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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버린 딸 사망보험금, 친모 먹튀 막을 방법 없다

지난달 4일 오전 7시 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 65.5㎞ 부근에서 역주행 사고가 발생해 공주소방서 대원들과 경찰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공주소방서=뉴시스]

지난달 4일 오전 7시 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 65.5㎞ 부근에서 역주행 사고가 발생해 공주소방서 대원들과 경찰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공주소방서=뉴시스]

지난달 4일 예비신부 A씨(30)는 고속도로에서 조현병 환자가 몰던 역주행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그런데 A씨의 동생 B가 그 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30년간 왕래가 없던 A씨의 친모가 나타났다. 친모는 A씨가 한 살 때 친부와 이혼하고 떠났고, A씨는 고모와 고모부 손에 자랐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러곤 “(다시 나타난 친모가) 보험 회사를 돌아다니면서 사망보험금을 신청하고 다니고 있다”고 했다. 자녀가 없는 성인의 경우 사망하면 직접 키우지 않았더라도 친모 또는 친부가 상속권을 갖는다. B씨는 “자격 없는 친권(상속권)은 박탈해주세요”라고 썼다.
 
친모 또는 친부가 부양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상속권을 갖는 현행 민법 규정은 논란이 돼왔다. 민법은 살인과 같은 반인륜적 행위 등 극히 일부 예외적인 상황만 상속 결격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천안함 사건으로 사망한 군인의 친모가 28년 동안 연락이 없다가 국가보훈처의 군인 사망보상금을 수령한 사례나, 가정폭력으로 이혼소송을 진행하던 중에 아내가 사망하자 남편이 법정상속인이 된 사례가 있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처럼 불합리하다고 비판받아온 상속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법 개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음 주 중 이른바 ‘나쁜 부모 먹튀 방지법’(민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의무를 게을리하거나 유기, 학대 등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상속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3년 이상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를 상속 결격 사유에 포함했다. 박 의원은 A씨의 고모와 고모부처럼 피상속인을 부양한 사람 등은 상속 재산 중 일부를 특별기여분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도 법안에 담았다.

 
지난 3월엔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자’를 상속 결격 사유로 추가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법조계는 상속권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두 의원의 법안이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두 법안에서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나 ‘게을리한 경우’가 어느 정도인지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현재 법안은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거나 게을리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다. 때에 따라서는 부양 의무를 잘한 부모도 이 법을 계기로 ‘부양을 게을리했다’고 분쟁 걸 소지도 있다. 전문가 공청회 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부양 의무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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