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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가 말한 신뢰 문제, WTO 규범에 없어 일본에 마이너스”

이재민 교수는 일본 정부의 경제제재에 대해 ’정치 외교적 갈등이 통상 갈등으로 표출된 게 본질“ 이라며 ’통상의 틀로 드러난 이상 WTO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이재민 교수는 일본 정부의 경제제재에 대해 ’정치 외교적 갈등이 통상 갈등으로 표출된 게 본질“ 이라며 ’통상의 틀로 드러난 이상 WTO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아베 총리가 언급한 ‘신뢰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선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일본 조치의 문제점을 부각해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다.”
 

WTO 분쟁 전문가 이재민 교수
신뢰저하로 교역제한해선 안돼
한국이 WTO 제소 요건 갖춘 셈
판정까지 27개월 … 타협이 최선

5일 만난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다수의 WTO 분쟁에 참여한 이 교수는 2004년부터 한양대와 서울대에서 국제법을 강의하고 있는 통상 및 국제분쟁 전문가다. 1992년부터 10년간 외교관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 이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일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규제에 “WTO의 규칙에 맞다”며 “(양국의) 신뢰 관계로 행해온 조치를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신뢰 문제를 거론했다.
“WTO 규범엔 신뢰 저하에 따라 교역을 제한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없다. 다시 말해 양국 신뢰 저하에 따라 교역제한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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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WTO 제소 검토에 들어갔다.
“일단 WTO 제소를 위한 요건은 상당 부분 갖췄다고 본다.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와야 하는데 일본의 새로운 수출 허가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타깝지만 이 과정에서 몇 주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GATT 11조를 언급한 이유는.
“자유 교역을 규정한 대표 조항이다.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곤 수입 또는 수출을 제한하지 말라는 거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품목 제한이 실제 수출 제안으로 이어질 경우 11조 위반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WTO 제소 과정은.
“WTO 제소는 양자 협의 요청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다. 양자 협의 요청 이후 60일간 적어도 두 차례 이상 서로 만나야 한다. 일종의 숙려기간이다. 그래도 합의가 안 되면 분쟁을 조정하는 제3국 국적의 패널 3명을 꾸린다. 패널 선정 과정에서 당사국 사이에 의견 일치가 안 되는 경우도 많다. 패널 선정이 게임의 룰을 결정하는 과정이라서다.”
 
가처분 신청은 할 수 없나.
“1995년 WTO 출범 시 패널에 그런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
 
패널 판정에서 항소까지 얼마나 걸리나.
“항소심까지 포함하면 최초 제소 시점부터 최종 항소심 판정까지 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해도 27개월 정도 걸린다.”
 
항소심 결정이 마지막인가.
“그렇다.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의 경우에는 패널 결정에서는 우리가 졌지만 항소심에선 이를 뒤집었다.”
 
패널과 항소심이 WTO에서 유일한 항의 수단인가.
“그렇지 않다. 분쟁 해결과 별개로 위원회를 통한 항의도 하나의 방법이다. 상품교역위원회가 대표적이다. 1년에 대략 10번 정도 회의를 여는데 모든 회원국(164개국)이 참가한다. 일본 조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일종의 국제 여론전이다.”
 
이 교수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치·외교적 갈등이 통상 갈등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양국 갈등이 통상의 틀로 드러난 이상 WTO 등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WTO 제소를 강조하는 이유는.
“교통사고를 경찰서에 신고하는 것과 비슷하다. WTO 제소가 유일한 절차도 아니고 이를 통해 원천적인 문제 해결도 힘들다고 본다. 하지만 양국 갈등이 통상의 모습으로 표출됐기 때문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WTO는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데.
“WTO 제소를 하지 않는다는 건 상대국 입장에서 보면 법적으로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WTO에서 승소해도 문제의 본질, 다시 말해 환부를 제거하는 건 힘들다. WTO 절차가 시작됐음에도 양국이 타협해 종결하는 경우도 많다. 타협점만 찾으면 WTO 절차는 언제든지 종결할 수 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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