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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인어공주는 흑인…디즈니 공주들 파격 진화

‘인어공주’ 주연에 발탁된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 [AFP=연합뉴스]

‘인어공주’ 주연에 발탁된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 [AFP=연합뉴스]

“입을 막아도, 손발을 묶어도, 난 절대 침묵하지 않아.”(주제가 ‘스피치리스’ 중)
 

애니메이션과 다른 캐스팅 화제
내년 ‘뮬란’은 중화권 스타 총출동
백인 위주 탈피 주체적 여성 강조
백설공주, 자매 이야기로 재조명

디즈니 실사영화 ‘알라딘’의 900만 흥행을 이끈 자스민 공주의 노래다. 자스민은 1992년의 애니메이션과 달리 여자는 술탄이 될 수 없단 관습을 깨고 스스로 왕위를 잇는다. 여성 관객들의 지지로 흥행 역주행, 역대 외화 관객 순위 8위까지 올랐다. 전 세계 매출은 1조원에 달한다.
 
디즈니 공주가 달라졌다. 왕자를 기다리는 대신 더 주체적이고 강인해졌다. 애니메이션 시절의 백인 위주에서 벗어나 실사판 리메이크에선 인종적 다양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인도계 배우 나오미 스콧이 자스민 공주로 스타가 된 데 이어 흑인 인어공주까지 탄생했다.
 
1989년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에리얼은 붉은 머리칼의 백인. 실사판은 자매 R&B 듀오로 활약해온 19세 흑인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를 주연으로 파격 발탁했다. “꿈이 이뤄졌다”는 그의 트위터에 “안데르센 원작 동화는 덴마크 배경인데 흑인 인어는 말도 안 된다” “당신이 내 에리얼을 망쳤다” 등 비난이 잇따르자, 디즈니는 산하 채널 ‘프리폼’ 인스타그램을 통해 7일 이런 일침을 날렸다. “에리얼은 바닷속 왕국에 살고, 원하면 어디든 헤엄쳐갈 수 있다(중략) 덴마크 ‘사람’이 흑인일 수 있기에 덴마크 인어도 흑인일 수 있다. 이 탁월한 캐스팅을 그저 만화와 닮지 않아서 납득하지 못한다면 그건 당신 문제다.” 연출을 맡은 롭 마샬 감독은 “할리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노래 실력까지, 이 역할에 꼭 맞는 자질을 가졌다”고 밝혔다.
 
‘뮬란’의 주연 유역비. [월트디즈니스튜디오=뉴시스]

‘뮬란’의 주연 유역비. [월트디즈니스튜디오=뉴시스]

내년 개봉할 디즈니 ‘뮬란’ 실사판엔 1000대 1 오디션을 뚫고 낙점된 유역비를 비롯해 견자단·공리·이연걸 등 중화권 스타가 대거 등장한다. 1998년 애니메이션은 파씨 가문 외동딸 뮬란이 연로한 아버지 대신 남장을 하고 참전하는 모험담. 중국 남북조시대 작자미상 화목란 이야기가 토대다. 전통적 여성상을 거부하고, 남자 동료들의 목숨뿐 아니라 나라를 구하는 등 디즈니 공주 중 가장 능동적이라 평가받은 영웅 서사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웨일 라이더’ 등 강한 여성상을 그려온 니키 카로 감독은 지난해 미국 매체 무비폰과 인터뷰에서 “아주 소녀다우면서도 박력 있고 감동적인 무술 서사가 될 것”이라 밝혔다.
 
향후 나올 실사영화들도 흥미롭다. ‘백설공주’는 독사과를 먹고 깊은 잠에 빠진 백설공주를 여동생 로즈 레드가 일곱 난쟁이와 함께 구해내는 자매 얘기로 재조명한다. 악녀나 조연 캐릭터를 재해석한 실사판에는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호응도 뜨겁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마녀와 공주의 연대로 풀어낸 ‘말레피센트’ 시리즈는 안젤리나 졸리와 엘르 패닝, ‘101마리 달마시안’에서 개에 집착하는 악녀 크루엘라의 젊은 시절을 그릴 스핀오프 영화의 엠마 스톤이 주연에 나섰다. ‘피터팬’ 속 요정 팅커벨이 주인공인 실사판은 리즈 위더스푼이 제작·주연을 겸한다.
 
‘라이온 킹’의 암사자 날라 목소리를 연기한 비욘세. [월트디즈니스튜디오=뉴시스]

‘라이온 킹’의 암사자 날라 목소리를 연기한 비욘세. [월트디즈니스튜디오=뉴시스]

디즈니 왕자도 달라진다. ‘백설공주’ 등 여러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프린스 차밍’은 동명 실사판 영화에서 보다 현실적인 캐릭터로 그려질 예정이다.
 
이런 다양성 기조는 디즈니 자회사 마블의 수퍼 히어로 영화나 ‘스타워즈’ 시리즈 등 기존 실사영화에서도 강화돼왔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흑인·아시아인·히스패닉 등 다양한 관객들의 티켓파워가 커지고 바뀐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난 결과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올해 ‘알라딘’, 2년 전 ‘미녀와 야수’의 흥행에는 현대적 여성 캐릭터가 한몫했다”면서 “원작이 잘 알려진 작품일수록 기존 디즈니 공주의 공식을 바꾸었을 때 파급력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근 ‘덤보’ ‘메리 포핀스 리턴즈’ 등 구세대 세계관을 크게 바꾸지 않은 실사판 영화가 흥행에 참패한 것도 이러한 변화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디즈니 공주들은 애니메이션에서도 변화해왔다. ‘모아나’의 폴리네시안, ‘공주와 개구리’의 흑인 등 외모도 다채롭게 바뀌었다.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에선 드레스를 벗어 던진 공주들이 티셔츠 차림으로 함께 수다 떠는 모습이 유쾌한 파격으로 회자됐다.
 
한때 공주 캐릭터가 구태의연하다 지탄받고, ‘포카혼타스’ ‘알라딘’ 등 비서구권 문화를 다룬 애니메이션에서 서구 중심적 시선을 드러내 비판받기도 했던 디즈니다. 사회·문화적 다양성을 호되게 학습해온 디즈니는 이런 경험치를 고스란히 세계적 성공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다만, 17일 개봉하는  ‘라이온 킹’의 국내 홍보는 강인한 암사자 날라를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사바나의 예비 영부인’ 등 외모 중심적이고 남성 의존적인 수식어로 표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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