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이정재의 新대권무림] 나는 밀알 한알, 천하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

잠룡편 ① 좌파의 척살자, 황교안
<무림서열록 제8위> 자유한국방 방주 교안검자
 

여당에선 “야당 복 많다”지만
여당 복 타고 난 건 바로 나
이 정권 숱한 헛발질 아니었으면
야당은 벌써 지리멸렬 망했을 것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무림관료형. 서울산. 황해도 출신 고물상 집 막내아들. 경기무고를 나왔으나 서울무술대학 진학에 실패. 스스로 ‘인생 최초의 좌절이자 시련’으로 꼽음. 성균무술대에서 법률공을 수학. 젊은 나이에 출사(出仕)해 승승장구, 무력 2015년엔 일인지하 만인지상 무림총리에 오름. 이듬해엔 그네공주 탄핵 후 무림지존 대리로 잠시 천하를 손에 쥠. 무공 내력: 흉악범을 단죄하는 검찰공에 전념. 절정에 달한 ‘공안초식’을 종북 무림인에 가차 없이 휘둘러 ‘무림보안법’의 일인자로 불림. 종북 일파 통합진보방의 해산에 혁혁한 공을 세움. 대표 무공: 올 2월 제1야당 대표가 된 후 새로 익힌 ‘경제실정폭로공’ ‘안보외교우선공’으로 당금 무림지존의 약점을 파고듦. 이런 공격이 제법 약발이 먹히면서 우파의 절세고수 반열에 오름. 근황: 우파 분열, 그네 신당 등장설로 강호 민심이 시들해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음. 우파 무림 대통합으로 반전을 꾀하는 중.
 
나라는 깨지고 강산은 망가져(國破山河亡)/도시에 봄이 왔으나 초목만 무성하다(都春草木深)/나쁜 정치가 2년째 이어지니(惡政連二年)/시때 없이 백성의 눈물만 흐르네(隨時民濺淚)
 
※ 두보의 춘망(春望)을 패러디
  
시성(詩聖) 두보(杜甫)는 시 ‘춘망’에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의 아픔을 ‘꽃도 눈물 흘리고(花濺淚) 새 소리에도 놀란다(鳥驚心)’고 읊었다. 지난봄 민생투쟁 대장정에 나선 교안검자의 심사도 그랬을까. 그는 민생 현장이 아우성, 그 자체였다고 했다. 고성 산불 민초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고, 탈원전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의 일자리는 쪼그라들었다. 두보의 춘망시가 따로 없었다.
 
그는 요즘 험난 강호를 온몸으로 겪고 있다. 진작 각오는 했다. “백면서생이 무림에 뛰어들어 뭘 할 수 있나”는 비난은 귓등으로 흘렸다. 내가 누군가. 공안초식으로 국기(國基)를 세우고 무림총리까지 지낸 강단의 관료 아닌가. 무림의 싸움터를 직접 누비지 않았으나, 볼 만큼 봤고 알 만큼 안다. 그래서 자신 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1년 넘게 준비도 했다. 야당 대표가 된 후 석 달 동안 새우잠을 자며 장외 투쟁을 이끌었다. 10%에 맴돌던 야당 지지율을 30%로 끌어올렸다. 떠났던 집토끼를 다시 불러모았고 추풍낙엽, 오합지졸의 야당 무림을 강군으로 다시 키워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무림지존의 ‘친북무공’은 한칼에 그의 공든 탑을 부서뜨렸다. 하기야 미국의 지존 도람부(盜濫富)까지 가세했으니 그 위력을 말해 뭣하랴. 지존 지지율은 다시 오할을 넘어섰다. 친북무공은 환상의 마공이다. 펼쳐질 때마다 강호를 허황된 꿈에 빠뜨린다. 중독성이 강해 믿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 강호인들은 이미 심하게 중독된 상태다. 이 난국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이럴 땐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정적들은 나를 “보수 무림은 집결시켰지만, 외연 확장에 실패했다”고 비난한다. 어디 제대로 된 무공 하나 익힌 게 있냐고 수군댄다. 맞다. 다 내가 부족한 탓이다. 하지만 그런 폄훼와 시비 걸기에 말려들면 안 된다. 나는 중요하고 급한 일부터 했다. 황태순무림평론가도 말하지 않았나. “세상의 원칙은 아생후살타(我生後殺他)다. 내부 결집 없는 외연 확장이 어떻게 가능한가. 먼저 내부를 공고히 해야 지지율이란 눈덩이를 굴릴 수 있다”고. 어쨌든 무너진 우파 무림 재건의 불씨를 되살린 게 나다. 세력을 넓혀가는 것은 지금부터다.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교안검자는 ‘믿음의 무공’을 익혔다. 절세무공은 아니지만, 마음을 갈고 닦는 데는 이만한 게 없다. 그는 이런 마음을 진정성, 희생, 헌신이라고 부른다. 그가 일본국의 경제전쟁 도발에 “문파를 초월해 대한무림을 위해 현 무림지존에게 협조하겠다”고 한 것도 그래서다. 그는 시장경제의 힘을 믿는다. 시장경제가 살면 경제는 저절로 살아난다고 믿는다. 시장경제로 보면 수소불이(輸消不二), 수출과 소비는 둘이 아니다. 수출이 부진하면 국내 소비심리도 위축된다. 수출 불씨가 꺼지면 대한무림의 불씨도 꺼지는 것이다. 시장을 무시하고 경제를 폭망 시킨 현 지존에 대한 원망이 왜 없으랴. 하지만 일본국과의 전쟁에선 그 원망마저 잠시 접어두려 한다.
 
