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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원료도 韓 밀수출"日, 산업부 자료 둔갑시켰다

후지TV 계열 뉴스네트워크인 FNN이 10일 한국 정부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며 "한국에서 전략물자 밀수출이 4년간 156건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FNN 화면 캡처]

후지TV 계열 뉴스네트워크인 FNN이 10일 한국 정부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며 "한국에서 전략물자 밀수출이 4년간 156건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FNN 화면 캡처]

 일본 방송이 10일 한국에서 지난 4년간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의 밀수출 사례가 156차례에 이른다고 보도해 정부가 반박했다. 후지TV 계열의 뉴스네트워크인 FNN은 이날 “한국의 수출관리 체제에 의문표가 붙은 실태를 엿볼 수 있는 자료를 입수했다”며 “한국에서 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전략물자 밀수출 사례가 4년간 156건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자체 입수했다는 한국 정부의 문건을 통해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VX신경가스의 원료가 말레이시아 등에 밀수출된 게 드러났다”며 “이번에 일본이 수출 우대 철폐 조치에 포함시킨 불화수소(에칭가스)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에 밀수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안보 차원의 문제’인 만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은 해당 문건으로 볼 때 한국을 안보 우려가 없는 나라로 간주하는 ‘화이트 국가’로 대우하기 어렵다는 일본 전문가 주장도 전했다. 해당 문건은 조원진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했던 문건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 반도체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핵심소재에 쓰이는 3개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추가로 외국환관리법상 우대제도인 '화이트(백색) 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아예 제외하는 내용으로 정령(한국의 시행령에 해당)을 개정하기 위해 이날부터 의견수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뉴스1]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 반도체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핵심소재에 쓰이는 3개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추가로 외국환관리법상 우대제도인 '화이트(백색) 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아예 제외하는 내용으로 정령(한국의 시행령에 해당)을 개정하기 위해 이날부터 의견수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뉴스1]

산업부는 이에 이날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한국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의 ‘연례보고서’를 통해 전략물자 무허가 수출 적발 및 조치 현황을 매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국정감사 등을 통해 상세 내역을 수시로 국회에 제출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 전략물자 수출관리제도가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전략물자 수출통제 선진국인 미국은 무허가 수출 적발실적 및 주요 사례를 공개하고 있다”며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총 적발 건수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적발사례만 선별해 공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방송이 거론한 불화수소의 무허가 수출 사례는 일부 국내업체가 유엔 안보리 결의 상의 제재대상국이 아닌 UAEㆍ베트남ㆍ말레이시아로 관련 제품을 허가 없이 수출한 것을 우리 정부가 적발한 사례라고 밝혔다. 일본산 불화수소를 수입해 제3국에 넘긴 게 아니라는 의미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자료는 한국 정부가 전략물자 밀수출을 사전 적발해 막거나 이미 밀수출한 경우엔 회수, 폐기한 건”이라며 “공개 자료이자 바세나르 협약에 따라 이미 국제사회에 다 보고한 내용인데 일본이 이를 문제 삼는 건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지TV는 한국 정부의 반박이 나오고 논란이 일자 해당 보도의 온라인 기사에서 '밀수출'이란 표현을 '부정수출'로 바꿨다. 그러나 이미 송출한 방송 화면상 자막 등은 고치지 않은 상황이다.     
 
후지TV가 10일 오전 보도에서 '밀수출'이라 표현했던 부분을 한국 정부의 반박 설명이 나온 이후 '부정수출'로 바꿨다. [FNN 홈페이지 캡처]

후지TV가 10일 오전 보도에서 '밀수출'이라 표현했던 부분을 한국 정부의 반박 설명이 나온 이후 '부정수출'로 바꿨다. [FNN 홈페이지 캡처]

익명을 요구한 통상 전문가는 “일본은 이런 식의 분쟁이 생기면 상대방 국가의 정부·국회·법원 자료를 샅샅이 뒤져 사실관계를 떠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를 찾는다”며 “이번 사례도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논리에 맞춘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그는 WTO 제소와 관련해 “일본은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대북 제재) 사유를 포함해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21조에 위배되는 사항을 밝힌 게 없다”며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일본의 다급함도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김상진 기자, 세종=김기환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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