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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내려라”…트럼프는 파월 때리고, 터키선 총재 짐싸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금리 인하 요구에 맞서다 최근 경질된 무라트 체틴카야 전 터키 중앙은행 총재(아래 사진).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금리 인하 요구에 맞서다 최근 경질된 무라트 체틴카야 전 터키 중앙은행 총재(아래 사진). [AP=연합뉴스]

세계 곳곳에서 중앙은행 독립성의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 둔화에 시달리는 정치인이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노리고 있어서다. 중앙은행 총재의 지위도 위태롭다. 대통령의 압박과 견제에 시달리거나 심지어 자리를 잃고 짐을 싸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장 수난시대
유동성 취한 시장, 포퓰리즘 만연
홍남기, 한은에 금리 인하 압박
인플레이션 살아나면 부메랑 우려

가시방석 위에 앉아 있는 대표적인 중앙은행장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다. 영향력으로만 따지면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지만 임명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눈엣가시일 뿐이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경기 부양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파월을 두드리는 이유다.
 
트럼프의 파상 공세는 지칠 줄 모른다. 트위터에서 “강력한 일자리, 낮은 물가 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있는데 Fed는 아무것도 모른다. Fed가 미국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라고 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 인하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언론 인터뷰에서 “금리를 내리는 중앙은행을 가졌다면 우리 경제는 로켓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다. Fed 의장을 교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위 사진)과 금리 인하 요구에 맞서다 최근 경질된 무라트 체틴카야 전 터키 중앙은행 총재. [EPA=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위 사진)과 금리 인하 요구에 맞서다 최근 경질된 무라트 체틴카야 전 터키 중앙은행 총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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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짐을 싼 중앙은행 총재들도 있다. 무라트 체틴카야 전 터키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6일 해임됐다. 지난해 ‘리라 쇼크’ 직후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맞서다 잘린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 총재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라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압박에 백기를 들고 사임했다.
 
이처럼 중앙은행에 미치는 정치인의 입김은 더욱 세지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4월 ‘(중앙은행) 간섭의 시대’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로 다뤘을 정도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보장은 1980년대 들어 보편화하기 시작했다. 70년대 정치인의 손에 놀아난 금리 정책으로 인해 물가가 치솟는 등 경제가 홍역을 치렀던 탓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포퓰리즘에 빠진 정치인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압박하면서 중앙은행에 대한 압박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경제가 잘 나갈 때 재정적자를 줄이지 못한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재정정책에 한계를 느끼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눈을 돌리게 됐다”며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면 중앙은행에 대한 정부 간섭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벼랑 끝에 몰린 세계 경제를 구해내기 위해 중앙은행이 공급한 유동성의 단맛에 취했던 경제 주체들도 정치인의 중앙은행 압박을 방관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도 이러한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9월 대정부질문에서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갉아먹는 것은 세계 경제에 또 다른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물가를 통제할 힘이 사라질 수 있어서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무덤에서 되살아나면 힘이 빠진 중앙은행이 대처할 수 없을지 모른다”며 “최근의 중앙은행 정치화가 무서운 이유”라고 강조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4월 “중앙은행이 독립적이지 않으면 통화정책이 경제에 대한 객관적 평가보다 정치적 조언을 따른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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