사실을 말하자면 지금까지 그는 주로 국정실패폭로공에 집중했다. 하지만 자신의 독문무공도 아니고, 적성에도 안 맞는다. 평생 관료였던 그는 “나름 사정이 있겠지” 국정의 어려움을 잘 받아주는 편이다. 하지만 폭로공엔 눈이 없다. 한번 펼쳐지면 인정사정없이 여당 무림을 몰아친다. 폭로공이 얼마나 아픈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도 큰 뜻을 위해 눈 딱 감고 썼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폭로공만으론 안 된다. 대안공이 있어야 한다. 모든 무공은 공격과 수비로 이뤄져 있다. 공격 일변도의 폭로공만으론 잘해야 양패구상(兩敗俱傷)이다. 수비엔 대안공만 한 게 없다. 안보와 경제, 외교 대안공이 특히 위력이 세다.
 
그런 그의 변화 때문일까. 혹자는 요즘 그의 눈빛이 흐릿해졌다고 한다. 힘이 빠졌다고도 했다. 그는 “상황에 따라 내공 조절 중”이라며 빙그레 웃는다. 그는 지금 경제에 집중하고 있다. 여의도 무공연구반에 특별 주문도 했다. 시한은 다음 달. 민생경제공, 시장경제공을 만들어달라. 공전절후, 최강의 초식이 필요하다. 시중에 관련 비급은 널려있다. 장삼이사도 익힐 수 있다. 그걸 어떻게 세상에 없던 독보 초식으로 만들어내느냐가 열쇠다. 당금무림지존은 586 원리주의 마공에 천착했다. 관료를 대폭 늘려 사사건건 개입하는 게 장기다. 뭐든 국가가 규제하니 강호의 효율이 날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 무림지존의 경제 성적표가 최악인 이유다.
 
아직 뾰족한 답은 없다. 우파적 가치, 친기업, 친시장, 노동유연화…. 큰 틀은 원점회귀초식, 제자리 찾기다. 법인세를 낮춰 부자들이 떠나는 걸 막아야 한다. 주 52시간과 최저임금 과속을 멈추는 건 기본이다. 무림 금고를 함부로 열지 못하도록 재정 준칙도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력이 경제를 멋대로 휘두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정치권력은 황금을 뿌리는 데 이골이 났다. 있으면 무조건 쓰고 본다. 무림법을 만들어 원천봉쇄해야 한다. 추경호 의원은 교안검자의 경제교두다. 그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다. 5년을 보고 경제해서는 안 된다. 최소 20~30년, 50년·100년을 봐야 한다. 지금처럼 빚내서 퍼주는 건 젊은 세대의 고혈을 빠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한국방의 또 다른 경제교두는 “미국 같으면 이렇게 경제 망친 정권은 벌써 무너졌다”며 “지금 정권이 버티는 건 오로지 북무림 덕”이라고 했다. 그는 “거기에 바로 우파 무림의 고민이 있다”고 했다.
 
더 시급한 과제도 있다. 흔히 큰천막으로 불리는 우파 대통합이다. 그네신당이 출범하면서 우파 분열이 빨라졌다. 영어의 몸이지만 그네공주의 위력은 폭발적이다. 잘못 다루면 야당 무림 전체가 공멸한다. 교안검자는 큰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과연 ‘조원진에서 안철수까지’ 큰 천막을 칠 수 있을까. 말은 쉽지만 현실은 어렵다. 벌써 ‘도로친박’이란 비난이 쏟아지는 판이다. 그렇다고 바늘허리에 실 못 메 쓴다. 무릇 모든 무공엔 결이 있다. 큰천막공에서 중요한 건 속도와 방향이다. 자유 우파부터 흡수한 뒤, 차근차근 가야 한다. 너무 빨라도, 너무 광범위해도 안 된다.
 
교안검자는 다음 지존좌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좌무림에선 “가장 쉬운 상대, 환영한다”며 벌써 어깃장이다. 담마진 병역 면제, 그네공주의 가게무샤, 탄핵 책임… 치명적 약점이 많다는 것이다. “야당에 진짜 절세고수가 있었으면 (지금 정부가) 경제 실정으로 벌써 무너졌을 것”이라며 “현 무림지존이 야당 복 하나는 타고났다”는 조롱까지 하는 판이다.
 
교안검자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뒤집어 보라”며 “나야말로 여당 복을 타고났다”고 했다. 현 지존이, 좌파 여당이 이렇게 강호를 망쳐 놓지 않았다면 내가 어찌 무림 출도를 꿈이라도 꿨겠는가. 내 어찌 3할의 지지율을 얻었을 것이며 석 달 만에 집토끼를 다 찾았겠나. 그는 “나를 키운 건 팔할이 현 무림지존과 여당”이라며 “나를 막을 수는 있어도 제2, 제3의 황교안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참으로 복된 자가 다음 지존좌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가 아니어도 좋다. 우파 고수가 지존좌를 차지하면 된다. 우파 무림 재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기꺼이 밀알 한 알이 되겠다.”
 
이정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