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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구속한 이금로 사의…"뺑소니범 검거했을 때 보람찼다"

지난 5월 3일 수원검찰청사에서 열린 '수원고등검찰청 개청식 및 수원검찰청사 준공식'에서 이금로 수원고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3일 수원검찰청사에서 열린 '수원고등검찰청 개청식 및 수원검찰청사 준공식'에서 이금로 수원고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금로 수원고검장(54·연수원 20기)이 10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달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명된 뒤 검사장급 이상 간부의 6번째 사의 표명이다. 이 고검장은 윤 후보자의 연수원 3년 선배다.
 

윤석열 총장 지명 후 고위간부 6번째 사임

이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의 인사를 올리며 논어에 나오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서지 못한다)를 인용했다. 이 고검장은 "검찰은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살아야 한다"며 "세상이 급속도로 변해가는데 검찰도 그 흐름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 고검장은 "세상이 시속 100km로 달릴 때 검찰이 시속 70km로 달린다 해도 뒤쳐지게 된다"며 "검찰 구성원들이 주인공이 되어 뼈를 깎는 고통과 열정으로 잘 헤쳐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적었다.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뇌물로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진경준(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전 검사장 2016년 7월 14일 서울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당시 특임검사가 이금로 현 수원고검장이었다. [중앙포토]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뇌물로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진경준(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전 검사장 2016년 7월 14일 서울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당시 특임검사가 이금로 현 수원고검장이었다. [중앙포토]

이 고검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근무할 당시 정권의 실세였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를 수사했다. 2016년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공짜주식 사건 특임검사로 임명돼 검찰 역사상 최초로 현직 검사장을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이 고검장은 이날 사직의사를 밝히며 그런 대형 수사가 아닌 "절도 혐의로 억울하게 구속된 피의자를 석방하고 진범을 잡아 구속하였을 때와 야근 후 퇴근하다가 우연히 본 음주사고 뺑소니범을 추격해 검허했을 때"를 언급하며 "정의를 세웠다고 느끼며 보람이 많았다"고 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청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 고검장은 특전사령부 검찰관에 이어 서울동부지청 검사로 근무한 뒤 대검 연구관, 헌법재판소 연구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국회 파견검사,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와 대검 기조부장에 이어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문재인 정부 첫 법무무 차관으로 임명됐고 수원고검장을 끝으로 25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 고검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지난달 17일 윤 총장 지명 후 용퇴 의사를 밝힌 검사장급 이상 간부는 정병하(59·18기) 대검 감찰본부장, 봉욱(54·19기) 대검차장, 김호철(52·20기) 대구고검장, 박정식(58·20기) 서울고검장,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에 이어 6명으로 늘었다.
 
현재 검찰에 남아있는 윤 후보자의 동기급 이상 검찰 간부는 사의를 표명한 6명을 포함해 30명에 달한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이금로 수원고검장 사의 표명 전문
오늘에야 수원고검 개청지 발간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처음 문을 연 수원고검의 초대 고검장으로 정상화의 주춧돌을 놓으려 동분서주한 넉달여가 지나갔네요. 어느 정도 임무를 완수했다고 생각하니 좀 홀가분해졌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검찰 가족 여러분!

이제 저는 제 삶의 전부였던 검찰과 여러분 곁을 떠나려 합니다.  
검사로서 검찰 게시판에 처음 올리는 게시글이 사직인사가 되어 버렸네요.  
 
군 법무관을 마치고 서울동부지청 초임검사로 시작한 지 25년 4개월이 흘렀습니다.  
돌이켜보면, 젊음과 열정을 바친 검찰이고 여러분과 함께 했기에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밖에서는 힘세고 강한 검찰로 보지만, 거의 매일 야근하고 휴일없이 격무로 고생하는 검찰인들이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그러기에 검찰에 대한 비판이 있을 때면 많이 아파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검사생활 내내 따뜻하면서도 정의로운 검사가 되고자 했었는데, 과연 그러했는지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절도 혐의로 억울하게 구속된 피의자를 석방하고 진범을 잡아 구속하여 진실을 밝혔을 때, 야근 후 퇴근하다가 우연히 본 음주사고 뺑소니범을 추격, 검거하여 정의를 세웠다고 느꼈을 때 등...  보람도 많았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이 자리까지 검사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 근무했던 선,후배와 동료 검사님들, 직원분들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검찰 가족 여러분!

논어에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즉 백성이 믿지 않으면 설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검찰도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살아야 합니다. 세상이 급속도로 변해 가는데 검찰도 그 흐름을 도외시해서는 안됩니다. 세상이 시속 100Km로 달릴 때 검찰이 시속 70Km킬로미터로 달린다해도 뒤쳐지게 됩니다.  

 
검찰이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 지 늘 고민하여 진정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로 거듭나서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검찰 구성원들이 주인공이 되어 뼈를 깎는 고통과 열정으로 잘 헤쳐 나아갈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떠나지만 언제 어디서든 검찰을 성원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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