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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밤에 가만있는데 온몸이 땀 범벅… 결핵·암 주의보 !

 여름철 땀은 천덕꾸러기 신세다. 체온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지만 실상 더럽고 찝찝하다며 홀대받기 일쑤다. 하지만 땀은 한편으론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를 간과한다. 땀이라고 다 같은 땀이 아니다. 땀이 나는 상황과 양·냄새·색만 잘 살펴도 숨은 질환을 파악할 수 있다. 땀에 담긴 건강 정보를 모았다.  
 

땀에 든 건강 정보
갑상샘 신체 대사 조절기능 이상
췌장·부신 같은 장기에 생긴 혹
혈액암이 다한증 일으키는 원인

땀은 인체의 냉각수다. 전신에 퍼진 200만~400만 개의 땀샘은 하루 평균 0.5L의 땀을 배출해 몸에 쌓인 열과 노폐물을 내보낸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김선희 교수는 “여름에는 체온을 낮추기 위해 기본적으로 몸이 많은 양의 땀을 배출한다”며 “여성보다 남성, 날씬한 사람보다 뚱뚱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땀을 많이 흘린다”고 말했다.
 
3개월 내 체중 10% 이상 줄어도 질환 의심
 
땀을 조절하는 ‘컨트롤타워’는 뇌와 호르몬·자율신경이다. 체온 유지를 위해 하루 24시간 긴밀히 소통하면서 땀을 분비·억제한다. 문제는 이런 컨트롤타워가 질환으로 인해 망가졌을 때다. 외부 온도나 활동량과 관계없이 땀이 과하게 나는 다한증이나, 반대로 땀이 나지 않는 무한증의 원인이 된다.
 
질환으로 인한 다한증의 원인은 첫째,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다. 체내 면역 세포가 갑상샘 자극 물질을 분비하면 신체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샘 호르몬 분비량이 증가한다. 에너지 소모가 늘면서 체온이 오르고 과도하게 땀이 흐르는 다한증이 나타난다.
 
둘째, 췌장의 인슐린종, 부신의 갈색세포종 등 장기에 생긴 혹이 다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인슐린종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떨어뜨리는데, 이를 보상하려고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땀이 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부신에 생긴 갈색세포종은 아드레날린처럼 몸을 긴장시키는 호르몬 분비량을 늘린다. 이로 인해 급박한 상황에 부닥친 것처럼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땀 배출량이 증가한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경진 교수는 “호르몬 이상으로 인한 다한증은 전신에 걸쳐 나타나고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유 없이 땀이 많이 나면서 손발이 떨리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면 혈액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결핵이나 호지킨 림프종 같은 혈액암에 걸리면 체온 조절 시스템은 정상이어도 다한증이 생긴다. 면역 세포가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체온이 오르고 땀 분비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서유빈 교수는 “결핵·암으로 인한 땀은 감기·독감과 달리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장기간 지속하는 특징이 있다”며 “특히 밤에 땀이 많이 나고 3개월 내 체중이 10% 이상 줄었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질환으로 인한 다한증은 병을 치료하면 자연히 좋아진다. 만일 원인 질환의 치료가 어렵고 다한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라면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약물은 땀구멍을 막거나 땀이 나는 부위를 마비시키는 약, 보톡스 등이 쓰인다. 땀이 나는 부위에만 작용해 부작용은 적지만 지속시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수술은 전신마취 후 가슴 부위 두 곳을 1㎝씩 절개해 내시경으로 보며 자율신경(교감신경)을 자르는 ‘교감신경 절단술’이 적용된다. 손발 등 장기에 직접 연결된 교감신경이 아닌 이들을 잇는 교감신경 가지를 잘라 증상을 개선한다.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박재길 교수는 “교감신경 절단술을 하면 보상 반응으로 엉뚱한 부위에 다한증이 생기는 경우가 80% 정도”라며 “다만 최근 교감신경 가지를 추가로 절단해 다한증의 증상 강도를 5분의 1로 낮추는 새로운 수술법이 개발돼 환자 선택지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피부 뜨거운데 땀 안 나면 열사병 우려
 
다한증과 반대로 땀이 나지 않는 무한증은 열사병이나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 손상(당뇨병성 신경병증)인 경우가 많다. 특히 열사병은 고온다습한 여름철 발병률이 급증한다.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 조절 시스템이 망가져 체온이 40도 이상 오르는데 피부만 뜨거워질 뿐 땀은 나지 않는 열사병이 발생한다. 고열로 인한 두통·의식저하로 시작해 심한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응급 질환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열사병이 발생하면 체온을 39도 이하로 가능한 한 빨리 떨어뜨리고 즉시 환자를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의 합병증이다.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자율신경이 망가져 이유 없이 손발이 저리거나 아프고 땀이 나지 않는 무한증이 동반된다. 김경진 교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증상은 신체 양쪽에 짝지어 나타난다”며 “손발 끝이 저리면서 땀이 나지 않으면 당뇨병이 악화한 것으로 약물 조절 등 추가 처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이지 않는 질환으로 인해 ‘무색무취’의 땀이 ‘유색유취’로 바뀌기도 한다. 예컨대 은·구리 등 중금속에 중독된 경우 땀은 푸르게 변한다. 간이 좋지 않을 땐 혈액 내 ‘빌리루빈’이란 물질이 증가해 노란색·갈색 땀이 난다. 신장이 안 좋을 때는 요산이 땀으로 배출돼 피부에 서리가 내리듯 하얀 땀이 맺힌다.
 
땀 냄새는 보통 겨드랑이·사타구니 등 신체 일부에서만 나타난다. 반면 질환으로 인한 땀 냄새는 체취가 배어나는 것이라 전신에서 풍긴다. 땀에서 과일 향이나 단내가 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소변 냄새와 비슷한 악취가 나면 신장·간 기능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체내 노폐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김선희 교수는 “무좀 등 세균 감염으로 인한 피부 질환도 각질층이 분해돼 역한 땀 냄새가 날 수 있다”며 “이 경우 양말을 자주 갈아 신는 등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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