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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경찰에 들킨 '직업거지'…망신당한 中 "쥐똥이 죽솥 망쳐"

중국이 관광 비자를 갖고 해외까지 진출한 ‘직업 거지’로 국제적 망신을 사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광 여권을 소지한 중국인 거지가 ‘부상하는’ 중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기 때문이다.
관광 비자를 받아 호주 멜버른까지 진출한 중국의 '직업 거지'로 중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인터넷 캡처]

관광 비자를 받아 호주 멜버른까지 진출한 중국의 '직업 거지'로 중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인터넷 캡처]

지난 8일 베이징의 중국 외교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선 보기 드문 문답이 오갔다. 호주 경찰이 중국의 ‘직업 거지’를 체포한 데 대한 중국 당국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겅솽(耿爽) 대변인은 “해외 현지의 법률을 준수해달라”는 호소로 답을 대신했다.

호주 경찰, 60~70대 중국인 거지 일당 체포
같은 동냥 그릇에 같은 구걸 방법이 의심 사

중국 언론이 최근 호주 매체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일 호주 멜버른 경찰은 관광 여권을 소지한 중국의 직업 거지 일당 7명을 붙잡았다. 이 중 5명은 60~70대로 여성이 셋, 남성이 둘이었다. 2명은 배후 조직책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멜버른 경찰이 이상을 느낀 건 올해 초. 시내 중심가 사람들 왕래가 잦은 곳에 무릎을 꿇고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동냥을 하는 나이 든 거지 5명이 나타났다. 한데 이들의 구걸 방식이 모두 비슷했다.
같은 동냥 그릇, 같은 호주의 대형 슈퍼 콜스(Coles)의 봉지, 같은 담요, 같은 말투, 돌아갈 집이 없다는 같은 이야기, 현금으로만 도와달라는 동일한 구걸 등. 멜버른 경찰이 잠입 수사에 들어갔다.
호주 멜버른에 진출한 중국의 '직업 거지'는 같은 동냥 그릇을 사용하고 현금만 요구하는 등 같은 구걸 방법으로 호주 경찰의 의심을 사 붙잡혔다. [중국 인터넷 캡처]

호주 멜버른에 진출한 중국의 '직업 거지'는 같은 동냥 그릇을 사용하고 현금만 요구하는 등 같은 구걸 방법으로 호주 경찰의 의심을 사 붙잡혔다. [중국 인터넷 캡처]

지난 6개월의 수사 끝에 이들이 모두 가짜 거지 임을 확인했다. 돌아갈 집이 없다고 했는데 이들은 모두 멜버른의 한 호스텔에 투숙 중이었다. 한 푼도 없다고 했지만 매일 구걸로 400 호주달러(약 32만 7000원) 정도를 벌었다. 단독 행동이라고 주장했지만, 조직적으로 관광 여권을 받아 호주로 온 직업 거지였다. 경찰 조사 때는 울면서 중국으로 돌아갈 비행기 표를 살 돈을 달라고 떼를 썼다고 한다.
호주 경찰은 수사를 통해 이들이 매일 번 돈을 조직책 중 한 명에게 건네면 그가 이 돈을 중국 위안화로 환전해 중국으로 송금한 사실을 밝혀냈다. 결국 지난 5일 호주 언론의 헤드라인 대부분을 이 중국의 직업 거지 체포 소식이 차지했다고 한다.
호주에 거주하는 중국인은 물론 중국 내 여론도 들끓고 있다. “쥐똥 하나가 죽 솥 전체를 망쳤다(一粒老鼠屎 壞了一鍋粥)”며 분개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해외 진출 중국의 직업 거지가 이번만이 아니란 점이다.
지난해엔 태국서 중국 거지 6명 체포돼
지난해 12월 27일 태국 이민국은 관광 여권으로 방콕에 들어와 구걸을 한 6명의 중국인을 태국 경찰 당국과 협력해 체포했다고 밝혔다. 21~46세 사이의 이들은 여성 둘, 남성 넷이었다.
지난해 연말 태국 방콕의 유명 관광지를 거점으로 구걸을 해 온 중국의 '직업 거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인터넷 캡처]

지난해 연말 태국 방콕의 유명 관광지를 거점으로 구걸을 해 온 중국의 '직업 거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인터넷 캡처]

이들은 방콕의 한 호텔에 숙박하며 낮에는 각각 방콕의 유명 관광지로 흩어져 구걸을 하고 밤에는 호텔에 돌아와 당일 동냥한 동전을 편의점에서 바꾼 뒤 이를 다시 나눠 갖는 방식으로 일해 왔다.
한 사람당 하루 수입이 적게는 2000 바트(약 7만 6500원)에서 3000 바트(약 15만 3000원)를 기록했는데 매일 조직의 두목에게 1000 바트(약 3만 8250원)를 상납해야 했다고 태국 당국은 말했다.
말레이시아엔 2008년부터 진출
말레이시아도 중국인 직업 거지의 활약 무대다. 말레이시아 거주 화교들과 말이 통하는 데다 이들의 동정심을 자극해 동냥을 받기 쉽고 비자 받기도 편해 2008년부터 많은 진출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해외 직업 거지는 아무나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두목의 신임을 받는 ‘고급 거지’가 돼야 나올 수 있으며 해외에 나온다 해도 장기 체류는 안 되고 일정 기간 구걸을 하다 새로운 거지에 의해 교체돼 중국으로 돌아간다.
중국의 거지는 ‘거지 조직’인 ‘개방(丐幇)’에 의해 관리된다고 한다. 개방은 거지를 ‘매춘을 함께 하는 거지’ ‘장애인 거지’ ‘모자(母子) 거지’ 등 크게 세 분류로 나눠 실제 필요에 따라 중국 각 성(省)과 홍콩,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으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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