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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택시, 공유주방만 있나? 공유농업도 있다

기자
김성주 사진 김성주
[더,오래]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50)
공유경제가 트렌드로 부상하는 가운데 반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카카오 카풀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아직 진행 중이다. 택시를 타면 기사 아저씨들이 공유택시에 관한 하소연을 토로한다. [연합뉴스TV 제공]

공유경제가 트렌드로 부상하는 가운데 반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카카오 카풀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아직 진행 중이다. 택시를 타면 기사 아저씨들이 공유택시에 관한 하소연을 토로한다. [연합뉴스TV 제공]

 
요즈음 택시를 탈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확실히 기사 아저씨들의 ‘공유경제’에 대한 불만이 늘었다. 그들은 돈 많은 자본가가 밑도 끝도 없이 4차 산업 혁명이니, 공유경제니 떠들면서 단순한 택시 영업으로 보이는 공유택시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우기며 자신들의 밥벌이를 뺏는다고 푸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택시는 저렴한 정도나 좋은 서비스의 선택지를 고르지 않는다. 택시는 빨리 오는 것을 타면 되는 단순한 대중교통인데, 왜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다. 신문을 보면 앞으로 공유경제가 트렌드라고 하니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째 그들만의 리그로만 보이는 것은 아쉽다.
 
공유경제는 협업 소비가 기본
공유경제란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 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라고 말한다. 쉽게 말해 ‘나눠쓰기’로서 자동차, 빈방, 책과 같은 활용도가 떨어지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해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 활동을 말한다.
 
공유택시는 손님이 없는 빈 택시의 활용도를 높이자는 것이고, 공유숙박은 빈방을 여러 손님과 나누어 쓰자는 것이다. 대여 서비스는 안 쓰는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이다. 새롭게 부각한 것이 공유주방이다. 공유주방은 주방이 필요하지만 주방을 갖추기 어려운 음식 사업자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다. 도시락 사업자에게 유용한 서비스라고 하는데, 주방까지 나눠 쓴다니 놀랍다.
 
무언가를 공유하는 건 요즘 뜨는 공유 서비스들이 처음은 아니다. 옛날에는 아나바다 운동으로 물건을 나누어 쓰곤 했다. 사진은 부산 YMCA 회관에서 시민들이 기증한 재활용품을 판매해 불우이웃을 돕는 행사인 '2009 아나바다 장터'가 열린 모습. [중앙포토]

무언가를 공유하는 건 요즘 뜨는 공유 서비스들이 처음은 아니다. 옛날에는 아나바다 운동으로 물건을 나누어 쓰곤 했다. 사진은 부산 YMCA 회관에서 시민들이 기증한 재활용품을 판매해 불우이웃을 돕는 행사인 '2009 아나바다 장터'가 열린 모습. [중앙포토]

 
그러나 마냥 생소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공유 서비스를 이미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아나바다’ 운동을 통해 집 안의 유휴물품을 이웃과 나누고 있었고, 카풀을 통해 출퇴근을 함께하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점차 사라져 지금은 보이지 않은 비디오 대여점이나 만화 대여점은 대여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그때는 무료이거나 무료에 가까운 서비스였다면 지금은 완전히 유료화된 비즈니스 형태라는 것이 다르다.
 
농업에서도 공유 개념이 있다. 농촌에 있는 자원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유해 함께 가꿔 더 나은 가치를 만들고 지역 사회의 행복을 증진하자는 개념이다. 과거에 텃밭을 도시민에게 저렴하게 임대해 농사짓게 하는 주말농장이 있었다. 그리고 농촌의 일손을 돕던 농촌 봉사 활동, 도시에서 열리는 직거래 장터, 농장에서 도시민을 초청해서 열리는 팜파티와 같은 프로그램이 발전해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띤 것이 공유농업이다.
 
경기도에서 시작됐다. 공유농업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 농가에게 인력과 플랫폼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적정 생산, 맞춤 소비, 공정 가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자는 잉여부지, 시설, 경과, 농사 지식 등 자신이 가진 자원을 공유한다. ‘활동가’는 소비자의 요구와 생산자의 필요를 접목해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든다. 소비자는 투자와 소비를 통해 공동체에 참여하는 구조다.
 
여기서 기존의 농촌 프로젝트와 다른 것은 ‘활동가’ 개념을 도입한 점이다. 활동가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이어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며 공유 농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간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 방식의 소통으로 마찰과 오해가 생기곤 했다. 이를 활동가가 중간에서 합리적이면서 부드럽게 해결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받는다.
 
나도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 주는 역할을 십여년간 해 왔는데 서로의 오해가 커 중간에서 애를 먹은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팜메이트’와 서울시의 ‘도시농업’ 등이 공유 농업 육성 차원에서 추진되는 프로젝트다.
 
