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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내년 최저임금 결정 하루 앞…심의 변수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10차 전원회의가 근로자위원의 불참 속에 진행되고 있다. 근로자위원은 사용자위원이 제출한 삭감안에 반발하며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뉴스1]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10차 전원회의가 근로자위원의 불참 속에 진행되고 있다. 근로자위원은 사용자위원이 제출한 삭감안에 반발하며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뉴스1]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 결정 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9일 제10차 전원회의에서 "11일까지 끝내겠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11일 밤을 새워서라도 결정을 지을 방침"이라며 "12일 새벽쯤 마무리하고 곧바로 고용노동부 장관에서 이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①2년 동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부작용 속출
②경제상황 급전직하…대외 악재까지 겹쳐
③EITC(근로장려세제) 확대…최대 변수 부상

10일 제11차 전원회의에는 전날 불참했던 근로자 위원들이 복귀한다. 근로자 위원들은 마이너스 인상률을 제시한 사용자 위원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심의를 보이콧했다.
 
수정 요구안도 "마이너스 인상" vs "10%대 인상" 
사용자 위원들은 지난 3일 내년 최저임금을 현재(시급 8350원)보다 4.2% 깎은 시급 8000원을 제시했다.
 
근로자 위원들은 "경제가 국가 부도 상태에 놓인 것도 아님에도 물가 인상과 경제 성장조차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마이너스로 회귀하자는 것은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근로자 위원들은 올해보다 19.8% 인상된 시급 1만원을 요구했다. 월급으론 209만원 연봉 2508만원이다.
 
10일 회의에선 노사가 최초 요구안을 보완한 수정 요구안을 제출할 전망이다. 그러나 경영계는 마이너스 인상률을 고수할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사용자 위원은 "국가 경제에 긍정적 신호를 주기 위해서라도 상징적인 인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노동계는 10%대 인상률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익위원의 선택이 결정적 역할할 듯
노사의 요구안 격차가 워낙 커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따라 결국 공익위원의 선택이 내년 최저임금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올해 새로 꾸려진 공익위원은 비교적 중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경제와 고용 시장의 변화 등을 분석하고 전망할 수 있는 전문성도 갖췄다는 평이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학자는 "정치적 입장이나 이념 지향적인 예전과 달리 종합적인 경제·사회·정책적 변수를 다각적으로 분석해 인상 범위를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좌우할 변수는 수두룩하다.
 
실업자의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고용보험 기금으로 지급하는 구직급여의 5월 지급 총액이 7587억원에 달해 또 역대 최대 기록을 깼다.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관련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업자의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고용보험 기금으로 지급하는 구직급여의 5월 지급 총액이 7587억원에 달해 또 역대 최대 기록을 깼다.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관련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자제한법에 육박하는 최저임금 인상…고용시장 혼란
우선 2년 동안 최저임금은 29.1% 올랐다. 이자제한법 시행령이 정한 연 30%에 육박한다. 이러다 보니 부작용도 속출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실업자는 113만7000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대치다.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던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6000명이나 줄었다. 최저임금의 영향권에 있는 임시근로자도 8만5000명이나 감소했다.
 
이 상황에서 3%만 올려도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33%가 오르게 된다. 이자제한법을 초과하는 고율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여당에서도 동결 주장이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더 올렸다간 고용시장의 혼돈을 진정시킬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46.42포인트(2.20%)하락한 2064.17을, 원·달러환율은 11.6원 상승한 1182.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고용 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 인하폭 기대감 축소와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등이 악재로 작용해 하락 마감했다. [뉴스1]

8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46.42포인트(2.20%)하락한 2064.17을, 원·달러환율은 11.6원 상승한 1182.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고용 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 인하폭 기대감 축소와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등이 악재로 작용해 하락 마감했다. [뉴스1]

"내외 경제 악재까지 겹쳐 또 충격 이어지면 회복 난망"
경제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지난 2년 동안 국내 경제에 충격을 줄 만한 대외 변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올해 1분기 상위 55개 기업의 투자는 전년 대비 37%나 줄었다. 투자가 없는데 일자리가 늘어날 리 없다. 기업의 영업이익도 급전직하다.
 
이런 와중에 최근엔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무역갈등 변수까지 등장했다. "시장에 또다시 정책적, 정치적 충격이 가해지면 회복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EITC 확대로 생계비 논리 희석…최저임금 인상 근거 약해져
이런 변수는 경제 사정과 맞물려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은 생계비와 직결된다"는 논리를 편다. 경제도 중요하지만 먹고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빈곤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두텁지 못해서 나오는 논리다.
 
역으로 국가가 사회안전망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으니 고용주라도 임금을 더 내도록 해서 생계비를 맞추도록 하자는 뜻이기도 하다. 국가가 져야 할 책임을 사업주에 떠넘기는 셈이다.
 
한데 이런 논리의 근거도 약해진다. 올해 9월부터 근로장려세제(EITC)가 대폭 확대되기 때문이다.
 
EITC는 일을 하지만, 소득이 적은 근로자와 사업자 가구에 세금을 돌려주는 형태로 국가가 소득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지금까지는 연간 1300만원 미만(단독가구)~2500만원 미만(맞벌이 가구)일 경우 최대 250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올해 9월부터는 2000만원 미만~3600만원 미만으로 대상이 확대된다. 지원액도 300만원으로 늘렸다. 연령제한은 없다. 일하면 누구에게나 준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매년 1조원가량이던 예산을 4조 9000억원으로 확 늘렸다.
 
"국가가 책임 져야할 빈곤문제를 기업에 떠넘기는 행위 안 돼"
복지 분야 석학인 닐 길버트 UC 버클리대 교수는 "EITC가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주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며 "EITC는 정부가 근로자에게 직접 지원하지만, 최저임금을 올리면 고용주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저임금 대신 EITC 확대를 권고했다. 시장을 교란하는 정책 대신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 인상론의 근거가 엷어지게 된다. 노동계가 주장하는 생계비를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로 사회안전망이 확충됐기 때문이다.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의 최대 변수가 EITC 확대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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