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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날 사랑한다고 해봐요" 심평원 면접관의 황당 질문

tvN 드라마 '변혁의 사랑'에 등장하는 취업 면접 장면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자료 사진

tvN 드라마 '변혁의 사랑'에 등장하는 취업 면접 장면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자료 사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신규 직원 공개채용 면접에서 지원자에게 부적절한 질문을 했다가 논란이 되자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심평원에서 제출받은 ‘신규채용 인성면접 관련 경과보고와 재발방지 대책’을 10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심평원 심사직 5급 직원 채용 마지막 단계인 인성면접에서 면접관 A씨가 여성지원자 2명에게 황당한 질문을 했다.  
A씨는 해외 거주 경험이 있다고 밝힌 여성 지원자에게 “그럼 영어는 뭐 잘 하겠네? 나를 사랑한다고 해봐요, 영어로.”라고 주문했다. 지원자가 “그걸 영어로 하라는 말씀이신가요?”라고 묻자 A씨는 재차 대답을 요구했다. 지원자는 “I love you so much.”라고 답했다. 그는 같은 면접조의 다른 여성 지원자가 “심평원의 국제 사업 확대에 맞춰 어학 능력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히자 “그럼 영어로 해봐요, 아까처럼.”이라며 요구했다. A씨는 지원자가 “I love you so much.”라고 대답하자 “이런 소리 들으니 기분이 참 좋네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면접은 건강보험 급여를 평가ㆍ심사할 수 있는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심사직 직원을 가려뽑는 최종 단계였다. 서류심사와 필기시험, 심층면접을 거쳐 올라온 지원자의 조직 적합도와 종합인성 평가하는 자리였다. A씨의 질문은 면접 취지와 관계없는 부적절한 발언이었지만 ‘을’인 지원자들은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A씨는 심평원 직원이 아닌 채용대행사를 통해 위촉한 외부 면접관이다. 정부 공공기관 채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면접의 공정성을 위해 위촉했다고 한다. 면접 직후 심평원 측은 A씨에게 강력 항의하고 채용대행업체를 통해 A씨에게 해당 사건에 대한 확인서를 받았다. A씨는 “지원자들의 영어실력을 확인하려고 던진 질문”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한다. 심평원은 “인성면접 마지막 조 응시생 전원(6명)에게 유선으로 사과했다”며 “지원자들에게 면접 중 부적절한 질문이 발생한 점에 대해 사과하고, 이로 인한 채점 상 불이익, 당락 영향 등은 일체 없을 것이라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지난 4월 필기시험 때도 논란에 휘말렸다. 답안지가 배부 과정에서 실수가 생겨 전체 지원자 1135명이 재시험을 치렀다.  
정의원이 공개한 향후 재발 방지 대책에 따르면 심평원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채용의 전 과정을 다시 검토하고 각 단계별로 기관의 관리ㆍ감독 역할을 강화하는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채용대행업체를 결정할 때 업무수행능력과 면접관 풀(pool)을 확인하는 등 사전검증을 강화하고, 필기시험은 시험 3일 전 내부직원을 투입해 문제지와 답안지 준비 전 과정 검수한다. 면접시험시에는 내부 면접관 역할을 강화하고 면접장별로 통제관을 배치해 만약의 사건에 대응한다. 또  면접관을 대상으로 면접에 앞서 성희롱 예방교육 등 강화한다.  
 
정춘숙 의원은 “면접관 성차별 채용 사례 학습을 통한 사전 예방도 절실하지만, 성평등 관점의 전문가가 참여해 면접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등의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는 심평원 내에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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