생산자와 소비자 잇는 ‘활동가’ 역할 중요
공유농업의 전신 격으로 팜파티가 있다. 팜파티는 농장에서 도시 주민을 초대해 농촌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행사였다. 사진은 실제 도시민이 팜파티를 즐기는 모습. 직접 채취한 산나물로 만든 뷔페(위)와 한 가족이 시골 농장에서 생산자와 함께 수확한 농작물로 요리를 해먹으며 캠핑을 하는 모습(아래)이다. [중앙포토]

공유농업의 전신 격으로 팜파티가 있다. 팜파티는 농장에서 도시 주민을 초대해 농촌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행사였다. 사진은 실제 도시민이 팜파티를 즐기는 모습. 직접 채취한 산나물로 만든 뷔페(위)와 한 가족이 시골 농장에서 생산자와 함께 수확한 농작물로 요리를 해먹으며 캠핑을 하는 모습(아래)이다. [중앙포토]

 
좀 더 깊게 알아보자면 CSA(Community-Shared Agriculture)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CSA는 지역사회공유농업을 뜻한다. 미국에서 시작한 이 운동은 시민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농장을 지원하고 농사에도 직접 참여한다. 농장은 생산한 농산물을 적정 가격으로 시민에게 다시 분배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시민의 자발적인 노동력과 자본이 농장에 투입되고, 시민의 투자가 안정된 농업 경영으로 이어지는 상생 모델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모델은 소수의 뜻있는 개인 농장주가 시도해 협동농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협동조합에서는 건강한 먹거리를 얻겠다는 취지에서 생산 단계에서부터 소비자 조합원이 관여해 안정된 납품을 보장한다. 농장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소비자는 좋은 식재료를 얻는 시스템이다.
 
또한 식품의 적정한 생산 비용과 유통 비용을 유도하는 로컬 푸드는 공유농업에 있어 중요한 개념이다. 로컬푸드는 대략 100km 이내의 식재료를 사 먹는 것이 경제적, 환경적으로 유용하다고 본다. 이는 지역의 농업을 재생하고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미 대자본의 유통 시스템이 전국을 하루 배송 구조로 몰아넣었다. 이는 생산 비용보다 유통에 들어가는 유류대, 인건비가 더 높은 상황을 만들어 농산물 가격 하락을 부르고 있다. 다시 말해 빠르고 효율적인 전국적인 유통망은 대기업의 배만 불리고 농장과 배송업체의 이윤을 감소시켜 피해가 심각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의 농산물을 지역 주민이 온전히 소비하는 로컬 푸드 시스템과 지역 주민과 농민이 농산물 생산과 소비에 참여하는 공유농업 시스템이 대안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염려하는 것은 공유농업이 다른 공유 경제 시스템처럼 이름만 그럴싸한 제도로 남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공유라는 말은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고 동의해야 상생이 가능한 것이다.
 
CSA 운동에 참여하는 미국의 록스버리 농장 홈페이지(위), 경기도가 만든 공유농업 플랫폼인 팜메이트 홈페이지(아래). 두 곳 모두 판매 중인 상품 및 진행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구매·참여할 수 있다. [사진 팜메이트·록스버리 농장 홈페이지]

CSA 운동에 참여하는 미국의 록스버리 농장 홈페이지(위), 경기도가 만든 공유농업 플랫폼인 팜메이트 홈페이지(아래). 두 곳 모두 판매 중인 상품 및 진행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구매·참여할 수 있다. [사진 팜메이트·록스버리 농장 홈페이지]

 
공유택시에서 택시 기사가 소외되고 소비자의 이익이 논의되지 않으니 논란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택시를 전화로 예약하는 콜택시는 아날로그이고 앱으로 예약하는 것이 공유택시라고 누가 정의한 것인가. 그저 앱 운영 회사의 이익이 우선이니 모두 동의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공유농업도 농어민과 소비자가 모두 공유하고 만족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공유농업의 성공을 위해 활동가든 플랫폼이든 뭐든지 투입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본질은 외면하고 활동가나 플랫폼과 같은 주변만 이익을 얻는 본말전도의 상황은 지양해야 한다.
 
경기도는 공유농업에 ‘팜메이트’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공유농업의 확산을 위한 제도적 지원과 활동가 양성에 나서면서 공동 경작, 음식·다이닝, 농촌 체험, 문화·예술, 휴식·힐링의 카테고리로 공유농업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크라우드 펀딩 방법으로 고객을 모으고 농가를 돕고 있다.
 
팜메이트의 운영사인 메이트크라우드의 김용현 대표는 공유농업은 귀농·귀촌자에게 매우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도시민이 먹거리에 대한 불신을 말로만 할 게 아니라 농업에 직접 참여하고 결과를 공유할 것을 권한다. 그래야 안전한 먹거리가 만들어지고 농촌과 도시가 함께 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도시에서 성장한 청년이다. 공유농업은 아직 젊다. 앞으로 기대가 큰 만큼 좋은 과실을 따 먹을 수 있는 나무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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