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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자사고·외고·국제고 줄줄이 평가…존폐 혼란 지속되나

서울교육청은 내년에도 자사고 9개교를 포함해 22개교를 재지정평가한다. 사진은 내년 평가 대상인 휘문고의 모습. [중앙포토]

서울교육청은 내년에도 자사고 9개교를 포함해 22개교를 재지정평가한다. 사진은 내년 평가 대상인 휘문고의 모습. [중앙포토]

서울시교육청이 9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3곳을 평가해 8개 학교의 자사고 지위를 취소하자 학교장·학부모가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더구나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자사고·특목고 평가가 예정돼 있어 더 큰 혼란과 갈등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재지정평가 대상 학교는 총 22개교에 이른다. 자사고는 경문·대광·보인·현대·휘문·선덕·양정·장훈·세화여고 등 9곳이 평가를 받아야 한다. 대원외고·대일외고·명덕외고·서울외고·이화외고·한영외고 등 외고 6곳과 서울국제고 등 국제고 1곳, 한성과학고·세종과학고 등 과학고 2곳, 서울체육고 등 특목고 10곳도 평가 대상이다. 또 대원국제중·영훈국제중·서울체육중 등 특성화중학교 3곳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  
 
서울 외에는 대구 대건고·경일여고, 인천 인천하늘고, 대전 대성고, 경기도 용인외대부고, 전북 남성고가 재지정평가를 받게 된다.    
 
자사고와 특목고, 특성화중학교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따라 5년에 한번씩 해당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재지정 평가를 통과해야 지위가 유지된다. 평가 기준에 미달해 탈락하면 교육부 동의를 거쳐 일반학교로 전환된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재지정평가한 자사고 13곳 중 8곳을 무더기 탈락시키자, 교육계는 내년 평가 대상인 학교 중 상당수도 지정취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올해 자사고 평가 결과가 5년 전인 2014년 결과와 대동소이했던 점에 비춰, 내년 평가 결과도 2015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자사고평가에서 지정 취소된 8개교 중 7개교는 2014년에 지정취소 또는 취소유예를 받았던 곳이다. 한대부고만 2014년 재지정됐다가 이번에 지정취소됐다.  
 
2015년에는 자사고 평가에서 경문·장훈·세화여고가 취소유예됐다. 대광·보인·선덕·양정·현대·휘문은 재지정된 학교다. 당시 커트라인은 60점(100점 만점)이었다. 올해는 기준점을 70점으로 높였다.  
 
특목고 중에는 서울외고, 특성화중 가운데서는 영훈국제중이 당시 커트라인을 넘지 못해 '지정취소 2년 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후 2017년 보완 평가를 받아 재지정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부 시·도교육청의 경우 내년 평가 때 재지정평가 기준점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최근 "(내년 재지정평가 대상인) 용인외대부고의 경우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학교인 만큼 안산동산고보다 더 높은 수준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기도 내에서만 지원할 수 있는 자사고인 안산동산고는 올해 재지정평가에서 기준점 70점을 넘지 못해 탈락했다. 전북교육청은 올해 상산고를 평가하면서 기준점을 80점으로 올렸고 상산고는 79.61점을 받아 재지정을 받지 못했다.  
내년 재지정 평가 대상인 경기도 용인외대부고 본관 모습 [중앙포토]

내년 재지정 평가 대상인 경기도 용인외대부고 본관 모습 [중앙포토]

 
우수 학생들이 지원하는 자사고·특목고를 대상으로 거의 매년 재지정평가가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동요와 반발도 상당하다. 서울의 한 자사고 학생은 "면학 분위기가 좋고 진학 성과가 좋은 학교에 어렵게 합격했는데, 교육청에서 학교를 없앤다고 하니 도통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면서 "부모님도 학교 문제로 자주 고민해 마음이 불편하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자사고 진학을 준비 중이던 중학교 3학년 김모(15)양은 "친구들과 방과 후에 스터디도 하고 자사고 선배들도 만나보면서 진학 준비 중이었는데 그 학교가 이번에 지정취소됐다"면서 "우리가 무슨 실험대상이냐"고 반문했다. 영등포구에 사는 또 다른 중3학생(15)은 "외고·자사고에 가려는 이유는 특권 의식 때문이 아니라 좋은 선생님이 많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어서다. 막상 외고·자사고에 합격해도 내년에 그 학교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진학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고 답답해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교육청이 재지정평가를 하며 불공정·불평등·위법 논란을 야기하며 교육과 학습의 장인 학교를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국회와 정부는 고교 체제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 직접 규정하는 교육법정주의를 확립해, 이번 자사고 존폐 논란처럼 교육이 정치와 이념에 휘둘리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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