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남편 무차별 폭행 못견뎌···베트남 아내는 몰래 영상 찍었다

베트남 출신 이주 여성이 두 살배기 아들이 보는 앞에서 한국인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남성은 아들이 '엄마'를 울부짖으며 발을 동동 구르는데도 주먹질과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여성은 남편의 폭행이 그치자 놀란 아들부터 끌어안았다.

경찰, 특수상해·아동학대 혐의 남편 체포
SNS서 '베트남 아내 폭행' 영상 퍼져 논란
아내 "남편이 소주병으로도 때렸다" 진술
"영상은 아들 가방에 휴대전화 꽂아 촬영"

 
전남 영암경찰서는 7일 "베트남 국적 아내 A씨(30)를 수차례 폭행해 상해를 입히고 아들에게 겁준 혐의(특수상해·아동학대)로 남편 B씨(36)를 6일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한 폭행이 상습적으로 이뤄진 정황이 있고, 보복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체포 이유를 설명했다. 
 
B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쯤 영암군 자신의 집(다세대주택)에서 베트남 출신 아내 A씨를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다. 이날 소주병으로도 A씨를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아들(2)에게 정서적 충격을 안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오전 8시 7분쯤 "A씨가 집에서 남편에게 맞았다"는 A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같은 베트남 출신인 A씨 지인은 경찰에서 "친구(A씨)가 남편에게 많이 맞았는데 한국말을 잘 못해서 내가 대신 신고했다"고 말했다. 남편 폭행으로 전치 4주의 중상을 입은 A씨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들도 A씨가 돌보고 있다. A씨 모자는 병원 치료가 끝나면 별도 쉼터로 옮길 예정이라고 경찰 측은 밝혔다.   
 
앞서 A씨가 폭행당하는 영상은 6일 오전 한 누리꾼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 누리꾼은 게시물에 베트남어로 "한국 남편과 베트남 부인의 모습. 한국 정말 미쳤다"고 적었다. 페이스북 측은 폭력성이 심해 영상을 삭제했지만, 누리꾼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영상을 퍼나르며 논란이 커졌다.

 
2분 33초 분량의 영상에는 어깨에 문신한 남성이 여성의 뺨을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담겼다. 여성이 머리를 감싼 채 거실 구석에 웅크려도 남성은 머리와 옆구리 등을 또다시 주먹으로 때렸다. 이 남성은 때리는 내내 'XX새끼야' 등 욕설을 퍼부으며 "음식 만들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여기 베트남 아니라고 했지?" "치킨 와, 치킨 먹으라고 했지?"라고 윽박질렀다.  
 
기저귀를 찬 남자아이가 여성 옆에서 "엄마, 엄마" 부르며 울음을 터뜨렸지만, 남성의 주먹질은 멈추지 않았다. 여성 곁을 지키던 아이도 급기야 남성의 폭력이 계속되자 놀라 저만치 달아났다. 남성의 무차별 폭행이 그치자 여성은 아이부터 품에 안고 엉덩이를 토닥이며 달랬다. 
 
해당 영상은 피해자 A씨 본인이 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서 "그 전에도 남편에게 계속 맞아 (사건 당일) 아들 가방을 치우는 척하면서 내 휴대전화를 가방에 꽂아 침대 맞은편에 세워뒀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을 페이스북에 맨 처음 올린 사람은 경찰에 신고한 A씨 지인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제일 친한 베트남 친구에게 먼저 해당 동영상과 피해 사실을 알렸고, 그 친구가 다시 베트남 지인(신고자)에게 알리자 그분이 (동영상을) 보고 '(폭력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 이런 건 신고해야 한다'며 경찰에 신고하고, 동영상도 올렸다"고 했다. 남편 B씨는 경찰에서 "아내를 때린 건 맞지만, 소주병으로 때리지는 않았다. 술에 취해 페트병으로 때린 건 기억 난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역과 신뢰 관계인이 동석한 상태에서 A씨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보충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오늘(7일) 밤 남편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했다.

 
영암=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