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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앞바다 상어보다 더 주목받은 서퍼의 정체

원문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oins.com/article/23519318

 

상어보다 저 서퍼 반응이 더 이상하네요. 돌고래로 착각하는거 아니겠지만 겁이 없어 보여요.(high****)

상어가 왜 해안가까지 출몰하는지도 좀 알려주세요.(sibi****) 

 
지난 8일 ‘"앗 진짜 상어다"… 제주 해수욕장에 상어 출현 소동’이라는 제목의 중앙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가장 활기차고 즐거워야 할 휴양지 해수욕장에 갑자기 1m가 넘는 상어가 나타나 관광객들이 놀랐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당시 이 바다에서 서핑하던 시민이 찍은 생생한 영상이 언론에 공개돼 독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기사가 나간 이후 “왜 위험한 상어 앞에서 태연히 영상까지 찍었나”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고 “연안에 저런 상어가 들어오다니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상어가 어떻게 해안가로 들어오게 됐는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그렇다면 저 영상은 그저 우연히 찍은 걸까요. 아니면 위험한 줄 모르고 상어 옆으로 가서 찍은 걸까요. 영상을 찍은 분에게 물어봤습니다. 
지난 8일 제주 함덕해수욕장에 나타난 상어를 서퍼들이 찍고 있다.[제주조천읍사무소 제공 동영상 캡처]

지난 8일 제주 함덕해수욕장에 나타난 상어를 서퍼들이 찍고 있다.[제주조천읍사무소 제공 동영상 캡처]

 
상어가 출몰한 건 8일 낮 12시10분쯤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동쪽 해안입니다. 서우봉(오름)에 가까운 해안으로 육지에서 본다면 메인 해변보다 오른쪽의 작은 해변입니다. 상어가 이 백사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바다 한복판에 홀로 나타난 겁니다. 영상을 찍은 서퍼는 당시 동료 서퍼와 함께 바다에 있었습니다. 해수욕과 일광욕을 즐기는 관광객 대부분은 동쪽 해안보다는 메인 해변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돌고래인지 상어인지 모를 생물이 포착되자 서퍼는 ‘혹시 상어라면 다른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접근했다고 합니다. 신고할 때 증거를 남기기 위해 방수 파우치에 넣어 휴대전화로 상어를 찍었습니다. 
 
파우치는 평소 서핑을 할 때 휴대전화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준비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돌고래일 확률이 높다 생각했다고 합니다. 평소 이 지역에서 저주 서핑했지만, 상어가 나타난 건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동영상을 찍으며 가까이 다가가 상어임을 확실히 확인하고는 바로 되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즉시 상황실에 신고했습니다. 상황실은 즉시 해수욕장을 통제했습니다.
 
그 후 상어가 완전히 사라진 게 확인된 오후 1시45분쯤 통제가 해제됐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용기를 낸 의로운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도와 다르게 기사 등의 댓글에 ‘위험한 행동’이었다는 의견이 많이 달리자 조금은 황당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난 8일 제주 함덕해수욕장에 나타난 상어를 서퍼들이 찍고 있다. [제주조천읍사무소 제공 동영상 캡처]

지난 8일 제주 함덕해수욕장에 나타난 상어를 서퍼들이 찍고 있다. [제주조천읍사무소 제공 동영상 캡처]

 
그럼 이 상어는 어떤 상어이고 왜 갑자기 연안까지 들어왔을까요. 전문가에게 문의했습니다.
 
해양생물 전문가인 제주대학교 김병엽 교수는 “이번 개체가 정확히 어떤 상어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제주 해안에서 서식하는 상어는 약 25종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무태상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그 영상만 보고는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그 개체가 만약 성체라면 ‘청새리상어’나 ‘악상어’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두 개체는 성체가 보통 1.8~2m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영상에서 확인된 상어의 크기와 비슷합니다. 만약 무태상어라면 어린 개체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무태상어가 제주 연안에서 보일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합니다. 3~4m까지 크는 무태상어는 방어 등을 잡아먹기 때문에 가을부터 겨울철에 제주 인근 해안에서 볼 수 있는 종이기 때문입니다.
상어 호러 스릴러 '47미터'의 사진 [중앙일보 DB]

상어 호러 스릴러 '47미터'의 사진 [중앙일보 DB]

 
청새리상어나 악상어는 크기가 작자만 상대적으로 무태상어보다 공격성이 더 높은 종입니다. 물론 무태상어가 공격성이 없는 건 아닙니다. 무태상어도 사람을 공격한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공격성이 작을 뿐이지요. 작은 상어라도 건드리면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어린 개체라도 옷을 뚫고 상처를 크게 낼 수 있을 정도로 이빨이 아주 날카로워서입니다. 따라서 제주 해안에서 상어를 만난다면 가까이 가지 않는 편이 좋다는 의견입니다.
 
8년 만에 갑자기 상어가 연안에서 발견된 이유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어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남방큰돌고래 무리의 서식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서 빈틈이 생겼을 수 있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동안 남방큰돌고래가 제주 곳곳에 서식하며 상어를 막는 방어벽 역할을 해 상어가 접근하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남방큰돌고래는 개체 수는 혼획 등의 영향으로 2008년 124마리에서 2010년 104마리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지난 2017년 경북 영덕군 원척항 800m 해상에서 발견된 백상아리. [사진 포항해영경비안전서]

지난 2017년 경북 영덕군 원척항 800m 해상에서 발견된 백상아리. [사진 포항해영경비안전서]

 
**제주도에서 상어퇴치기 대책을 내놨습니다.
 
제주 연안에서 상어가 목격된 것은 2011년 8월 이후 8년만입니다. 당시 제주시 우도 서빈백사해수욕장에 청새리상어 1마리가 발견돼 입욕이 통제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못지않게 떠들썩했습니다.
 
국내에서 관광객이 상어의 공격을 당한 것은 1959년 7월 충남 서해안 대천해수욕장에서 대학생이 상어에 물려 과다 출혈로 사망한 사건이 유일합니다. 어민들이 본 피해까지 합치면 사망사건은 모두 6건에 달합니다.
 
제주도는 물놀이객들의 안전을 위해 도내 해수욕장에 상어퇴치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습니다. 상어퇴치기는 상어가 감지할 수 있는 미세한 전류를 흘려보냅니다. 상어가 감각기관을 통해 전류를 느끼면 더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 습성을 노린 장치라고 합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도 가끔 상어가 포착돼 이런 장치가 이미 설치가 돼 있다고 합니다. 제주도는 해수욕장 바다 방면 경계의 부표마다 상어퇴치기를 달아 상어가 해수욕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 하게 할 계획입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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