트 측에서 합의서에 사인하면 폐점 때까지 영업을 연장해주겠다는 회유책을 썼다고도 주장했다. 합의서엔 일정 기간까지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이의나 민원제기를 하지 않고 ▶소송을 포함한 각종 청구ㆍ진정ㆍ언론제보 행위도 금지하며 ▶상대방의 업무나 영업상 제반 정보 및 비밀을 3자에게 누설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민ㆍ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합의서를 받은 한 점주는 “롯데마트 측에서 무상점유나 불이익 등을 빌미로 합의서를 보내 상인을 불안하게 해서 자기 발로 나가게끔 종용하고 있다”면서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십수 년을 함께한 파트너에 대한 마지막 배려를 기대했던 것이 잘못이었나”라고 반문했다.
 
롯데마트 수지점에 있는 한 놀이방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롯데마트 수지점 입주업체 제공]

롯데마트 수지점에 있는 한 놀이방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롯데마트 수지점 입주업체 제공]

 
롯데마트 "협력사 피해 최소화 지원 방안 검토"  
롯데마트 측은 “해당 점포는 롯데마트의 소유가 아닌 세일앤드리스백 형태의 매장”이라며 “롯데마트도 임대료를 내고 사용하는 세입자이기 때문에 매장 이전과 같은 정보를 사전에 임대차 계약을 한 상인과 공유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계약 해지를 진행했다”며 “합의서의 경우 일정 기간까지 임대차 연장 계약을 하면 남은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다. 오랜 기간 함께 한 협력사의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롯데마트 수지점 임주업체가 만든 현수막. [사진 롯데마트 수지점 입주업체 제공]

롯데마트 수지점 임주업체가 만든 현수막. [사진 롯데마트 수지점 입주업체 제공]

 
이에 대해 입주업체 측은 "롯데마트가 8월부터 단축 영업과 함께 1층 매장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며 "더는 생존 위협을 당할 수 없어 집회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마트는 수지점 영업을 종료하고 내달 개점을 앞둔 인근 롯데몰 수지점에 들어서는 마트로 단일화할 계획이다. 롯데자산개발은 신분당선 성복역과 연결되는 롯데몰 수지점 개장을 8월 29일로 확정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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