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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무역적자 54년째 700조···정부 "소재부품 국산화 지원"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이뤄진 지 50년이 넘도록 한국은 단 한 차례도 대(對)일본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를 저울질하고 있다.
 
6일 한국무역협회(KITA)와 관세청의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1965년부터 2018년까지 54년간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 누적액은 총 6046억달러(약 708조원)로 집계됐다. 청구권 협정을 체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처음으로 교역을 시작한 1965년 대일본 무역적자액은 1억3000만달러였다. 이후 1974년 12억4000만달러, 1994년에는 118억7000만달러, 2010년 361억2000만달러까지 불었다. 이후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200억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지난해  대상 국가별 무역수지 적자액은 일본이 240억8000만달러로 가장 컸다. 사우디아라비아(223억8000만달러), 카타르(157억7000만달러), 쿠웨이트(115억4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대일본 무역적자액은 세계 주요 국과 비교하더라도 가장 크다. 특히 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국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원유 수출국이다.
 
일본과 교역에서 이처럼 유독 적자가 발생하는 데는 기술력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몸집을 키워왔지만, 여전히 소재ㆍ부품 기술력은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장시간 축적한 기술력이 있어야 하는 부품ㆍ소재 제품으로, 일본의 세계 시장 공급 점유율도 압도적이다.
 
반면 한국이 흑자를 내는 품목은 광물성 연료(31억9000만달러), 천연진주ㆍ귀금속(5억6000만달러), 어류ㆍ갑각류(3억7000만달러) 등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분야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기업들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정부가 대응책 모색에 나선다. ‘철저히 국익 관점에서 대응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에 따라 적시에, 적절한 수위로 맞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마련해두고자 물밑에서 작업 중이다.  
 
핵심은 일본이 이번에 수출규제에 나선 3개 품목을 포함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ㆍ소재ㆍ장비 등의 국산화를 최단 시간 내 이룰 수 있도록 자립화를 집중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추가 제재가 가능한 품목들을 뽑아낸 뒤 가장 이른 시간 안에 자립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돕기로 했다.  
 
이미 기술을 확보한 품목은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도록 유동성을 지원하고, 상용화 단계에 있는 기술은 기업들과 협력해 실증 테스트에 들어간다. 아직 기술 개발 단계인 품목들은 연구ㆍ개발(R&D) 투자를 신속 지원한다. 정부는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의가 시작되면 연내 추진이 가능한 사업들을 반영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 편성에도 관련 사업 예산을 적극 반영키로 했다. 정부는 이달 중 개괄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일본을 대체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려면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자금을 투입해서 해결될 문제였다면 이전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인력이나 기술습득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과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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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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