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화이트 국가서 한국 빼려는 일본…'밀반출 문건' 억지 연결

일본 후지TV가 10일 한국에서 지난 4년간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를 밀수출한 사례가 156차례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조치는 ‘안보’ 문제이기 때문에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밀수출을 적발해 막거나, 회수한 사안으로 이미 투명하게 공개된 자료”라고 반박했다.
 
후지TV는 자체 입수한 한국 정부 리스트를 인용해 2015년부터 올해 3월에 걸쳐 한국에서 해외로 밀수출한 전략물자가 156차례에 달한다고 전했다. 여기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할 당시 쓴 신경제 ‘VX’ 원료를 말레이시아 등에 불법 수출하거나,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 대상에 들어간 에칭가스(불화수소)를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밀반출한 건이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2017년 2월 김정남 암살에 쓰인 VX 잔류 가능성에 대비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경찰 과 소방당국이 오염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뉴시스]

2017년 2월 김정남 암살에 쓰인 VX 잔류 가능성에 대비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경찰 과 소방당국이 오염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뉴시스]

UN 안전보장이사회 북한제재위원회 패널위원을 지낸 후루카와 가쓰히사(古川勝久)는 후지TV에 “대량살상무기 관련 수출규제 위반사건이 이같이 많이 적발됐는데도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공표하지 않은 것에 놀랐다”며 “이런 정보로 볼 때 한국을 화이트 국가로 대우하기 어렵다”고 논평했다.
 
이와 관련 노가미고타로(野上浩太郞) 관방 부(副)장관도 같은 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가 인정하는 안전보장을 위한 수출관리제도의 적절한 운용을 위해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후지TV 보도에 대해선 “적절한 수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우려할만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개별 사안에 답하는 건 피하겠다”고 언급했다.
 
후지TV 보도는 지난 5월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전략물자 무허가 수출 적발 현황’에 근거해 일부 한국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보도는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우리 정부의 승인 없이 국내업체가 생산해 불법 수출한 전략물자가 156건에 이르며, 적발 건수가 계속 늘고 있다"는 내용이다.
 
불법 수출한 전략물자를 우리 사법당국이 적발했다는 게 중요한데, 일본은 이를 ‘한국의 전략물자 밀수출’로 표현하며 억지로 이번 사태와 연결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전략물자 밀수출에 대한 적발과 수출 금지, 이미 수출한 물자에 대한 회수ㆍ폐기 등은 우리뿐 아니라 일본ㆍ미국 등에서 이뤄지는 일상적인 조치란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한국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의 '연례보고서'를 통해 전략물자 무허가 수출 적발 및 조치 현황을 매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고 있으며, 국정감사 등을 통해 상세 내역을 수시로 국회에 제출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 전략물자 수출관리제도가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략물자 수출통제 선진국인 미국은 무허가 수출 적발실적 및 주요 사례를 공개하고 있다"며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총 적발건수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적발사례만 선별해 공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후지TV 기사에 언급된 적발 리스트에 포함된 불화가스 관련 무허가 수출사례는 일부 국내업체가 UN 안보리결의 제재대상국이 아닌 UAE·베트남·말레이시아로 관련 제품을 허가 없이 수출한 것을 우리 정부가 적발한 사례다. 일본산 불화수소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전략물자 밀수출을 사전 적발해 막거나 이미 밀수출한 경우엔 회수, 폐기한 건”이라며 “공개 자료이자 바세나르 협약에 따라 이미 국제사회에 다 보고한 내용인데 일본이 이를 문제 삼는 건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본이 수출을 제한한) 불화수소는 북한에 반입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후지TV는 극우 성향을 띤 산케이 신문 계열 방송사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일 일본 정부가 경제보복 조치를 공식 발표하기 전인 지난달 30일 해당 뉴스를 먼저 보도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