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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달연대기' 김원석 PD "韓 드라마 최고 제작비…부족함은 연출 탓"



"모두 내 탓이다."

tvN 토일극 '아스달 연대기' 연출을 맡은 김원석 PD가 작품에 쏟아지는 쓴소리를 겸허히 수용했다. '아스달 연대기'는 송중기·장동건 등과 김영현·박상연 작가·김원석 PD까지 최고의 배우·작가·연출이 모이며 기대 속에 시작했다. 약 50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대작 탄생을 예고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평가는 엇갈렸다. 아니, 사실은 혹평이 더 많았다. 기존 작품과 유사성·시대 설정과 어울리지 않는 소품과 의상·배우들의 연기력·연출까지 다각도로 비판받았다.

김원석 PD는 후반 작업을 이유로 제작발표회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첫 방송 이후 갑자기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높은 관심을 증명하듯 많은 질문이 쏟아졌고 김원석 PD의 답변은 1만 7000자가 넘었다. 김원석 PD는 가장 심한 조롱을 받은 소품·CG에 대해 "스태프들은 모두 최고였다"며 부족함이나 아쉬움은 연출인 자기를 탓해달라고 했다. 또 복식이나 건축 양식 등은 심도 있는 연구와 긴 회의 끝에 완성한 것임을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런 노력이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오롯이 작품만으로 시청자에게 닿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조금은 씁쓸하다.
 
-첫 방송 이후 평가가 갈렸다.
"시청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릴 것은 예상했다. 후반작업을 하면서 애정 어린 비판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남은 회차에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배우들의 대사톤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태고시대의 어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들어본 사람이 없을 테니까. 연기 톤을 잡을 때 배우들에게 과장된 사극 어투 혹은 지나치게 현대적인 말투 모두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 사이 어느 지점의 말투를 인물별로 각자 어울리게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문명과 동떨어진 와한족 사람들은 격식이 없는 현대어, 아스달 정치가들은 격식 있는 사극 어투에 가깝게 됐다."
 
-뇌안탈어는 어떻게 만들었나.
"두 작가가 체계를 만들었고 발음은 언어학자의 자문을 받았다. 애너그램(단어나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문자의 순서를 바꿔 다른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것)을 사용한 건 사실이지만 모든 언어 체계를 그렇게 만든 건 아니다. 발음은 고대 언어의 느낌이 날 수 있도록 목젖소리, 목구멍소리, 분출음 등을 사용했다. 정확하게 내기 위해 따로 지도를 받고 여러 차례 연습했다."
 
-긴 쇠사슬 무기나 고도의 기술이 들어간 의상이 시대적 배경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공간적 배경은 '아스'라는 가상 대륙이고 시대적 배경은 청동기다. 청동기 문명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다는 걸 드라마를 준비하며 알았다. 사슬은 쇠가 아닌 청동이다. 아주 불가능한 무기는 아니다. 구약성서를 비롯한 여러 고대 문헌에 청동 사슬에 대한 내용이 존재하는 걸 알게 됐다."
 
-장동건(타곤) 김옥빈(태알하) 등 의상이 서양풍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른바 '아스 양식'을 만들면서 동양과 서양 어딘가에 존재할 법하게 만들려고 했다. 서민들의 옷과 분장보다 지배 계급의 복식은 시대보다 발달한 모습을 띠고 있다. 동양의 복식에 가깝게 만들면 삼국시대를 다룬 기존 사극 양식이 연상돼 청동기 시대라는 차별점을 주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아스 지배 계급의 의복 양식'을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조금은 익숙한 복식으로 바뀌게 됐다."
 
-일각에서 미드·영화·애니메이션 등과 유사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건축물·의상·소품·분장·미용 등 미술 영역에 있어서 동양과 서양의 혼재된 느낌을 위해, 수많은 역사적 자료와 영상 콘텐츠를 참고했고 회의를 거쳤다. 일부 기존 작품과 유사하다는 평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 여러분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촬영을 준비하면서 본 적 없는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매번 위와 같은 조사와 회의를 거쳤고, 그 과정에서 연출자와 스태프는 누구도 쉽게 어떤 콘텐츠를 따라 하려는 시도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은 말할 수 있다."
 
-제작비가 계속 회자되는 게 부담되진 않나.
"당연히 부담스럽다. 일단 그 액수는 틀렸다고 알고 있지만, 역대 한국 드라마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큰돈을 들여서 드라마를 찍는 것은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특히 '아스달 연대기'는 익숙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니기에 더욱더 위험이 큰 프로젝트였다."
 
-제작비에 견줘 소품과 CG가 아쉽다는 평에 대한 생각은.
"'아스달 연대기'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최고여서 같이 하자고 부탁했고 촬영하면서도 최고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 만일 조금이라도 부족한 점이 있다면 미술팀과 VFX팀의 문제가 아닌 그렇게 준비하도록 한 연출의 문제다. 소품에 대해 까다로운 편 내가 보기에도 완성도가 높은 소품을 준비해줬다. 그런데도 시청자가 아쉬움을 느낀다면 그건 연출인 내가 콘셉트를 잘못 잡은 탓이다. 죄송하다."
 
-개인 SNS에 '나는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고 '미생' 대사를 인용했는데 '아스달 연대기'에 쏟아진 혹평에 대한 심경이었나.
"'아스달 연대기' 촬영 감독이 '이 드라마는 매 신, 매 컷 쉬운 것이 없네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동안 스태프, 연기자 모두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찍었고, 이미 촬영은 모두 끝났다. 그렇지만 다른 드라마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양도 많은 후반 작업이 남아 있다. 이를 더 열심히 잘해서 어렵게 찍은 신들 고생한 보람이 있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에서 쓴 글이다. 드라마의 모든 회차가 끝나고 나서 후회 없도록 하자는 의미였다."
 
-촬영 중 스태프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논란이 됐다.
"나를 포함한 '아스달 연대기' 연출부와 제작부는 현장 스태프들이 제작 가이드 안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가 있었다. 현장에서 스태프들 목소리에 귀 기울였어야 했는데 부족했다. 제작환경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불거진 후 더욱 철저하게 A, B팀을 나눠 촬영했다. 앞으로는 미리 A, B팀을 나눠 준비하고 기술 스태프뿐만 아니라 미술 스태프도 반드시 로테이션 되도록 하겠다."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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