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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안 터지는 한 한국 간다" 45년째 수학여행 온 日학교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온 일본 지벤학원 학생들이 지난 9일 경주엑스포공원 내 경주타워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주엑스포공원]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온 일본 지벤학원 학생들이 지난 9일 경주엑스포공원 내 경주타워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주엑스포공원]

1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명동 유네스코위원회 건물 3층. ‘난타’ 공연이 한창 진행되는 중간에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공연이 끝나자 50여 명의 일본 학생이 상기된 표정으로 나왔다.  
 

8개 초·중·고로 구성된 지벤학원
초대 이사장의 유지 이어받아
그동안 2만1000명 한국 찾아
“한·일관계 안 좋아도 계속 할것”

오시마 유키노(17·大嶋雪乃)양은 “관객을 빨아당기는 멋진 공연이었다”며 “가볍게 여행간다는 마음으로 한국을 왔는데 생각보다 많은 걸 보고 체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난타 공연을 본 학생들은 일본 긴키(近畿)지방의 학교법인 지벤학원(智辯學園) 수학여행단이다. 지벤학원 산하 와카야마고교와 나라고교 등에 다니는 고등학생 53명과 교직원 4명, 이사장 등 58명이다. 이들은 지난 8일부터 4박 5일간 경주·공주·서울를 비롯한 국내를 여행하고 있다.

 
지벤학원은 45년째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오고 있다. 후지타 기요시(藤田淸司) 지벤학원 이사장은 “한일관계가 좋진 않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예정대로 방문할 계획이었다”며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역사 교육은 이어져야 해서다”고 말했다.  
 
지벤학원이 한국에 처음 수학여행을 온 건 1975년이다. 지벤학원의 설립자인 고 후지타 테루키요(藤田照清) 초대 이사장이 ‘일본의 한국 식민지 통치 35년을 속죄하는 마음’과 ‘일본문화의 원류는 신라와 백제’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수학여행단을 꾸려 한국에 보내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의 아들인 후지타 키요시 이사장이 선친의 유지를 이어받아 그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를 포함 그동안 2만1000여 명의 학생이 한국을 다녀갔다.

 
중단위기도 있었다. 2017년 2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자 지벤학원 학부모들이 학생의 안전을 걱정해 그해 수학여행을 반대했다. 그러나 당시 지역 국회의원인 김석기(경주) 의원이 나서 이사장과 학생을 설득해 수학 여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도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지만, 이사장과 ‘지벤학원·한국·경주와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교직원 사쿠라이 도시에(櫻井敏江)는 “양국관계가 좋지 않아 부모들이 걱정하긴 했지만 45년간 이어져 온 전통은 이어가는 게 좋다”며 “학생들이 즐겁게 배우니 좋다”고 말했다.  
 
이번 일본 수학여행단은 지난 8일 김해공항에 도착해 경주에서 불국사 등을 둘러보며 신라 문화를 배웠다. 이중 학생 8명은 홈스테이를 원해 경주의 가정집에서 하루를 묵으며 한국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기도 했다. 9일엔 경주엑스포에 들른 뒤 충남 공주에서 무령왕릉 등 백제문화 유적지를 둘러봤다. 이어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봤다. 11~12일에는 자매학교인 한양공고·미림여고 학생들과 교류한 뒤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돌아간다.

 
후지타 기요시 이사장은 “아버지께서 유언으로 ‘한국 수학여행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을 정도로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셨기에 지벤학원 수학여행단은 내년에도 변함없이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4년에 설립된 지벤학원은 총 8개 초·중·고등학교로 구성돼 있다.

 
경주·서울=백경서·김태호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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