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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한 거 아니냐" 화내던 강골 윤석열, 이번엔 "죄송하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렸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렸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전략은 확고했다. 윤 후보자는 국회의원들의 공격적인 질문이나 질책이 들어와도 “죄송하다” 또는 “유념하겠다”라고 답하며 계속 자세를 낮췄다. 지금껏 알려진 ‘강골’이자 ‘뼛속까지 검사’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자정을 넘겨 진행된 청문회에서 2012년 기자와의 통화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엔 태도가 바뀌었다.
 

9개월 전 "너무한 거 아니냐"와 온도차

차분히 해명, 의혹엔 "유념·죄송" 반복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선 법사위 위원들의 질문에 부인하거나 반발하는 윤 후보자의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질의에 대해 답변은 하면서도 반박하는 모양새를 만들지는 않았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장모와 아내와 관련한 자료를 왜 제출하지 않느냐”며 거듭 몰아붙였지만 윤 후보자는 연필로 노트에 무언가를 적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검찰에 따르면 윤 후보자는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연습했다. 청문회 준비팀은 수차례 “화를 내면 안 된다”는 당부와 주문을 했다고 한다. 청문회 준비팀이 가장 걱정했던 부분 중 하나가 윤 후보자가 차분하게 대응할지 여부였다. 자칫 윤 후보자가 거칠게 반응하면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질 가능성이 커서다.
 
청문회 준비팀도 "흥분하거나 화낼까 걱정" 
검찰 관계자는 “윤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에게 화를 내거나 흥분하는 모습을 보일까 봐 걱정을 많이 했던 게 사실이다”며 “청문회에서 개인 신상에 관한 질의가 쏟아질 것을 예상한 만큼 그에 대해 대비를 하고 들어가 크게 흥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장제원 의원이 “검찰의 문제가 무엇인지 아느냐”는 말로 검찰에 대해 질책을 해도 윤 후보자는 “네”, “유념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여상규 의원이 “문재인 정부 관계자에 대해 고소·고발한 건이 104건인데 그중 4건만 처리됐다.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킨 결과냐?”고 물었을 때도 윤 후보자는 “유념하겠다”고 말을 받았다.
 
지난 국정감사 땐 "너무한 것 아니냐"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 때 서울중앙지검장 신분으로 나온 윤 후보자는 “아무리 국정감사이지만 너무한 것 아니냐”고 화를 낸 바 있다. 당시 장제원 의원이 윤 후보자 장모의 사기 사건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 “몇십억 손해 입은 사람이 있으면 민사소송이나 형사고소를 할 텐데 나는 사건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며 큰 소리로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2년여 전 국정감사 때와 같은 질문이 나왔지만 윤 후보자의 대응은 전혀 달랐다. 2017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진태 의원이 태블릿 PC와 관련해 “태블릿PC 내부 문서의 절반이 언론사와 검찰이 심어놓은 것으로 돼 있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윤 후보자는 “문서가 자동생성 파일이라 보고를 받았다. 이메일로 넘어가기도 해 최씨가 사용했다고 봤다”고 전면 반박했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에서 같은 질문이 나오자 “더 파악을 해보겠다. 죄송하다”고 답변하는 데 그쳤다.
 
윤우진 논란 녹음파일, "윤대진 위해 방어한 듯"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해 11월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검사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하는 모습. 오른쪽은 지난 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여야 의원들의 설전을 듣고 있는 모습. 임현동 기자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해 11월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검사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하는 모습. 오른쪽은 지난 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여야 의원들의 설전을 듣고 있는 모습. 임현동 기자

윤 후보자의 이 같은 전략은 청문회 말미에 윤 후보자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언급한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흔들렸다. 야당 의원들이 “국민 앞에서 거짓말과 변명을 한 것이다. 사과하라”며 몰아붙이자 윤 후보자는 물러서지 않고 “이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하지 않았는데 단순 소개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당시 수사지휘라인에 있지도 않았다”는 취지의 해명을 반복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이 변호사를 윤 전 세무서장에게 소개한 건 그 동생인 윤대진 검찰국장인데 윤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이런 얘기를 하면 윤 국장이 다칠까 봐 우려했던 것 같다”며 “윤 후보자가 본인과 관련해서는 청문회 내내 사과를 하고 넘어갔는데 윤 국장이 걸리자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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