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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때렸다가 직위해제 당한 고교 경비원

출산한 지 얼마 안 되는 길고양이를 때린 혐의로 고등학교 경비원이 직위해제 됐다.
 
11일 충남 아산의 온양여고에 따르면 이 학교는 길고양이를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로 공무직원(경비업무) A씨(82)를 지난 10일 자로 직위해제했다. A씨는 길고양이가 최근 여러 차례 야간에 교실 복도에 들어와 보안 센서에 감지돼 경비업체까지 출동하는 등 업무에 혼란을 줬다는 이유로 때린 의혹을 받고 있다. A씨는 현재 출근하지 않고 있다. 
 
아산의 한 고교에서 폭행당한 길고양이 모습. 눈에서 피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아산의 한 고교에서 폭행당한 길고양이 모습. 눈에서 피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 관계자는 "A씨가 길고양이를 폭행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학생들이 고양이 폭행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은 데다 경찰이 조사하고 있어서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학교측은 "이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학생에게 상담치료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당직 직원이 '이 고양이 새끼 또 나타났네. 이런 것들은 죽여버려야 해'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이 어미 고양이는 지난달 26일 학교 주변에 새끼 4마리를 낳았다. 학생들과 일부 교사들은 먹이를 주면서 새끼를 보호해 왔다. 지금까지 다친 고양이 치료비는 학생과 일부 교사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미 고양이가 폭행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학생들은 지난 5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학생들은 청원에서 “7월 5일 금요일, 학교 내에서 고양이가 죽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직접 목격자 학생이 있었고 소문이 사실인 걸 알게 되자 고양이들을 도와준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울었고, 학교 기숙사 경비해주시는 아저씨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꼬리를 잡고 던지고 쇠파이프로 때렸다고 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학생들은 “그 이유가 고양이가 지나다니다가 방범 센서가 울려서 때렸다고 하는데 경비가 고양이는 없어져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 애들도 있었습니다. 아직 눈도 못 뜬 새끼 고양이들이 너무 불쌍합니다”라고도 했다. 11일 현재 이 국민청원에는 1만7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폭행당한 아산 길고양이가 낳은 새끼들. [연합뉴스]

폭행당한 아산 길고양이가 낳은 새끼들. [연합뉴스]

  
 
한쪽 눈이 터지고 부었던 어미 고양이는 아산 시내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새끼 고양이는 가정집에서 보호 중이다. 경찰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와 학교 당국 등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학교에 길고양이가 많은 데 밤에 교실로 자주 들어온다. 지난 5일에도 자정을 넘긴 시간에 교실 복도에 고양이가 들어오는 바람에 한밤중에 방범 센서가 울렸다. 그래서 걸레 자루(나무 막대기)로 쫓았다”며 “그냥 쫓을 생각이었지 고양이를 때리거나 학대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 도둑이 들어와도 방어를 하는 게 상식이 아니냐”며 “고양이를 내쫓았다고 그만두라고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지만, 미련은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3월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올해까지 7년째 일해왔다. 오후 4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일한다. 
 
한편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을 넘으면서 크고 작은 동물 학대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김포시 감정동 한 공장 인근에서는 누군가 일부러 새끼 길고양이에게 불을 붙여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태어난 지 4~5개월가량 된 새끼 길고양이는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온몸에 화상을 입어 한쪽 청력을 잃고 뇌까지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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