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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기의 시시각각] 이런 KBS에 수신료 낼 필요 있나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한국방송공사(KBS·사장 양승동)는 국민의 자산이다. 5000여 명 직원이 일하는 KBS의 1년 예산은 약 1조4000억원. 이 중 6500억원은 TV수상기를 보유한 국민이 수신료라는 이름으로 대고 있다. 한국전력이 매달 전기요금을 징수할 때 가정마다 수신료 2500원을 함께 부과하고 있으니 세금이나 다름없다. KBS가 특정 정파의 방송이 되어선 안 되는 이유다. 그런데 최근 이 회사 경영진의 청와대 권력에 대한 굴종과 사내 정적(政敵)을 겨냥한 보복 행태는 수치스럽기 짝이 없다.
 

윤도한의 무도한 요구에 굴종
양승동 사장의 수치스러운 행태
사내 정적엔 공포의 집단 숙청

청와대의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KBS 1TV가 6월 18일 ‘시사기획 창-태양광 사업 복마전’ 방송을 내보낸 사흘 뒤에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의혹의 중심에 마치 청와대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허위 사실이다. KBS는 (청와대에) 문의해 온 적도 없다. 즉각 시정 조치를 요구했지만 답변이 없다. 정정보도와 사과방송을 요구한다”고 비난했다. 윤도한의 이런 언행은 무도하고 불법적이다.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태양광 열풍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정확하게 짚었다. 독자들은 당장에라도 KBS 홈페이지에 들어가 50분짜리 방송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시사기획 창’의 제작진은 문재인 캠프의 핵심 인물이었던 최규성 전 농어촌공사 사장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최 전 사장은 2018년 10월 ‘새만금 재생 에너지 비전 선포식’ 때 있었던 대통령의 행동과 농림부 차관의 언급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이를 근거로 제작진은 수상(水上) 태양광 패널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으리라는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했다. 무엇이 허위 사실이란 말인가. 청와대에 제작진의 문의가 없었다는 윤 수석의 주장도 취재 기자가 고민정 대변인과 유송하 춘추관장 두 사람에게 보냈던 문자에 의해 거짓임이 드러났다(7월 4일, 제작진 13명의 반박문). 이것이 필자가 윤도한을 무도하다고 판단한 근거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윤 수석과 같은 위치에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있었다. 그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당시 KBS 김시곤 보도국장한테 전화를 걸어 “뉴스 편성을 바꿔 달라”고 얘기했다는 이유만으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유죄의 근거로 방송법 제4조 2항 ‘누구든지 방송 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는 조항을 들었다. 윤도한은 언론중재위 제소 등 방송법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KBS 측에 공공연히 정정보도와 사과방송이라는 편성 변경을 압박했다. 그는 또 KBS의 누군가에게 법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고 실토했으니 이정현 이상으로 불법적이다(7월 4일, 김시곤이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글).
 
더 큰 문제는 양승동 사장이 청와대의 부당한 요구엔 굴종으로 일관하면서 엉뚱하게도 3년여 전 사내 게시판에 썼던 글을 문제 삼아 당시 정지환 보도국장한테 직장인에게는 사형선고와 같은 해임 조치를 내리는 등 전직 간부 17명을 무더기로 징계한 점이다. KBS 역사에서 일찍이 없었던 7월 2일자 인사조치를 정적 제거를 위한 공포의 집단 숙청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17명 전원이 회사의 현재 지배 세력인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의 반대파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즉각 회사를 상대로 법원에 징계무효 소송을 냈다. 사내 게시판은 사측의 당파적 태도에 분개하는 글이 다수다.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인한 적폐 청산과 극한적 저항의 악순환이 ‘국민의 방송’이라는 곳에까지 파고들었다. 안타까울 뿐이다.
 
KBS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부 권력에 굴종과 내부 민주노총 권력의 일탈은 눈뜨고 봐주기 어렵다. 그들이 쓰는 돈의 45%를 대는 국민이 나설 때다. KBS 수신료 거부 운동은 어떠한가.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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